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AQ/유학준비

군대


남자는 항상 군대 문제가 발목을 잡게 되는데, 무조건 빨리 다녀오는 게 좋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후에 군대를 다녀오면 군대 있는 동안 배운 내용도 많이 잃어버리고 교수님과의 관계, 정보 우위 등등 많은 면에서 세상과 단절되므로 불리하다. 유학을 결심한 이상 빨리 다녀오는 것이 좋다.

물론 가능하다면 공익이나 카투사, 병역특례 등이 유리하며 그냥 병으로 가야 한다면 육군보다는 자주 민간에 나올 수 있고 평균적으로 생활이 편안한 공군 병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평균적으로 그곳들이 낫다는 이야기고, 어디로 가든 군생활의 랜덤성은 제거할 수 없다는 것과, 일단 처음 몇 달간은 공부는 꿈도 꾸지 말고 적응해야 한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가능하면 5학기가 아니라 4학기 휴학할 수 있도록 입대일자와 제대일자 조정하는 것도 필수.

문제는 유학 결심을 2학년 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 하는 점이다. 3학년 마친 후까지는 병사로 군대를 가는 것에 크게 상관이 없지만, 군대를 가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유학을 결심하는 경우에 문제가 생기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다. 이미 어느 정도 경제학에 대한 감이 잡힌 상태에서 짧게 갔다와서 잊어버린 내용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좋을지, 장교로 길게 다녀오면서 조금이라도 덜 잊어버리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은지, 쉽게 말하기는 힘들다. 역시 병사로 가든 장교로 가든, 평균적인 군생활은 장교가 당연히 낫지만 variance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장교의 경우 영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퇴근 후의 생활은 완전히 자유이다. 하지만 육군의 경우 부대에서 멀리 이탈할 수 없으므로 주말에도 행동의 제한이 있다. - 따라서 장교라고 한다면 공군 장교가 제일 선호되는데, 공군이라도 군생활이 꼬이면 매일과 매 주말 상관의 압박과 격무에 시달리는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참고로 글을 쓰는 나 자신은 공군장교로 생활하면서 유학 준비를 하여 나름대로 성공했는데, 내 군 생활이 워낙 운이 좋게 풀린 사례임을 알기에 주변에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유학 준비는 성공했지만, 그 기간 동안 경제학 공부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거의 잊어가기만 했다. (미국 나가서 잘 따라갈 수 있을지, 항상 걱정하고 있다.) 덤으로 장교 생활을 하면 웬만해서는 유학 준비에 충분한 돈 +@를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군생활을 마친 뒤 바로 유학을 나가는 것은 불가능한데, 그것은 아무리 군복무 전에 교수님들과 네트워크를 쌓아 왔다고 해도 2년전의 일을 바탕으로 추천서를 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교로 복무할 경우 복무중 휴일을 이용해서 계속 교수님과 컨택을 유지하고 그를 바탕으로 추천서를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역시 군 생활이 잘 풀려야 가능한 일이고, 평균적으로는 군복무를 마치고 최소 6개월 정도 대학원 생활을 하고 유학 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월에 제대하면 그 해 내내 대학원에 있다가 그 해 연말에 유학준비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가끔 미필 상태에서 유학 지원을 하고 그곳에서 2년간의 코스워크 끝내고 돌아와서 군복무를 한 뒤 다시 복학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지위의 안정성이라는 점에서는 괜찮은 선택인데 CV에 석사 받은 연도와 박사 받은 연도가 다르게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5년간 박사를 하면 2년만에 석사 받고 3년 뒤에 박사 받은 셈인데 그 와중에 군대 2년이 포함되어 있으면 2년 만에 석사, 5년 뒤에 박사를 받아 7년간 박사를 한 것이 된다.) 이 점이 나중에 잡 마켓 나올 때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 추가 : 현재 수업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이 아직 제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지금 장교 복무 후 한 학기를 마치고 유학을 시작하고 있다. 지금 수업에 집중하기 힘든 게 영어 리스닝 부족이 큰 이유이긴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 보낸 한 학기 동안에도 수업에 집중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강의라는 것을 3년간 전혀 듣지 않다가 다시 시작하려니 75분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뇌가 적응을 못한다는 느낌?? 현재 여기서 체력과 정신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강의 내용을 거의 따라가지 못하는데, 군복무로 인한 부적응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된다. 뭐 야구선수들 보면 다른 일 하다가도 돌아와서 멀쩡히 잘 뛰기도 하지만... 테드 윌리암스도 있고, 조성환도 있고, 하지만 그건 천재들 이야기!!! 

결론: 가능하면, 역시 군대는 빨리 다녀오는 것이 좋다. 

'FAQ > 유학준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모든 정신적인 어려움.  (0) 2010.08.18
현실적인 기대치??  (24) 2010.08.11
유학 준비 실패 사례들  (5) 2010.07.21
결혼과 가족  (0) 2010.07.16
대학원 과목 수강  (10) 201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