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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각종 공연 후기+@

밴드 소개/공연 후기 - Sliversun Pickups, Awolnation, Bush

# 공연후기 2편. 앞에서 세 밴드를 언급했고 이번엔 공연 핵심을 차지하는 세 밴드 차례다.


Maximum Hedrum > Capital Cities > New Politics > Twenty-one Pilots > Cold War Kids > Atlas Genius > Silvesun Pickups > Awolnation > Bush > Yeah Yeah Yeahs


4) Silversun Pickups - 몽환적이고 중성적이고 휘몰아치는, 실력파이자 한국형(?) 밴드



# Silversun Pickups는 2006년 메이저 데뷔 후 작년까지 총 3장의 앨범을 발표하였고 매번 앨범 당 하나씩은 Alternative charts TOP5 안에 올려놓는, 이제는 꽤 알려진 밴드다. 휘몰아치는 연주와 몽환적인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이며, 보컬의 중성적인 목소리 때문에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는 보컬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음악 성향상 절대 대중적인 밴드로 성공하긴 힘들지만 매니아들을 거느릴 스타일이며, 인접한 밴드로는 Smashing Pumpkins, Placebo, 그리고 Muse가 있다. 즉, 한국에서 정말 인기있을 만한 밴드.


(Silversun Pickups - Panic Switch (live))


# 개인적으로는 같은 반에 멕시코 친구가 알려줘서 더 관심있게 보게 된 밴드다. 그동안 우리 동네 많이 왔지만 어찌어찌 엇갈렸는데 이번에 드디어 라이브를 보게 되었는데.... 실력도 정말 대단했다. 오늘 본 밴드들 중에 개인적으로 라이브 실력은 보컬이나 연주 종합적으로 이 밴드가 최고였다. 위에 라이브 영상 링크했는데 그 날 라이브는 저 때보다 더 잘했음. 



# 상당수의 노래가 5분이 넘는 대곡 형식이면서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고, 연주가 곡을 리드하지만 보컬도 샤우팅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빠른 곡들이 많아서 기타나 드럼도 아주 바쁘게 움직였다. 한가지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옆에 있는 관중들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것. 뒤에 나올 Awolnation이나 Bush에 비해 모르는 관객들이 많았다. 3집 활동 마무리 단계이지만... 단독공연 다음에 오면 꼭 가봐야겠음.



# 참고로 밴드의 여성 베이시스트는 '땜빵'이다. 원래도 여성 베이시스트가 있는데, 그분이 쌍둥이를 출산하셔서... 지금 투어는 다른 대체멤버와 함께하고 있다고. 아무튼 이런 밴드가 딱 한국에서 인기있을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왜 주목받지 못했을까? 보컬의 외모가 너무 평범해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이들의 대표곡인 Panic Switch, Lazy eye, The Pit을 한번쯤 들어보시길. Lazy Eye는 6분짜리 버전과 4분짜리 버전이 있는데 반드시 6분짜리 풀버전을 듣는 것을 권장한다. 


5) Awolnation - 오랜 무명 끝에 드디어 대박을 친 금발 소년(?) 인디팝의 스타가 될까?



# Awolnation은 사진에 보이는 Aaron Bruno라는 프론트맨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밴드'. 원래는 원맨 밴드에 가까웠지만 현재 공식적으로는 4인조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 데뷔앨범만 발표했으며, 인디팝/일렉트로닉/얼터너티브락 등의 장르가 골고루 섞여 있다. 이 공연이 열린 현재 Capital Cities의 'Safe and sound'가 제일 인기가 치솟는 곡이라면, 당장 제일 유명하고 인기있는 노래는 Awolnation의 'Sail'이다. 처음 2011년에 Rock 순위에 등장하여 꽤 인기를 얻었고 Billboard HOT 100에서는 뒤늦게 인기가 상승했는데 순위권 안에서 떨어질 줄 모르고 30-40위권 안에 버티는 중. 


(Awolnation - Not Your Fault)




# 10년 넘게 무명생활을 하다가 이제 갓 대박을 친 Aaron Bruno는 나오자마자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화면 오른쪽을 보면... 이 공연장은 대부분이 좌석표지만 무대 앞쪽만 스탠딩으로 되어 있는데, 스탠딩 팬들이 제일 열광한 무대는 바로 이 Awolnation이었다. 사진 왼쪽에 보면 사람들 손 위로 사람들이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히 Sail만 보고 그런 게 아닌 것이, 이들은 Sail 외에 다른 히트곡인 Not your fault나 Kill your heroes에 대해서도 떼창을 보여줬으니까... 좌석표의 관중들도 이제는 다들 일어서기 시작했다.



# Aaron Bruno는 78년생이지만... 키가 작아서 라이브하는 모습이 제법 귀여워(?) 보였다. 주로 보컬을 소화하고 가끔 기타도 치는데... 관중들 반응도 좋았고 반응 유도하는 모습도 좋았지만 보컬은 노래 대부분이 샤우팅 위주로 라이브하기 어렵다는 걸 가만해도, 솔직히 충분했지만,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역시 사람들 반응은 Sail 부를 때 제일 좋았다. 과연 One hit wonder가 될지 계속 히트를 낼지는 이제 다음에 나올 2집 앨범에 달린 듯.



6) Bush - 신예 밴드들 사이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Grunge 밴드


(외모는 여전하심... 한국 나이로 49살인데...)


# Bush는 Stone temple pilots와 함께, 시애틀 4인방 이후 Grunge 취향의 음악 스타일을 이어나간 초창기 밴드들을 대표한다. 데뷔앨범 Sixteen Stone의 95-96년에 걸친 인기는 아주 대단했고 후속 앨범들도 좋았지만 데뷔앨범만큼은 아니었다. 그들은 2002년 해체했다가 보컬 Gavin Rossdale을 중심으로 2010년 재결성, 2011년 말 다섯번째 정규앨범을 냈다. 음악적으로는 Grunge 정통 취향을 제일 충실히 따르는 밴드중의 하나. 세번째 앨범 때는 일렉트로닉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거의 모든 노래들이 멜로딕한 느낌 없이 암울하고 건조한 느낌을 준다. 데뷔시절의 Comedown - Glycerine - Machinehead의 3연속 히트가 제일 대표곡. 이 당시 무려 '커트코베인의 부활'이란 이야기를 들었었다. 근데 정작 이 밴드는 영국 출신이다. 완전한 미국 음악을 하고 있고 실제로 영국에서는 별 인기는 없었지만...


(Bush - Machinehead)



# Bush가 등장하자 이번엔 사람들 전체적으로 환호했다. 앞쪽의 스탠딩보다는 뒤쪽의 좌석에 앉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다들 반응이 컸다. 뭐 나도 사실 Bush 가 공연을 오게 된 제일 큰 이유니까... Machinehead를 시작으로 그 다음엔 최신곡 Sounds of Winter. 2011년에 나와서 Billboard Alternative 1위까지 먹었다. 생각 이상으로 Bush 정통 스타일 그대로인 노래라 놀랐고 또 사람들 반응이 괜찮아서 놀랐던 곡. 그러고 보니, 오늘 나온 밴드들 중 키보드가 등장하지 않은 유일한 밴드였다.



# 데뷔앨범 곡들과 신곡 위주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나는 데뷔앨범도 좋지만 2,3집도 꽤 좋아하는데... 그래도 2집에서 Greedy Fly 하나를 부르긴 해서 그나마 다행. 전자음이 제일 많았던 3집 곡은 하나도 없었다. 뭐 실패한 앨범이니까... 왼쪽 사진 뒤에서 보이는 드럼 멤버가 유일한 그 당시 Bush 멤버고 기타/베이스는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 있다. 보컬 Gavin은 공연 중간에 퍼포먼스도 적절히 있었고 함께 드럼을 치기도 했다. 압권은 비틀즈의 Come together를 부를 때였는데... 갑자기 Gavin이 관중석으로 나왔다. 그는 Come together를 부르면서,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오른쪽 사진 뒤로 보이는 잔디밭까지 다녀왔다. 내 앞으로 지나왔는데 사진은 못찍었고... 여성팬들 다가가서 끌어안고 진행요원들은 적당히 호위하면서 길 뚫고 뭐 그랬다. 비틀즈와 전혀 다른 Gavin의 음색 때문에 노래가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것도 특징. 



# Glycerine, Comedown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그런지 취향의 밴드들이 히트하고 나면 상당수가 팝밴드 느낌이 되는데 (Creed, Nickelback) Bush는 음악 분위기를 꾸준하게 고수했고, 그게 Bush가 팝에서는 더 이상 히트하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들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중고딩 때 Bush의 다양한 시도들을 들으면서 왜 이게 뜨지 못할까 아쉬워한 적도 많았고 아무튼 나는 꽤 좋아했던 밴드들 중의 하나였다. 위의 드럼 멤버는 세월의 무게가 많이 느껴지는데 Gavin은 여전히 포스 넘치는 것도 신기했고. 참고로 오른쪽 위에 관중들 사진 안에는 내 모습도 찍혀 있다. (...)


# 하루 종일 공연을 즐기려니 피곤하긴 했지만 (Yeah Yeah Yeahs 까지 볼 체력은 없었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Bush야 원래부터 보고 싶었고, Silversun Pickups는 확실하게 좋아하게 되었고 Capital Cities 같은 경우는 정말 대형스타가 될 지도 모르는 밴드니까 보고 싶었고 등등. 단독공연 보러 가긴 조금 아쉬운 밴드들이 무더기로 나와서 아주 즐거웠다. 끝으로 선곡은 Bush의 Mouth. Bush는 2집의 리믹스 앨범과 3집 앨범 때 전자음을 앞세운 다양한 시도를 했었다. 모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쓰여서 뮤비에 나오는 줄리 델피의 모습도 인상적. 97년작이다. 줄리 델피에게 아마 이 영화는 흑역사일듯.


(Bush - Mouth)

줄리 델피와 그웬 스테파니가 이 포스팅을 싫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