(미국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지금 내가 갈 수 있는 학교는 어디인가?'하는 건데 여기에 대한 답변이 없었던 것 같아 글을 쓴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 따라 추가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적으려고 한다. 일단,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하자. 하나는 단순히 어드미션을 잘 받을 수 있는가. 또 하나는 미국 박사과정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가.
# 우선 미국 학부 출신이라면 답은 간단하다. testmagic forum에 다양한 입학 사례도 나오고 스스로 본인의 학부와 학점 등을 적으면 사람들이 답글도 잘 달아준다. 또한 이 곳은 나중에 여러 곳의 학교에 어드미션을 받는 경우 A와 B 중 어느 곳이 낫느냐는 질문도 엄청나게 달리고 댓글도 꽤 좋은 글이 달리니 참고해 두기 바란다.
http://www.urch.com/forums/phd-economics/
# 국내 학부 출신인 경우, 제일 쉽고 정확한 방법은 지금 본인이 있는 학부 및 대학원에, 유학을 준비하는 선배들 중, 자신과 스펙이 비슷한 사람이 어떻게 유학을 나가는지 보는 것이다. 스펙은 다른 종합적인 측면도 있지만, 간단하게 학점만 기준으로 해도 어느 정도 먹히며, 여기에 수학 과목 수강과 지도교수님 정도가 플러스/마이너스로 영향을 미친다. 본인이 학부만 마치고 바로 유학을 준비하려면 학부 마치고 유학을 준비하는 선배들(물론 나는 대부분의 경우 학부만 마치고 유학 가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지만), 대학원 석사를 마친다면 석사 마치고 유학 나가는 선배들을 참고하면 된다. 한국은행 등 직장에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 본인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선배의 유학 결과가 제일 도움이 된다.
# 만약 주위에 아는 선배가 없다면 적당히 교수님께 물어봐도 좋고... 근데 본인의 학부/대학원에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아주 소수거나, 없다면, 그곳에서 유학을 준비할 경우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칠 수 있다. 우선 본인의 어드미션이 얼마나 나올지 예상하기 힘들고, 주위에 함께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이 없다면 유학 준비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가기 힘들다. 그리고 다수의 사람들 중에서 본인의 위치를 모르므로 유학을 나간 후에도 미국 박사과정에서 코스웍에 본인이 얼마나 단련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반면 여러 교수님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유학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이런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high-risk, high-return으로, 이런 경우 위에 언급한 문제점을 고려하면서 유학을 준비해야 한다.
# 지금 본인이 있는 학부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것이 불안하다면,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은 학부편입, 국외 경제학 또는 통계학 석사, 국내 경제학 석사가 있다. 편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국내 학부 편입보다는 미국 학부로 편입하는 것이 더 쉬워 보인다. 미국 학부로 편입하면 그 다음부터는 미국 학교에서 미국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그곳에 맞게 유학을 준비하면 된다. 적절히 수학 과목을 듣고, 교수님과 인사하며 리서치 경험도 쌓고, 각종 국제 기구 또는 각 지역 Fed. 연방 은행에서 RA를 더 할 수도 있다.
# 국외 통계학 석사의 경우, 국내의 TOP3 학부 출신이 아니더라도 미국 탑수준의 학교로 진학하는 경우가 꽤 있다. 경제학 석사의 경우도 미시간, NYU, 위스콘신, 듀크(?), 밴더빌트 등등이 있고 당연히 박사보다는 합격하기가 수월하다. 이곳에서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학점을 받고 또 교수님께 인정을 받으면서 유학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교수님께 인정받는 것만 확실하면 탑스쿨도 어렵지 않게 넘볼 수 있다. 리서치 아이디어로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한국인이 강한 편인, 계량경제학 혹은 이론 쪽으로 잘 준비해서 시험에서 1등하는 것도 좋은 방법. 물론 어느 정도 영어가 되어야 잘 적응할 수 있으며 석사의 경우 많은 경우 학비와 생활비를 자비로 준비해야 하므로 재정적 여유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애초에 유학을 준비할 때 그곳에서 경제학 박사 유학을 많이 나가는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어짜피 미국 베이스로 유학을 생각하는 것이기에 위에 링크한 testmagic 쪽에서 정보를 충분히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석사과정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므로, 코스웍을 거치면서도 항상 유학준비에 역점을 두고, 단순히 코스웍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략과목 한 과목에 올인하여 확실하게 인정받거나 교수님과 별도의 컨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국내 경제학 석사의 경우는 지금 본인이 있는 곳보다 더 나은 대학의 석사/박사 과정으로 옮겨가서 그 곳의 교수님들의 추천서를 바탕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금 있는 학교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하는 선택인 만큼, 옮겨가고 싶은 학교에서 얼마나 유학을 나가고 있는지는 반드시 본인이 미리 체크해야 한다. 옮긴 다음에는 그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데, 보통의 경우 대학원 전필과목을 첫 학기에 듣게 되므로 이 수업에 대한 준비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교수님과 컨택을 시작한다. 교수님에 따라서 다른 학교 출신의 학생에게 대하는 태도가 다르기도 하므로, 첫 학기는 대학원 전필과목에 총력을 다함과 동시에 주위 동기들과 친구들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얻을 필요도 있다.
# 위 내용은 경제학과가 아닌 다른 학부 출신의 사람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 각자 본인의 주특기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겠지만, 해외 석사가 국내 석사에 비해 높은 비용이 들지만 탑스쿨 가능성은 조금이나마 높여준다. 그에 비해 국내 석사는 안정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학교 입학 가능성을 높여 준다. 학부에서 바로 유학을 가는 것은 입학 준비는 가능할지언정 퀄 준비와 리서치 준비가 부족할 수 있으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 물론 유학을 준비하는 디테일보다는, 왜 유학을 나가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선행되어야 하겠다. 유학 결심에 대해 요약한 글을 끝으로 다시 한 번 링크한다.
http://econphd.tistory.com/173
# 수정 및 보강 : 결국은 본인이 학부를 나온 동 대학원에서 유학을 가려면 그곳 교수님들께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따라서 학점을 포함한 스펙이 중요하다. 반면 그곳의 스펙이 좋지 않을수록 아예 대학원에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준비하는 게 더 낫다. 따라서 자대 대학원 VS 타대 대학원 비교할 때 스펙이 나쁠수록 타대 대학원을 고려하는 게 더 좋다. 그리고 경영대 박사의 경우 국내에서 준비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위에 언급한 통계석사를 거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최근에 듀크 경제석사에서 MIT 박사 어드미션을 뚫은 사례도 있었다. 국내 대학원 석사의 경우 주위에 유학을 나가는 사람들이 많고 교수님들도 경험이 많으므로, 안정적으로 어드미션을 받을 수 있다. 탑스쿨은 쉽지 않더라도. 일단 추천서에서 엣지를 얻기 위해 아직 학부 저학년이라면 교환학생을 염두에 두고 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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