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각종 공연 후기+@

Noel Gallagher + Snow Patrol 공연 후기



# 지난 번 Incubus + Linkin' park 에 이어서 또 한 번의 믿기지 않는 조합... Snow Patrol + Noel Gallagher. 둘 모두 미국 투어를 포함한 월드 투어를 끝내 가고 있으며, 미국에는 봄, 한국에는 5-8월에 각각 왔었다. 이들은 10월부터 미국 일부 지역에 한해 함께 투어를 하기로 했으며, 이번에 내가 있는 곳도 다시 오게 되었다. 이번 Snow Patrol의 새 앨범 Fallen Empire의 앨범 표지도 독수리인데 마침 Noel의 밴드 이름도 High Flying birds 여서 서로 묘한 매치를 이루는 것도 특징. 내게는 믿기지 않는 조합이면서, 동시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쉽게 공연을 못 간 두 밴드가 함께 오는 것이어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 90년대 음악 좀 듣는다는 Rock/Pop 팬들의 상징인 Oasis는 말 그대로 영국 국민 밴드. 95년 두번째 앨범 Morning glory는 영국 역대 앨범 판매순위 4위이며 전세계적으로 브릿팝 열풍을 몰고 왔다. 2000년대 들어서 전세계적 인기는 예전만 못했지만 꾸준히 활동하다가, 2009년 해체 선언 후 형과 동생은 각각 작년에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Beady Eye라는 이름으로 각각 새롭게 앨범을 냈다. Oasis 내에서 20% 정도의 보컬과 작곡을 담당한 형 Noel Gallagher는 좀 더 서정적인 곡들을 많이 부른 편이다.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The masterplan'도 있지만 역시 제일 명곡은 'Don't look back in anger'일 것이다.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1995)


# Snow Patrol은 Coldplay, Keane 등과 함께 2000년을 이후 포스트 브릿팝을 이끈 밴드 중의 하나다. 90년대 중반 결성된 이들은 2004년에 'Run'이 영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고, 2006년 후속 앨범 Eyes Open에서 'Chasing Cars'가 그레이 아나토미 OST로 알려지면서 미국을 포함, 전세계적인 대성공을 거둔다. 그들은 이후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여전히 좋은 음악들을 만들고 있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예전만은 못한 상태이다. Chasing Cars는 지난번에 올렸고, 이번에는 그들의 명실상부한 두번째 히트곡인 Run을 올린다. 뮤직비디오는 노래가 4분 가량으로 짧게 편집되어서, full version을 올린다. 전에도 올렸지만 이 노래는 Leona Lewis의 리메이크 버전도 유명하다.


(Snow Patrol - Run 2004)


# 몇 년 전 Oasis가 내한공연을 하면서 Oasis의 최근 앨범을 좋아하는 국내 팬들도 많아졌지만, Oasis 라면 초창기 곡들이 더 좋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전세계적인 최고 히트곡은 Wonderwall 이지만 국내에는 Don't look back in anger와 Stand by me 의 팬들이 더 많은 듯하며, Whatever, Some might say, The masterplan도 항상 손꼽히는 곡들. 개인적으로는 7분이 넘는 완벽한 곡인 Champagne Supernova를 좋아한다. 반면 Snow patrol은 독보적인 히트 발라드 넘버 Chasing Cars와 Run부터 들어보는 게 먼저. 나머지 곡들은 상대적으로 경쾌한 You're all I have나 Take back the city 같은 곡과, 락 발라드 분위기를 이어가는 Just say yes, Crack the shutters, This isn't everything you are 같은 곡으로 나뉜다.



# 이 공연장은 도시 교외에 있는 카지노 안에 있는데, 카지노 자체는 화려하기보다는 게임장 같은 느낌이었고 게다가 흡연가능 구역이라서, 찌든 담배 냄새가 너무나도 불쾌했다. 근데 공연장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카지노의 분위기에 비해 훨씬 좋았다. 게다가 좌석이 꽤 많은데도 지정석제가 아니라 스탠딩 구역과 좌석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어서, 사람들이 스탠딩으로 몰리는 동안 꽤 여유롭게 좋은 좌석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다른 한국 분들과 함께였다. 그분들은 좌석을 지켰고 나는 스탠딩과 좌석을 오갈 생각이었다.



# 별도의 오프닝 공연 없이 바로 공연 시작.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Noel님과 거의 시선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좌석이었다. Oasis의 곡인 (It's good) To be free를 시작으로, 작년에 발매된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앨범의 수록곡을 차례대로 불러 나갔다. 몇 곡을 이어가다가 등장한 Oasis 최대 히트곡 Wonderwall. 관중들이 환호했고 나는 동영상을 그대로 찍었다. 화질은 좀 안좋지만... 아이폰을 잃어버린 것이 아쉬워지는 순간. 한국 공연 때는 Wonderwall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고마웠다.


(Wonderwall - Noel Gallagher)


# 다시 Noel의 솔로 앨범. 싱글 커트된 곡들 중 돋보이는 곡이 AKA... What a life! 그리고 If I had a gun... 인데 If I had a gun... 이 좀 더 전형적인 Noel의 Oasis시절 곡에 가깝다면 What a life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좀 더 mix된다면 클럽에서 들어도 될 것 같은 노래. 이번 Noel의 앨범도 괜찮긴 한데 역시 Oasis 시절에 비하면 아쉬운 듯 했고 관중들도 Oasis 시절의 노래들에 더 잘 호응했다. Noel은 멘트 별로 없이 죽 노래만 불렀는데 중간에 본인의 솔로 앨범에 대한 호응이 적은 것을 좀 아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참고로 이번 솔로 앨범은 상업적으로 그렇게 성공적인 편은 아니었는데 오히려 그것이 나중에라도 Oasis가 재결성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줘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Beady Eye가 더 실패했음.)


(AKA... What a life!!! - Noel Gallagher) (노래는 3분 30초 즈음부터 나옵니다.)



# 그가 부른 Oasis 시절 노래인 Talk tonight, Half the world away 로 이어졌다. Oasis는 정규앨범 외에도 싱글 B-side 모음집인 The Masterplan (1998) 과 베스트앨범 Stop the clocks (2006) 를 발표했는데 두 앨범 모두 숨겨진 명곡들을 많이 담고 있으며 위 두 곡은 이 두 모음집 모두에 실려 있다. 어쿠스틱에 부드러운 분위기로 두 곡 모두 편안한 느낌을 준다. 나도 사실 이 두 곡은 setlist를 체크하면서 찾게 되었다. Oasis 팬이라면, Stop the clocks 앨범의 곡들은 모두 한번 들어보기를 권한다.



# 공연을 마무리하는 곡은 Whatever, Don't look back in anger였다. Noel과 Snow patrol의 합동 공연이라고는 해도 Snow patrol이 후반부, Noel이 전반부여서 상대적으로 Noel 공연 분위기가 인원도 적고 조용한 느낌이었는데 이 때만은 공연 분위기가 한참 절정에 올랐다. Noel이 Oasis의 음악적 브레인이긴 하지만 그래도 메인보컬은 아닌데, 공연 내내 그의 보컬은 흐트러짐이 없었고 아주 좋았다. 마치 브로콜리 너마저 공연 때의 덕원처럼, 공연하는 보컬이 메인보컬 경력이 없어서 보컬에는 큰 기대를 안 했는데 굉장히 좋았고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애초부터 Oasis에 동생이 없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 Snow patrol 공연 시작. 나도 좌석에서 스탠딩 가까이 다가가서 초반 공연을 감상했다. Berlin의 배경음악이 깔리더니 먼저 Hands open, Take back the city로 활발하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사실 Snow Patrol의 음악 이미지는 Run이나 Chasing Cars로 대변되기에 약간은 조용하고 분위기 잡는 느낌을 예상했는데 보컬 Gary는 상당히 무대를 바쁘게 움직이고 사람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음악이 대부분 점층적인 구성이어서 보컬은 대부분의 곡에서 처음에는 마이크만 잡고 곡 중후반부부터 악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 발라드 느낌의 Crack the shutters와 This isn't everything you are로 공연이 이어졌고 그 다음에는 그들의 대표곡인 Run이 연주되며 공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이어서 나온 Make this go on forever까지, 대곡 구성의 곡이 두 곡이 이어지면서 공연은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하는,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가 되었다. 미국 와서 그런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공연만은 통제요원들이 스탠딩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사진 촬영을 막아서, 사진을 별로 찍지 못하고, 나도 이즈음 뒤로 와서 좀 더 편하게 공연을 감상하였다.



# Chasing Cars로 감성적인 느낌이 절정을 이룬 뒤, 다음부터는 다시 활발한 에너지가 넘치는 곡들로 분위기가 전환되었다. Called out in the dark와 Fallen empires. 특히 Fallen empires 할 때는 이 노래는 America를 위한 노래라고 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앞의 Noel의 무대가 약간 조용하고 음악만을 위한 무대였다면 Snow Patrol의 무대는 보컬의 움직임과 멘트도 많았고 위에 보이는 것처럼 시각적인 효과가 많았다. 위의 왼쪽 사진은 Fallen empires 때 찍은 사진.


# 그 다음은 Open your eyes였는데 이 노래도 강한 연주를 동반하긴 하지만 점층적인 구성에 상당히 감성적인 느낌을 주는 곡이다. 한참 달리면서 갑자기 Black Eyed Peas의 'I gotta feeling'의 가사. 'I gotta feeling that tonight gonna be a good night'을 따라 불렀는데 뜬금없었지만 나름 잘 어울렸음ㅋ (다른 노래였을 수도 있다.) 참고로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 화면을 그대로 공연에 사용했는데, Claude Lelouch의 'C'etait un rendez-vous'라는 1976년 단편영화를 그대로 사용했다. 파리 시내를 질주하는 영상이 인상적이며 노래와도 잘 어울린다.


(Snow Patrol - Open your eyes (2006))


# You're all I have를 끝으로 잠시 들어갔다가 앵콜곡으로 Just say yes를 하고 공연을 마무리했다. 포스트 브릿팝의 대표적인 밴드 Snow Patrol과 말그대로 브릿팝의 전설인 Noel의 공연. Snow Patrol이 좀 더 환호를 많이 받긴 했지만 그들에게는 Noel과 같이 다니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것이다. :) 나에게 다른 밴드의 음악들은 대부분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들리는데 유독 Oasis의 노래만은 뭔가 옛날 생각을 나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무튼 어릴 때 Noel과 Liam의 얼굴을 한참 혼동하면서 Oasis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중딩 시절부터 함께했던 그를 드디어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Noel Gallagher setlist :  (It's Good) To Be Free / Everybody's on the Run / Dream On / If I Had a Gun... / The Death of You and Me / Wonderwall / (I Wanna Live in a Dream in My) Record Machine / AKA... What a Life! / Talk Tonight / AKA... Broken Arrow / Half the World Away / (Stranded On) The Wrong Beach / Whatever / Don't Look Back in Anger

# Snow Patrol setlist : Berlin (Remix) / Hands Open / Take Back the City / Crack the Shutters / This Isn't Everything You Are / Run / Make This Go On Forever / Shut Your Eyes / Chasing Cars / Chocolate / Called Out in the Dark / Fallen Empires / Open Your Eyes / You're All I Have / Just Say Yes


# 미국에 와서 이렇게 뛰어난 영국 뮤지션을 한번에 같이 볼 수 있다는 것도 참 행운이다. setlist도 Snow Patrol은 in the end와 Lifening만 빼고 일치했으며 오히려 Noel의 경우는 Wonderwall을 듣는 영광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뭔가 대단히 조용하고 감성적으로 올라가는 공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활기차고 기분좋으면서 감성에도 젖어들 수 있는 공연이었다. 연인이랑 손잡고 같이 가면 딱 좋았을 느낌이랄까. 끝으로 올리는 뮤직비디오는 Snow Patrol의 Crack the shutters. 닫힌 문을 열고 밝은 햇살을 맞이하자는 가사인데 왜 뮤직비디오는 이렇게 어두울까 ㅎ


(Snow Patrol - Crack The Shutters - 2008)

'MUSIC > 각종 공연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Muse 소개 및 공연후기 -1  (2) 2013.03.11
Papa Roach 소개 및 공연후기 (간략)  (6) 2013.02.23
Linkin' park 공연 후기  (2) 2012.09.24
Incubus 공연후기  (2) 2012.09.16
Coldplay 공연 후기  (10) 2012.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