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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준비 Essential

유학 준비 3단계과 지원 시기 (2013 update)


(모 학교에 들어선 새로운 건물)


# 이전에 썼던 유학 지원 시기에 대한 글을 보강해서 다시 올린다. 유학 결심이 선 당신을 위해, 유학 준비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리고 지원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글. 예전에 쓴 유학 지원 시기 관련 글은 아래 링크 참조.


http://econphd.tistory.com/13


# 박사 유학의 경우 단순히 어드미션만 잘 받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마치 회사에 들어갈 때 입사 준비와 회사 안에서의 적응은 다른 문제이고, 또 학교에서 배운 것이 회사에서 필요하기도 하지만 일치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유학 준비도 마찬가지여서, 유학 준비를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어드미션 준비 => 코스웍 준비 => 리서치 준비


# 박사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가 리서치임에도 불구하고, 코스웍의 성격은 리서치 단계와 많이 달라서 시험은 통과해야 하며, 동시에 리서치 실력을 입학준비 과정에서 잘 드러내기도 쉽지 않으므로, 어드미션 준비도 잘 해야 한다. 세 가지 모두 어느 정도 준비를 해야, 좋은 곳에 들어가서 퀄 시험을 잘 보고 탈없이 박사논문을 마무리할 수 있다. 박사과정 준비의 다양한 세부 항목도 이 3단계를 고려하면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학 수업을 듣는 것도 본인의 실력을 위한 수강과 어드미션을 잘 받기 위한 수강이 분명히 다르다. 본인의 실력을 위한 수강이면 청강이나 자습을 해도 충분하며, 본인의 관심분야가 아무리 수학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더라도 코스웍을 위해서 최소한의 수학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언제 유학 지원을 할 것인가? 에 대한 답도 결국 이 단계들을 를 고려해야 한다. 본인이 '어드미션'을 잘 받기 위한 준비가 충분한가. 그리고 본인이 미국에서 코스웍을 큰 위험 없이 통과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논문을 쓸 준비가 잘 되어 있는가. 셋 모두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입학준비가 안 되어서 유학 재수를 해야 할 수도 있고, 어드미션 준비를 잘 한 사람이 좋은 학교 가서 퀄 통과한 다음에 논문 준비에서 갑자기 고생을 할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필자의 경우가 그렇다.)


# 어드미션 준비의 경우 각종 영어 '시험'과 학부 성적이 일단 필요할 것이고, 교수님께 추천서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그 외에 제반 사항이 준비되어야 일단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학부 성적이 좋지 않거나, 혹은 본인이 졸업한 학부와 다른 학교의 대학원으로 왔다면 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으면서 유학을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에는 석사 과정에서 추천서, 논문 등등을 덧붙여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석사과정을 충실히 거치면서 본인이 갈 수 있는 학교는 더 올려 잡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이 향후 코스웍 준비와 리서치 준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어드미션 준비 전반에 대한 내용은 이 블로그 유학준비 essential 파트에 상당히 잘 정리해 두었으니, 읽어보기 바란다.


# 코스웍 준비의 경우 한국에서 대학원 석사 전필과목을 우수하게 마치면 충분하다. 국내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 학교는 학부에서부터 시험을 많이 보므로 코스웍 형태의 시험에 유리하다. 국내 학생들은 계량이론 쪽으로 상당히 준비가 된 사람들과 함께 경쟁하므로 수학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 학생 중 그런 사람은 별로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한국에서 주위 친구들보다 계량이 부족한 것 같다고 걱정한 학생이 미국 2nd-tier 학교에서 주위 동기들 사이에 계량 짱으로 알려진 케이스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 대학원 석사 전필과목들은 정말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라면 다 듣고 나가자.


# 수학 과목 수강이 부족하다면 코스웍에 대해 좀 걱정이 되겠지만, 보통 내 주변에서는 전필거시과목 성적을 잘 받으면 수학 수강이 부족해도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 미국 몇몇 학교에서 수학 과목이 전필인 경우는 있지만 수학 과목이 퀄에 포함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정말 걱정되는 상황에서 어드미션 지원을 해야 한다면, 코스웍에서 학생을 많이 탈락시키지 않는 학교들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 최소한 유학 지원접수 결과 여러 곳에서 합격한다면 이 조건을 반드시 체크하자. 랭킹이 낮은 학교일수록 오히려 전반적으로 코스웍 탈락률은 높아지며, 랭킹이 낮다고 해도 동기 학생들의 수학/이론 실력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고, 무조건 코스웍 준비는 충분히 해야 한다. 요즘엔 미국 학부생들도 본교의 경제학 대학원 수업 수강이 가능하니, 어느 정도 맛을 보고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 리서치 준비는 필자도 지금 헤매고 있어서 뭐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충분히 해 보고 가는 것이 좋다. 리서치 준비 수준에 있어서 리서치를 직접 기획하고 자기 아이디어가 있다면 고수, 교수님의 프로젝트나 연구를 도운 경험이 있어서 실증분석 혹은 시뮬레이션을 프로그램으로 돌릴 줄 알고 리서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이해한다면 중수, 논문 읽는 데 흥미를 붙여 재미있다면 그건 아직 하수다. 논문을 어떻게 쓸 수 있냐가 중요하므로 논문 읽는 정도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교과서 공부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그건 말할 필요도 없고. 중간 정도 실력은 만들어 두고 일해 본 분야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 단순히 수학을 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리서치 능력을 대신할 수 없다. 수학/통계학을 복수전공 수준으로 했고 듣는 과목마다 에이플을 받고 있다고 해도, 가능하면 '경제학'논문의 기본을 잡아 보는 게 좋다. 이 경우 이론적 증명을 마치고 논문의 기본적인 구조라도 한번 짜 보자. 그리고, 유학 지원할 때 이론경제학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이론경제학으로 박사 졸업하기 힘든 곳이 종종 있어서, 그런 곳에 가면 코스웍 일등하고 갈곳이 없는 본인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만약 학부에서부터 다양한 주제로 연구하고 논문 쓰는 것을 좋아했고 논문상 수상 경력이 있다면 그걸 무기로 다른 부분의 준비는 최소한만 하면서 유학 지원를 빠르게 할 수 있다.


# 이 리서치 준비에서 영어 시험성적이 아닌, 영어 실력이 아주 중요하다. 경제학 주제로 디스커션이 어느 정도 가능해야 한다. 그러므로 본인의 영어 실력도 유학 지원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 영어 실력이 원어민 수준(미국 거주경력 최소 3년 이상...?)이면 유학을 빨리 나가도 외국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리서치 실력도 빠르게 기를 수 있으므로, 어드미션 준비와 코스웍 준비가 최소한만 되어 있어도 바로 나갈 준비를 해도 된다. 반면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면 무조건 리서치 해 보고 가야 한다. 미국 나와서 삽질하는 기간이 마냥 늘어질 수가 있다.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외국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걸어올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으므로 더 주의해야 하고, 성격이 외향적이지 않다면 더더욱 그렇다. 논문 다 써보고 나가는 것이 결코 시간낭비는 아닐 것이다.


# 다만 전에도 언급했듯이 탑스쿨 어드미션으로 가면 노력의 정도보다는 운이 잘 따라 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개인적인 생각에는 유학 지원 시기를 늦춘다고 해서 탑스쿨 어드미션 가능성이 별로 올라가는 것 같지는 않다. 단, 뛰어난 동료들이 몰려 있다면, 특히 같은 지도교수님 밑에 있다면 그걸 피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재단 장학금을 한번 더 노려서 성공한다면 금상첨화. 탑스쿨 어드미션에 대해서는 아래 글 참조. 


http://econphd.tistory.com/136


# 여기에 연애와 결혼 문제 정도가 추가될텐데, 연인이 함께 유학 지원을 해야 할 수도 있고 결혼을 너무 미루기 힘들어서일 수도 있다. 그건 예전에 내가 쓴 글을 아래에 링크한다. 


http://econphd.tistory.com/163



# 유학 지원 시기는 늦어도 유학을 지원하는 그 해 3월에는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아직 듣지 못한 과목을 들으면서 성적표 관리를 마감하고 6-8개월간 영어 시험과 여러 시험을 정리할 수 있으며, 교수님과 컨택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추천서를 확보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영어 원어민 실력자나 논문 경력자이거나, 무슨 일이 있어도 4년 졸업 직후 유학지원을 하고 싶다면, 학부 3년차가 끝나면 4년차 1학기에 어드미션 준비와 함께, 코스웍 준비를 위해 대학원 석사전필 한두개와 해석개론을 포함한 수학과목 수강까지 끝내는 것이 좋다. 출국 직전 내년 봄학기에 수업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 결론적으로 나는 학부 마치고 바로 유학 나오는 것을 권하지 않으며, 석사도 전필과목을 다 마치고 리서치 하나를 충분히 해 보고 나오길 권한다. 사실 지인 중에서는 학부 마치고 바로 유학 나와서 승승장구한 사람도 물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좀 더 천천히 유학을 나왔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싶은 사람이 더 많다. 인생을 걸고 도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바로 위에 언급한 본인의 다양한 사정과 주변 분위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준비해야 한다 해도, 너무 근시안적으로 유학 준비를 하지 말고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하면서 준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