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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각종 공연 후기+@

Weezer 밴드소개 및 공연후기


(Weezer - Beverly Hills) 밴드의 nerdy한 외양이 제일 잘 나타나 있다.

# Weezer는 94년 데뷔하여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해온 밴드이다. 기본적으로 음악 스타일은 모던락 / 파워팝 베이스인데 락/팝의 경계에 있는 다른 밴드들이 펑크(그린데이/오프스프링)나 그런지(구구돌스/니켈백) 기반인데 비해 weezer는 indie 혹은 garage의 느낌이 강하면서 펑크나 emo 같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 또한 음악적으로 가볍지만 팝보다는 rock 씬에서 항상 주목받는 밴드였다. 하지만 사실 그들을 특징짓는 제일 중요한 요소는 geek/nerdy하면서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밴드의 외면적인 모습이 제일 잘 나타난 뮤직비디오는 그들의 최고 히트 싱글인 2005년작. Beverly Hills일 것이다.

# weezer는 Green day, Offspring의 메이저 데뷔와 거의 비슷한 시기인 1994년에 메이저 데뷔앨범 Blue Album 을 발표했다. 데뷔앨범은 크게 성공했지만 그 다음 96년의 2집 Finkerton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고 밴드는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었다. 하지만 2000년 무렵 락씬에서 랩메탈이 점차 인기를 잃고 indie/garage가 주목받으면서 weezer의 음악들도 다시 조명받았고, 2001년 밴드는 5년만에 세번째 앨범 Green album 을 발표하여 다시 큰 성공을 거둔다. 내가 제일 음악을 많이 들었던 시기인 1996~2000년에 weezer의 활동이 저조했던 것이, 내가 최근까지도 weezer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던 이유다. 내가 weezer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은 올해 초다. 그전까지는 그나마 Green album만 좀 알고 있었던 정도.


(Weezer - Buddy Holly) 60년대 미드를 재구성한 뮤비로 주목받은, 데뷔앨범 최고의 히트곡.

# 이후 2002년 네번째 앨범 maladroit를 거쳐 2005년 다섯번째 앨범 Make Believe를 발표하고 이 앨범이 밴드의 최고로 성공한 앨범이 된다.(이 때도 내가 한참 가요만 듣던 시절;;) 그리고 2008년 Red Album, 2009년 Ratitude, 2010년 Hurley 등 꾸준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밴드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다른 팝/락 밴드들처럼 팝씬에서 큰 히트를 기록한 밴드는 아니다. 그들의 빌보드 싱글 20위권 히트는 Beverly Hills와 데뷔 앨범의 Buddy Holly 단 두 곡 뿐이니까. 하지만 앨범마다 모던락챠트 1-2위곡은 평균 하나 이상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그들의 음악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팝적인 느낌도 강하고, 또 그들의 가사는 자유분방한 모습, Nerd, 루저 feel 나는 사랑노래들로 역시 꾸준하다. 큰 변화없이 그들의 균형잡힌 색채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들이 오랜 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 weezer는 현재 투어를 돌고 있는 것은 아니고, 이번 공연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 펼쳐진 festival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따라서 weezer 앞에 세 밴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고 나는 시간을 계산하여 적당히 늦게 도착하였다. 한편으로는 공연 당일 새벽 밴드의 전 베이시스트인 Mikey Welsh가 돌연사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그가 밴드의 현재 멤버는 아닌만큼 공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충격 속에서 공연을 진행해야 하는 멤버들의 상태도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공연장은 30 seconds to mars 때에 비해서 스탠딩 구역이 조금 작고 2층의 좌석 수가 좀 더 많았다.

# 오프닝 공연을 하는 밴드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보통 투어 오프닝 밴드들은 메인 밴드와 어느 정도 음악적 색채가 비슷한 밴드들이 오는데, 이번에는 페스티벌이어서 각 밴드들의 음악 느낌이 전혀 다른 것이 눈에 띄었다. 첫 밴드는 인디/개러지의 느낌이 강했고 다음 밴드는 메탈릭 펑크, 마지막 밴드는 그런지 내지는 블루스의 느낌이었다. 어짜피 관중들은 앞서 나오는 밴드에는 관심이 없었고, 마지막 밴드 공연 끝날 무렵에는 weezer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 드디어 공연 시작. 이 공연은 당일 사망한 weezer의 전 베이시스트 Mikey Welsh에게 헌정한다는 멘트가 이어졌다. Rivers의 복장은 늘 보던대로 폴로티에 뿔테안경의 Nerdy한 스타일 그대로. 공연 오프닝을 알린 곡은 Troublemaker. 2008년 Red album에 수록된 곡으로 그 앨범 타이틀곡인 Pork and Beans와 함께 그들의 자유분방한 마인드가 가사에 잘 표현되어 있는 활기찬 곡이다. 그리고 2집 Finkerton에 수록된 El Scorcho, 3집 Green album 타이틀곡 Hash Pipe로 이어졌다. 적당히 파워풀하고 인디락의 느낌이 살아있는 이 곡은 2001년 당시 모던락씬이 주목하던 바로 그 스타일 그대로다. 이 앨범은 Mikey Welsh가 참여한 유일한 앨범이기도 하다.

 

 

 (Weezer - Hash pipe) 3집 Green album의 대표곡이다.

 
# 다음은 밴드의 Make Believe 앨범의 또다른 히트싱글은 Perfect situation. 그리고 리더 Rivers cuomo의 솔로 intro와 함께 weezer가 기획하는 weezer cruise event에 대한 안내를 곁들여 Green album의 다른 곡 Island in the sun이 이어졌다. 두 곡 모두 밴드의 루저필 나는 사랑 노래이고 팝적 감각도 충만하다. 이처럼 그들의 모든 노래들은 minority를 향해 있다. Harvard 출신인 Rivers가 그런 생각 하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가깝게는 서울대에 장기하도 마찬가지고, 학력이 좋고,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자기가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하거나 자기보다 더 잘난 사람들 속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루저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

(Weezer - perfect situation)

# 다음은 밴드의 발랄한 싱글인 2009년작 If I want you to, I want you to. 빠른 가사를 모두 연호하면서 따라부르는 관중들의 함성이 인상적이었다. 싱글 B-side인 I just threw out the love of my dreams에 이어서 다음에는 Radiohead의 대표곡인 Paranoid android를 커버했다. weezer는 은근히 다른 가수들의 곡을 많이 부르는데, Paranoid android, Teenage dirtbag, 최근에 인기를 모은 Foster the people 의 Pumped up kicks 등. 그 중에서 돋보이는 커버는 Toni braxton의 발라드 Un-break my heart였다. 잠시 즐감. ㅎ





# 그리고 그들의 대표곡, Beverly Hills와 Pork and Beans로 공연 1부를 마무리했다. 공연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는데 이번 공연은 남자들의 비율이 높아서 그 속에서 사진 찍기도 힘들었고 Rivers Cuomo도 키가 큰 편이 아니라서 사람들 속에서 그를 주목하기가 쉽지 않았다. 남자들의 비중이 약간 많은 가운데 30 seconds to mars가 공연을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면 weezer 공연은 정말 이 공연 아니면 바깥에 잘 돌아다니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도 몇몇 보였고, Rivers의 트레이드마크인 뿔테안경 쓰고 온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그리고 관중들 대부분이 거의 가사 대부분을 뗴창할 정도로, 아주 열성적이었다. 내가 본 그 어느 공연보다도.



# 2부에서는 그들의 데뷔 앨범인 Blue Album에 수록된 10곡을 수록 순서 그대로 라이브로 부를 순서였다. weezer는 공연에서 가끔 데뷔앨범을 그대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고 이번에도 그런 공연을 할 것임을 미리 예고했었다. 옷도 새롭게 갈아입고 다른 세션 없이 밴드 네 명으로만 공연할 준비를 했다. 안경도 벗었는데 Rivers가 뿔테안경을 착용한 건 2001년 Green album 부터인 것으로 알고 있다. My name is Jonas, No one Else, The World has turned and left me here. 앞의 세 곡은 94년 당시 유행하던 펑크 스타일에 좀 더 가까운 느낌. 그리고 그들의 대표곡인 Buddy Holly로 이어졌다. 이미 17년 전 앨범인데도 관중들은 거의 모든 곡을 떼창했으며 Buddy Holly가 나올 즈음 특히 열광했다. 스탠딩에 있던 사람들은 20대가 많을텐데 이 노래들을 어떻게 다 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weezer - Say it ain't so) Blue Album의 또다른 히트싱글.

# 그리고 Undone - the sweater song. Surf Wax America. Say it ain't so. Undone, Say it ain't so는 Blue Album에서 싱글로 나왔던 또다른 곡들인데 데뷔곡인 Undone- the Sweater song은 좀 더 인디 색채가 강하고 Say it ain't so는 샤우팅이 그런지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데프톤스가 커버하기도 했다는데 들어보지는 못했다.) 이 곡에서 한참을 소리지르고, 그리고 나서 나는 이제 지쳐서 무대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 본 공연이 아홉시가 넘어서 시작하는 바람에 공연 종료는 11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막차 시간이 조금 걱정되기도 해서 무대 뒤로 빠져서 여러 사진들을 찍고 음악 감상과 함께 사람들의 모습도 관찰하였다.



# In the Garage, Holiday, Only in Dreams를 끝으로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1부를 그들의 베스트 트랙, 2부를 데뷔앨범 Blue 앨범으로 구성한 공연은 아주 뛰어났고, 밴드들의 라이브도 흠잡을 데 없었으며 퍼포먼스도 좋았다. 특히 관중들의 열띤 반응이 함께 공연을 즐겁게 즐기게끔 해주었던 좋은 공연이었다. 몇몇 곡들을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메인 곡들은 모두 열창했다. 공연이 마침 일요일이라 다음 날 지쳐서 월요일에 많은 수업들을 소화하느라 힘들기는 했지만, 즐거웠다. 참고로 이 공연과 일주일 간격으로 있었던 Smashing pumpkins의 공연을 포기하고 간 것이었는데 후회는 없다. 마지막 곡은 공연에서 듣지 못해 아쉬웠던 4집 수록곡 Keep Fishin'. 인형들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가 귀엽다.



PS. 후기 쓰기 힘들다 헥헥;;;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