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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Note

Trade, informality, and inequality - Goldberg and Pavcnik (03/04 JDE)

# The Response of the informal sector to trade liberalization - Goldberg and Pavcnik (03 JDE)

# Trade Reforms and wage inequality in Colombia - Attanasio, Goldberg and Pavcnik (04 JDE)


# 최근 30-40년간 국제경제학의 제일 큰 이슈는 세계화와 불평등 심화일 것이다. 세계화가 진행되었고 동시에 개도국에서는 불평등 심화가 폭넓게 일어났다는 건 이미 충분히 알려진 사실. 여기에 세계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불평등은 어떤 양상으로 일어났는지 기존의 국제무역이론이 이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는 10년 이상 꾸준히 논의되고 있으며 많은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 Goldberg와 Pavcnik은 1980-90년대에 대폭적인 관세 인하를 단행한 Colombia와 Brazil의 자료를 토대로, 03-05년에 걸쳐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그들 중 두 논문에 기초하여 이번 포스팅을 작성한다.  첫 논문은 무역과 비정규직의 관계.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관세인하는 각 산업별로 다르게 이루어졌기에, 관세인하가 다르게 일어난 산업들의 비정규직 분포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관세인하(=무역개방)이 비정규직 증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 또한 두 나라의 관세인하 결정은 내생성으로부터 자유롭다. 쉽게 말하면 각 산업별로 기업들의 수익성 사정에 따라 로비가 다르게 이루어지고 이것이 관세인하율 결정에 다시 영향을 미치면 관세인하가 내생적인 것이다.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경우 관세인하가 GATT 기준에 따라 외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이 분석은 이런 논쟁에서 자유롭다. 논문에서 사용한 실증분석방법은 2SLS로, 우선 1차적으로 OLS를 통해 개별 산업이 비정규직 위치에 주는 영향을 추정하여 분리해 내고, 그 다음에 직종별 환율변화가 이 추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추정한다. 


# 이 논문의 분석은, 결국 무역과 비정규직의 관계를 입증하는 데 실패하였다. 그나마 콜롬비아가 미약하게 결과가 나타나는데, 노동규제개혁으로 노동유연화가 이루어지기 전,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을 때는 관세인하가 비정규직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약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그나마 노동규제개혁 이후 비정규직 비율이 줄어들면서 이 효과마저 사라졌다. 다만 기억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는 '추세'다. 분명히 비정규직 비율 자체는 두 나라 모두에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추세만 봐서는 이게 관세인하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 경제성장 추세에서, 혹은 단기불황, 혹은 서비스분야의 증가 등등의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이 논문의 분석에 따르면 관세인하 그 자체가 중대한 이유라면 관세인하가 크게 이루어진 산업에서 비정규직화가 더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두번째 논문은 불평등을 폭넓게 다루다 보니 사용된 분석이 다양하다. 콜롬비아의 1984-1998년 자료를 이용했고, 콜롬비아의 불평등도 상승에 대해서 세 가지 채널을 찾고 여기에 국제무역이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첫번째는 대학교육에 대한 return의 증가. 우선 콜롬비아의 관세감축은 unskilled worker가 많은 섹터에서 더 크게 일어났고, 이 경우 고졸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국제무역의 결과로 인해 skill 프리미엄이 늘어나는 것이 대단히 자연스럽다. 하지만 개별 산업들의 대졸자 채용도 (skill 프리미엄 증가에도 불구하고) 늘어났기 때문에, skill-biased 기술발전이 존재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이 부분은 국제무역의 직접적인 영향보다 기술발전의 영향이 상당했다는 것. 물론 국제무역이 경쟁을 촉발하여 기술발전도 일으키는 부분이 있으므로 그걸 간접적인 영향으로 고려한다면 그 영향은 더 커질 것이다.





# 두번째 채널은 산업간 임금격차. 이론적으로 관세감축과 산업임금 변화는 쉽게 단정짓기 어렵다. 2SLS 실증분석 결과 관세감축이 임금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음을 보였고, 이 자체는 불평등과 상관이 없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관세감축이 주로 unskilled worker가 많은, 임금이 낮은 쪽에서 크게 일어났기 때문에, 콜롬비아에서는 관세감축이 불평등을 높이는 형태로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세번째로 informality. 비정규직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관세감축이 비정규직을 증가시켰지만 노동규제개혁 이후 이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세 가지 채널 모두 국제무역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쪽으로 어느 정도 작용한다는 것은 보였지만 어느 채널도 충분히 그 양이 크지는 않았다.


# 다른 특기할 만한 점은 산업간 노동재분배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03년 논문의 경우 정규직-비정규직 이동의 대부분이 동일한 산업 내에서만 일어나 다른 산업으로 이동한 케이스가 별로 관찰되지 않았다. 브라질의 경우 산업간 이동이 비정규직 상승에 미친 영향은 12% 정도. 콜롬비아는 제로 혹은 마이너스로 비정규직을 오히려 감소시켰다. 04년 논문에서도 마찬가지로 관세 감축이 산업간 노동재분배에 일으킨 영향은 미미하게 나타난다. 이것을 이들 개도국의 노동시장이 경직되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학부 수준 국제무역론 대부분은 labor mobility를 가정한다는 게 문제다. 


# Empirical 논문들의 경우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콕 찍어서 주제로 나타낸 논문은 굉장히 쉽게 읽힌다. 어짜피 핵심은 나와 있고 나머지 대부분이 robustness check 이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논문은 엄청나게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첫 논문이 전자, 두번째 논문이 후자에 속한다. 경제학의 이론적 분석과 깔끔함에 이끌려 경제학을 시작한 사람들은 실증분석으로 올수록 실망할텐데, 수학적으로 논리로 모든 것이 설명되던 이론적 세계에서 벗어나면 실증분석은 논리들로 깔끔하게 연결되지 않는 개별 사실들 하나하나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잘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고 맨날 잊어버리게 된다.


# 예전에 최저임금을 이야기하면서 경제원론용 모델과 경제학자들의 논의는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국제무역, FTA도 마찬가지로, 근로자가 다른 산업으로 이동한다는 기본적인 가정마저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으므로, 학부 수준의 모델은 '장기', 아주 긴 장기에서만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두번째 논문은 논리적으로 긴 흐름을 잡고 따라가기는 하지만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데, 헥셔올린, 스톨퍼 사무엘슨, 부존요소 모델 등등 기본적인 이론분석도 짚고 넘어가므로 교육용으로도 대단히 좋은 논문이다. 다만 수학 좋아하는 사람들은 취향에 안 맞는 논문일 것이다.



# Nina Pavcnik은 Goldberg의 제자로서 여러 논문을 함께 했다. 결국 메인은 예일 교수인 Pinelopi Goldberg. 남성적인 Last Name을 가졌지만 사실은 경제학계 전체를 대표할 만한 여성 교수다. Econometrica와 American Economic Review 모두에 다수 논문을 냈고 Econometric Society Fellow이면서 (아마도) 여성 최초의 AER 편집장까지 맡은 후덜덜한 경력을 갖고 있다. 여기 소개한 것처럼 국제무역과 개도국에 대한 논문들도 썼지만 주 관심분야는 국제무역정책이 다양한 산업에 미치는 영향으로 Empirical Trade and empirical IO라고 봐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