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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준비 Essential

성적표 관리와 유학 지원 시기

일단 어느 시점이 되었던 유학을 결심하였다면, 제일 먼저 시작할 일은 성적표 관리이다. 학점이 낮아도 좋은 곳으로 유학에 성공하는 사례도 많지만, 그것은 추천서 혹은 본인의 논문, 그리고 나머지 모든 요건들이 완벽할 때의 이야기이고, 우선 올릴 수 있는 만큼 학점을 올려야 한다. 각 학교마다 학생을 선별하는 시스템은 다양한데 TOP 스쿨일수록 학점과 같은 수치 기준에 따라 1차 스크리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즉 학점이 너무 낮으면 1차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1학년 때부터 유학을 고려했다면 그때부터 학점 관리를 하면 되지만 3학년 이상부터 고려하기 시작했고 이미 1-2학년 성적이 좋지 않다면 적절한 재수강과 노력을 통하여 학점을 올릴 것을 권한다. 주위를 보면 8학기 졸업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9학기 졸업은 일반적이며, 예외적으로 10학기 졸업하는 경우도 (학점이 워낙 낮은 경우 평균평점 더 올리기 위해서) 조금 있었다. 간혹 미국 학교에 따라서 재수강 흔적이 있는 학생을 뽑지 않는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학부 미시경제를 4학년에 들은 경우) 내 주변의 사례를 볼 때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았으니, 어느 정도 재수강이 필요하다.
 
여기서 총 학기 수는 등록한 학기 수가 아니라 군대를 제외한 사유로 인한 휴학을 포함한 학기 수이며, 질병 등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아니면 휴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부득이하게 휴학한 경우 나중에 지원서에 이 학기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휴학했음을 명시해야 한다. 아무튼 휴학 흔적은 이 학생이 학문 연구에 충실하게 노력했는가 하는 점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군대는 예외다.)

여기서 그저 학점 올리기 좋은 과목으로 수업을 들으면 또 안 된다. 전공과목에 상당한 배분을 해야 하며 수학이나 통계학 과목도 상당히 들어야 한다. 경제학 중심으로 수학/통계학 베이스에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른 학과 전공도 더 들을 수 있으며 (금융 > 경영대, 정책 > 사회학과-행정학과, 정치경제 > 정치학과 등) 다만 타과 전공을 너무 중구난방으로 들으면 그것도 경제학 연구 의지에 대해 의심을 받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경제학부 대학원 과목을 학부 때 들을 자신이 있으면 들어보는 것도 플러스가 된다.

구체적으로 학점 어느 정도를 목표로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학점은 높을수록 좋다. 전체 수석에 가까울 수록 자신에게 가능한 선택의 여지가 계속 넓어진다. 다만 학점 평균평점을 두고 한 학기 학부를 더 다닐지 아닐지 고민이라면, 최우등 졸업을 기준으로 한 학기 더 다녀서 최우등 졸업을 만들 수 있다면 한 학기를 더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절대적인 가이드라인은 아니다.

그 다음은 유학 지원 시기인데, 학점이 높을 수록 다른 조건(교수님과의 컨택, 영어 성적 등)이 준비되었다면 빨리 유학을 지원할 수 있다. 반대로 학점이 좀 낮을 수록 대학원 성적을 잘 받고 교수님과 인간관계를 더욱 쌓아야 하므로 유학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7학기 조기졸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3학년 2학기 끝날 무렵 박사 과정 유학을 지원하여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졸업과 함께 바로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할 수가 있다. 이건 정말 극단적으로 서두른 경우이고, 보통 제일 일반적인 경우는 8학기 졸업 후 대학원 한 학기를 하고 대학원 1학년 2학기에 박사 과정을 지원하여 대학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출국 또는 9학기 졸업 후 대학원 2학기를 마치고 출국하는 경우이다. 만약 본인이 학점이 좀 낮거나 기타 유학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면, 1년 늦게 지원하면서 석사학위를 받으면서 출국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 본인의 라이팅 샘플 혹은 논문을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하면서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만회할 수 있다.

나중에 또 언급하겠지만 박사 과정 지원 준비하는 10~12월 기간은 아주 바쁘지만 그렇다고 해서 휴학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지도교수님과의 관계도 그렇고, 학교에 자주 찾아가면서 뵙는 것이 좋고, 또 많은 학교에서 박사 지원할 때 지금 이번 학기에 무슨 수업을 듣고 있는지 또는 내년 3월 출국 직전에 어떤 수업을 들을 것인지 물어보는데 휴학 중이라면 여기에 쓸 말이 없어져서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다. 지도교수님 논문연구와 같은 부담없는 과목으로 한두개 정도 수강하면서 적어도 서류상 문제없도록 만들어 두자.

하지만 이것은 유학 지원 시기에 있어 좋은 어드미션 결과만을 고려한 이야기이며, 현지 적응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변수가 생긴다. 일찍 나가면 그만큼 일찍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학위로 빨리 받을 것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그곳에서 적응하기가 어렵다. 특히 언어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텐데, 한국에서 대학원 1학년 이상을 마치면 미국에서 비슷한 내용을 또 배우기 때문에 부족한 언어 실력을 사전 지식으로 커버할 수가 있어 적응이 수월해 진다. 미국의 여러 학교에서 퀄 시험이 있어 탈락할 걱정도 된다면 더욱 그러하다.

반면 한국에서 배우는 내용을 미국에서 또 배우면 시간 낭비라는 의견도 있고, 한국에서 전공필수 과목만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구를 해 보고 논문을 써 볼 시간을 가지면서 충분히 활용한다면 늦게 나가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이것은 사람마다 의견이 다양하게 갈리는 문제이므로, 현실적으로는 결국 지도교수님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제일 나을 수도 있겠다.

성적표 관리에 있어 제일 중요하고 또 많은 질문과 의견이 오가는, 수학 과목 수강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다.

@ 추가: 유학 지원 시기에 있어서는 본인의 영어 실력을 제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배우는 내용을 미국에서 또 배우면 시간 낭비라는 의견은 전적으로 영어 실력이 출중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이면 한국에서 학사과정만 마치고 유학을 빨리 나와도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없으나, 영어 실력이 그 정도가 아니라면 한국에서 수학도 더 공부하고, 준비도 잘 하고, 본인의 모티베이션도 세우고 차근차근 유학을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

@ 추가2: 현실적으로는, 지금 함께 유학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도 중요할 것이다. 만약 올해 현재 유학을 나가려는 사람들이 같은 학교에 많으면 (특히 내가 추천서를 받을 교수님 슬하에 함께 준비하는 사람이 많으면) 미루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고, 반면 내년에 똑똑한 후배들이 많이 유학을 나가게 될 예정이라면 올해 유학을 서둘러 나가는 것이 좋다.

@ 추가3: 2학년을 마치고 나서 지금 느끼는 것은, 역시 유학을 천천히 나오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특히 1학년 대학원 전필과목 외에, 본인의 관심 분야를 하나 만들고 나오는 것이 좋다. 즉 한국에서 대학원 필드 과목도 두 세 개 들어 보고, 가능하면 교수님 밑에서 일도 좀 해 보고 나오는 것이다. 본인의 관심 분야는 유학 나오면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유학 나와서 본인에게 딱 맞는다는 느낌이 오는 필드를 찾지 못한 경우, 한국에서 미리 충분히 수업을 듣고 준비해 본 필드가 있다면 그냥 유학 나와서도 그걸 전공하면 되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다. 졸업을 빨리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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