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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각종 공연 후기+@

Creed 밴드 소개 및 공연 후기



# 취미생활로 프로레슬링 이벤트나 하고 있는 S모 밴드(;;;)와는 달리, 팬들을 위한 앨범 라이브 공연을 기획한 모범적인 밴드(;;) Creed 공연에 가게 되었다. 4월 한 달 동안 이곳을 거쳐간 밴드들 중 Noel Gallagher, All-american Rejects, The Fray, Snow patrol 등의 공연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냥 다 가지 않게 되고, Creed만 다녀왔다. 사실 위의 밴드들도 같이 가자고 하는 사람만 옆에 있었으면 다 가볼만한 공연인데, Oasis는 언젠가 재결합하길 기다리기로 하고, Snow Patrol은 갈까말까 하다가 매진되어서 못 갔다. 물론, Creed 공연이 멀지 않은 시내에서 열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공연장소는 말이 필요없는, 이곳.



# 학창시절 99-2000년에 제일 많이 들었던 음악들이 Creed의 1집 My Own Prison과 2집 Human Clay 였다. Creed는 음악적으로는 포스트 그런지 음악의 제일 핵심에 있는 밴드이다. 너바나와 펄 잼의 영향을 받았으며 팝적인 멜로디도 충만하지만 락의 색채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제일 미국적인 락음악을 한다는 느낌. 97년부터 2002년까지 주로 활동한 Creed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전성기였던 Nickelback이 포스트 그런지의 핵심이다. Creed는 해체 후 재결합했으나 활동이 뜸한 편이며 Nickelback의 인기도 요즘은 예전같지 않고, Daughtry 등이 포스트 그런지의 스타일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예전처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밴드는 나오지 않고 있다. 




(Creed - My Own Prison - 데뷔곡)


# Creed는 1997년 데뷔앨범 My Own Prison이 나오자마자 메인스트림 락 씬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My Own Prison', 'Torn', 'What's this life for?' 등 모든 곡이 나올 때마다 Rock부문 챠트에 꾸준히 오랫동안 랭크되었고, 99년 초 네번째 싱글인 'One'은 모던락을 포함한 모든 챠트에서 고루 인기를 모으며 이즈음 국내에도 Creed의 음악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Creed의 두번째 앨범 Human Clay는 내가 첫번째 앨범을 열심히 듣다가 살짝 지루해질 무렵 99년 겨울에 나왔다. Rock 사운드에 팝적 감각까지 충만해진 두번째 앨범은 대중적인 인기도 크게 얻었으며 타이틀곡 Higher와 With arms wide open은 대성공이었다. 이어 2001년 가을에는 3집 Weathered를 발표하고 여기서도 My sacrifice, One last breath가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Rock의 느낌보다는 좀 더 팝적인 감각에 가깝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그들은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하며 활동이 줄어들었고, 2009년 발표한 4집 Full Circle은 실패였다. 지금은 5집 준비중이라는데 예전과 같은 인기를 기대하기는 솔직히 어렵다.




(Creed - With arms wide open : 내가 수능 보던 주간에 빌보드 1위를 했던 ㅠㅠ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되는 느낌에서 만들었다는 곡이다.)


# 그래서 Creed는 보다 락의 색채가 강하고 파워풀하고 음울한 1집,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2집 이렇게 약간 팬들이 나뉘며, 이번 공연도 하루는 1집 전곡 +@, 하루는 2집 전곡 +@ 이렇게 기획되었다. 예전에 Weezer 공연도 그런 것처럼 미국에서는 (보통 전성기가 지난 밴드의 경우) 한 앨범 전체를 라이브로 보여주는 공연이 꽤 많은 편이다. 사실 내 취향은 1집에 좀 더 가깝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내가 간 공연은 둘째 날 2집 Human Clay 공연이었다. 




# 사실 이곳은 Rock보다는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이 좀 더 어울릴법한 공연장이긴 하다. 크기가 넓지도 않고 좌석도 많은 편이며 (공연은 스탠딩 없이 전석 좌석으로 진행되었다), 2층 구조인데 2층의 경사가 좀 높아서 2층에서는 일어서기가 좀 무섭다. Creed가 아무리 전성기가 10년 전이라고 해도 당대를 주름잡던 Rock밴드인데, 관객들의 주 연령층을 생각하면 여기서 공연하는 게 이상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가까운 건 좋지만 Creed가 이곳에서 공연한다는 게 좀 와닿지 않기는 했다. 내 자리가 1층이긴 했지만 너무 구석인 것도 좀 아쉬웠고. (사실 그래서 공연 사진은 거의 없고 공연장 사진만 있다. =_=)




# 그래도 공연장 자체는 좋았다. 워낙 유서깊고 많이 봐 온 곳을 처음으로 직접 들어가 본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도 좋았다. 1921년에 지어졌다고 하며, 말할 필요 없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상징이다. 뮤지컬로도 유명하지만 실제 이곳에서 요즘 자주 하는 공연은 팝 밴드들의 공연과 코메디 쇼이다. 최근 공연한, 혹은 공연 예정인 가수들은 야니, 드림 씨어터, 레니 크라비츠, 피오나 애플 등등. 최근 인기있는 락밴드들은 보통 스탠딩 위주인 도시 북쪽의 공연장에서 많이 공연한다.




# 공연장 구경을 끝내고 (오프닝 밴드들의 공연 후) 공연 시작. 바로 2집 Human Clay를 시작했다. 첫 곡인 'Are you ready?' 와 'What if'는 모두 파워풀한 락 넘버들이다. 시작부터 강렬하게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전석 좌석이었지만 모두 일어나서 일제히 열광했다. 보컬인 Scott Stapp의 목소리도 굉장했지만, 처음이라서인지 아직은 약간 힘을 아끼는 듯한 목소리였다. 고딩 때 생각을 하면서, 나도 한참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앨범 중간의 곡들로 이어졌는데, 노래들이 좋기는 했지만,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Creed 2집은 국내 다운로드가 서비스되지 않는데, 내가 구입한 CD는 한국에 있어서 공연 전에 예습을 하지 못했다.) 내가 아련하게 기억하는,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Creed의 곡들은 1집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곡들이 이어지면서 계속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 그들의 최고의 곡인 With arms wide open과 Higher는 2집 앨범에서 8번째와 9번째에 나란히 위치해 있다. With arms wide open 은 현악합주가 함께 하는 버전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듣는 순간은 감동이었다. 그리고 Wash away the years, 그 다음은 마지막 곡인 Inside us all. "There's a peace inside us all. Let it be your friend. It will help you carry on in the end." 가사가 좋고 2집 앨범에서 싱글커트되지 않은 곡 중 유일하게 기억에 잘 남아 있는 곡이었다. Creed는 사실 종교적인 가사를 잘 써내는 밴드로도 유명한데, 공식적으로 스스로를 크리스챤 밴드로 지칭하는 밴드는 아니다. 



(Creed - one)


# 2집 전체가 끝나고, 그 다음은 3집에 수록된 락 넘버 'Bullet', 그리고 어제 안 온 사람들을 위해서 1집의 히트곡들이  'Torn', 'My own prison', 'One'으로 이어졌다. 공연이 끝을 향해 가면서 보컬의 파워도 계속 힘이 넘치고, 더욱 반가운 곡들이 계속되었다. 1집에서는 One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한다. Creed 곡들 중에서 제일 먼저 듣게 된 노래이기도 하고. 곡 구성이 다른 Creed 곡들과 조금 다르기도 하다. 



# 공연 종료 후 앵콜로, 3집 히트곡들인 'One last breath', 'My sacrifice'를 열창하며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결국 상업적으로 실패한 4집의 곡은 전혀 부르지 않았고, 전성기 때의 곡들을 위주로 선택한, 팬들을 위한 아주 적절한 선곡이었다. 솔직히 Goo Goo Dolls 공연 때는 보컬에 좀 실망했었는데 (Iris가 워낙 힘든 노래이긴 하지만) Creed는 오히려 충분히 쉬어서 그런 건지 아주 좋았고, 만족스러웠다. 미국에 와서 지금 미국에서 현재 인기있는 밴드들 보다도 전설적인 밴드들의 공연을 더욱 많이 본 것 같고, 그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나면서, 역시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한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있구나 싶기도 하고. 앞으로도 틈틈이 공연을 다녀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결국 유일하게 'What's this life for?'를 듣지 못했다. 이 곡이 Creed의 곡들 중에서 보컬이 제일 힘든 곡인데, 전날은 1집을 모두 불렀으니 불렀겠지만 오늘은 공연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전성기 시절의 라이브 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하자.




(Creed - What's this life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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