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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각종 공연 후기+@

Incubus 공연후기


# 이번에 다녀온 공연은 linkin’park incubus 합동 공연이었다. ‘Honda Civic tour’ 최근 몇년간 여름 이루어진 대형 공연 프로젝트인데 올해는 Linkin’park incubus. 정말 소식을 듣는 순간 허걱 했었던... 참고로 작년에는 my chemical romance blink-182, 중견 펑크 밴드와 전성기의 이모 밴드의 역시 어느 정도 공통되는 경향이 있는 두 밴드의 합동 공연이 추진되었었다. Linkin'park와 Incubus 두 밴드는 빌보드 2000~2009년 10년 결산에서 최고의 얼터너티브 락 아티스트 각각 1위와 2위였고 음악 스타일도 어느 정도 상통한다. 그리고 둘 모두 작년에 한 달 간격으로 한국 공연을 하기도 했다. 



(Wish you were here, 2001년)


# Linkin Park incubus 1999, 세기말 korn, limp bizkit 한창 메탈과 힙합이 결합된 음악이 유행하던 시절, 거의 동시에 본격적으로 오버그라운드로 데뷔했다. 밴드 정식 멤버에 Dj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미 메탈 씬에서는 상당히 주목받고 있었던 incubus 1999년 make yourself를 시작으로 2006년까지 네 장의 앨범을 공개하면서 모두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그들의 사실상의 오버그라운드 데뷔곡은 'Pardon me'이고 당시 비슷한 장르의 밴드들이 많았음에도 크게 인기를 모았으며, 상업적으로 제일 성공한 곡은 역시 Make yourself 앨범에 수록된 'Drive'이다. 그 외에도 'Wish you were here', 'Megalomaniac', 'Love hurts' 등이 인기를 모았다.



(Incubus - Dig, 2006년)

 

# 그들의 음악은 처음에는 메탈로 출발했지만 점차 얼터너티브 혹은 모던락에 가깝게 변화해 왔으며, 보컬이나 음악 분위기에서 funk 색채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들의 히트곡들은 헤비한 타이틀곡 (pardon me > wish you were here > megalomaniac > anna molly)들과 멜로디컬한 느린 락 발라드 넘버들 (Drive > Warning > Dig > Love hurts)로 크게 나뉜다. (개인적으로는 두 쪽 모두 아주 좋아함) 하지만 앨범 수록곡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실험적인 곡들도 다양하다는 것을 있다. 또한 그들은 노랫말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는 밴드이기도 하다. 특히 락 발라드 넘버들의 노랫말은 하나하나가 예술. 소설이나 고전에 나오는 경구를 여러 번 인용하기도 했다.



# 이번 공연은 교외에서 열렸다. 사진에서 보는 것이 공연장.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주차장은 따로 구획이 없는 넓은 평지여서 주차요원들이 차들이 하나하나 정해진 곳에 주차하도록 유도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Zipcar 기름이 떨어지는 바람에 예상된 시간보다 조금 늦었더니 이미 공연장 밖으로 Nice to know you 흘러나오고 있었다. 서둘러서 공연장 안으로 달려갔다. 그 다음 곡은 Make yourself 앨범에 수록된 The Warmth, 그리고 2004년 앨범 타이틀곡인 Megalomaniac으로 이어졌다. 타이틀곡 라인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내가 별로 관심이 없던 노래였는데, 이번에 공연 예습을 하면서 많이 듣고, 또 좋아하게 된, 위선적인 정치가를 비난하는 노래이다.



# 다음 노래는 If now now, when? 2011년 그들이 5년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 제목과 같은 노래 제목이다. 유명한 유대 교 경구인 'If I am not for myself, who will be? And when I am for myself, what am 'I'? And if not now, When?'에서 따왔으며 노래의 가사나 분위기도 이 경구의 느낌과 거의 비슷하다. 작년 그들의 앨범을 다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곡들 중 제일 귀에 잘 들어오는 노래다. Hallelujah everyday를 외치는 순간 터지는 조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위의 사진도 딱 그 순간 찍은 사진.



# 다음 곡들로 싱글커트되지 않은... 즉 히트곡이 아닌 곡들이 주로 이어졌다. 한국을 다녀갔던 작년부터 Incubus 는 공연에서 그들의 히트곡이 아니었던 곡들을 많이 부르고, 몇몇 히트곡들은 부르지 않고 있다. 새로운 곡을 발견하는 기쁨도 좋지만, 지나치게 히트곡들을 적게 부르는 것은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한두곡 부르지 않는 거야 이해할 수 있지만... (참고로 Coldplay는 그들의 곡 Speed of Sound를 싫어해서, 한동안 부르지 않다가 이번 투어에서는 새롭게 편곡해서 부르고 있다. 하긴, 한국에선 브로콜리 너마저가 앵콜요청금지 안 부르기도 했었지.)  한국 공연 때도 몇몇 곡이 없었는데 이번 공연은 사실 더했다. 'Stellar', 'Love Hurts', 'Warning'등은 그동안 많이 빠져서 뭐 그러려니 했지만 setlist에서 'Wish you were here'도 없다는 걸 발견했을 때는 실망이 말이 아니었다. 약간 (적어도 내게는) 분위기가 처졌지만, 중간에 터진 Anna Molly만은 아주 좋았다.




# 갑자기 무대가 바뀌더니 피아노, 여기에 촛불과 와인 등장... 보컬인 브랜든 보이드가 잠시 이야기를 하더니 와인잔에 와인을 붓고 멤버들과 마셨다. 피아노 위에 놓인 촛불이 돋보이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그리고 부른 노래는 역시 이번 앨범 수록곡인 Promises, Promises. 한동안 이어진 강렬한 분위기가 잠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Incubus는 이번 앨범 If now now, when? 에서 Adolescent, Promises, Promises, If not now, when? 등의 곡을 발표했는데, 최소한 상업적으로는 이번 앨범은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져 나온 그들의 최고 히트곡인 Drive 까지 조금은 부드러운 분위기의 공연이 되었다.


(Pardon me, 1999년)


#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린 곡은 그들의 오버그라운드 데뷔곡인 Pardon me. Linkin'park 에게 One step closer 가 차지하는 의미만큼 Pardon me도 Incubus 커리어에 중요한 곡이자 밴드를 상징하는 곡이다. 메탈-funk-힙합, 디제잉이 잘 버무러져 있고 보컬도 랩과 샤우팅을 오가면서 그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곡이 당시 트렌드에 맞는 차원에서 잘 뽑아진 곡이었다면, 후속곡인 Stellar와 Drive는 그들의 음악이 얼터너티브, 혹은 팝에서도 훨씬 환영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공연의 마무리는 Sick sad little world. 그리고 Aqueous transmission. 두 곡 모두 이전에는 알지 못하다가 공연 setlist를 보고 예습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노래인데 모두 좋다. Sick sad little world는 파워풀하면서도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중간의 연주 부분이 돋보이는 곡이고, Aqueous transmission은 조용한 발라드 곡인데 중국 악기인 비파를 사용하여 아주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징(?)처럼 생긴 타악기도 있고, 역동적이었던 분위기에 비해 공연의 마무리는 아주 고요하고 신비로웠다.




#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setlist. 최근 공연에서 자주 빠져 왔던 Stellar, Warning, Dig, Love Hurts, Talk show on mute 외에 Wish you were here 까지 빠진 것은 충격적이었다. 애초부터 Incubus 단독 공연이었고 아마 setlist를 미리 알았다면 표를 구입하기 조금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전반적으로 공연이 좋았고 또 새로운 곡들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라이브 실력, 보컬 모두 내가 듣기에 무리가 없었으며 또 교외의 야외 공연장은 처음 와 봐서 신기하기도 했다. 아래에 있는 사진들이 공연장 사진 (확대하면 커집니다.)인데 3층 구조이고 1층에는 좌석 뒤편으로 잔디밭이 깔려 있으며 거기에도 사람이 들어올 수 있게 되어 있는, 정말 큰 공연장이다.



# 어찌하다 보니 작년 말부터 Incubus 노래들을 또 계속 많이 들어오기도 했다. Pardon me, Drive, Wish you were here 같은 곡은 원래부터 좋아했고, 작년부터 특히 많이 듣는 곡은 Anna Molly, Love hurts, Warning, Dig 등등. 그들 중 Warning을 마지막 곡으로 올린다. Drive의 가사가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로 열심히 살아가자는 이야기라면 ("Would you choose water over wine and hold the wheel and drive?"), Warning도 당신의 현재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이 노래의 가사는 인생 실패한 사람의 처절한 외침에 가깝다. (She knew that her life had passed her by. She called out a warning, "Don't ever let life pass you by!")


(Warning, 2001년)


# 후기 2부, Linkin' park 공연 후기도 곧 이어서 올립니다.


# "Don't ever let life pass you by!"는 올해 내내 쓰고 있는 내 채팅 status 문구이기도 하다. :)


# Setlist

# Adolescent / Nice to know you / The warmth / Megalomaniac / If not now, When? / The crow left of the murder / Are you in? / Made for TV movie + Hello / Anna Molly / A kiss to send us off / Promises, Promises / Drive / in the company of wolves / Pardon me / Rebel girls / Sick sad little world / Aqueous trans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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