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각종 공연 후기+@

밴드소개/공연후기 - Switchfoot, Skillet

# 오랜만에 올리는 후기는 대표적인 크리스쳔 록 밴드들이다. 우선 크리스쳔 락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종교적인 메시지를 가사에 담은 Rock Music이 크리스쳔 락이 되겠다. 하지만 '명시적인' Christian Rock 외에도 종교적인 영향을 받은 밴드로 그 범위를 넓혀 볼 수도 있다. 종교적인 메시지를 좀 더 간접적으로 담고 있는 밴드들도 많다. 단순히 하나님의 사랑과 극복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삶의 고난과 경험을 종교적으로 서술하거나, 혹은 좀 더 엷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명시적인 Christian Music 외에, 일반적인 대중음악과 Christian Music 사이에 있는 밴드들도 존재한다.


# 미국의 수많은 밴드들이 교회 밴드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기에 Semi-Christian 밴드들은 대단히 많다. 대표적으로 Creed와 Lifehouse가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크리스쳔 밴드에 한쪽 발을 걸친 밴드들이다. 또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이들 Christian Rock은 장르가 대단히 넓다. Creed는 그런지에 기반한 하드락이지만, Lifehouse는 좀 더 팝에 가깝고, 헤비메탈 성향의 밴드들도 있으며, P.O.D.와 같은 랩메탈, 뉴메틀 밴드도 있다. P.O.D. 가 음악적으로는 Limp Bizkit 사촌지간이지만 가사 성향은 크게 다르다는 사실. 심지어 이들 크리스챤 밴드들은 마릴린 맨슨류의 Anti-christian 밴드들과는 합동공연도 거부한다. 그래서 이들 음악은 White Metal 로도 불린다.


(Switchfoot - Meant to live)


# 오늘 소개하는 두 밴드 Skillet과 Switchfoot은 대표적인 크리스쳔 밴드로, 둘 모두 음악적으로는 그런지/하드락 기반이다. 그들 중 Switchfoot이 좀 더 대중음악적 성향이 강하다면 Skillet이 좀 더 종교적인, 그러면서 좀 더 헤비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Switchfoot은 2003년 발표한 네번째 앨범에 수록된 Meant to live, 그리고 Dare you to move가 HOT100 20위권 안에 진입하는 성공을 거두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에도 다섯 장의 앨범을 더 발표했다. 예전같은 인기는 아니지만 꾸준히 대중음악 팬들, 락음악 팬들, 크리스쳔 음악 팬들 사이에서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작년 여름 지산 월드락 페스티벌 참가하며 내한한 적도 있다.


(Skillet - Awake and Alive)


# Switchfoot이 팝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면 Skillet은 크리스챤 락 장르 안에서 대표적인 밴드로 자리잡은 경우다. 96년 데뷔앨범을 낸 이후 줄곧 모든 앨범이 장르 내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것이 하드락 전체에서 성공한 것은 206년 6번째 앨범 Comatose, 2009년 7번째 앨범 Awake였다. 작년 8번째 앨범 RIse는 이전 두 앨범의 성공에 비해서는 반응이 좀 아쉬운 수준. Switchfoot이 확실한 히트 두 개가 있다면 Skillet은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많은 곡을 히트시킨 편이다. 가장 성공한 곡을 뽑는다면 Awake and Alive, 그리고 Monster. 나머지 곡들은 Hero, Comatose, Whispers in the Dark 같은 헤비한 곡부터 One day too late, American Noise, Those Nights 같은 발라드까지 폭이 대단히 넓다. Monster 처럼 색채가 얇은 곡도 있지만 대부분 가사를 보면 크리스쳔 밴드라는 것이 잘 느껴진다. 최근 빌보드에서 실시한 팬덤 투표 토너먼트에서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우승자가 된 빅뱅에게 패하면서 결승진출은 좌절되었다.



# Switchfoot 공연은 Collective Soul, Halestorm과 같은 공연장에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1월에 나온 그들의 9번째 정규앨범 Fading West의 투어중으로, 새앨범 수록곡을 많이 라이브로 보여줬다. 그들은 Nickelback 류의 약간 대중화된 정통 하드락 노선을 꾸준히 따라가고 있었는데, 요즘 워낙 전자음 들어가는 곡들이 유행이다 보니 이들도 새앨범에서는 음악 스타일이 좀 달라졌다. 다른 곡들도 그렇지만 새앨범 Who we are 역시 그런 변화가 완연하게 느껴진다. 다만 공연에서 예전 곡들과 지금 앨범 곡들을 함께 선보이다 보니 서로 이질적인 느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 전체적인 공연은 그동안 다닌 비슷한 분위기의 밴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국에서 하드락/그런지 성향의 밴드들의 주소비 연령층이 좀 높기 떄문에... 공연 리드하는 방식도 그다지 종교적이거나 할 게 없었다. 영어가 딸려서 가사를 폭넓게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워낙 메시지가 분명하다 보니. Love along is worth to fight 같은 곡은 제목만 봐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은 감이 팍팍 온다. 



# 눈에 띄는 특징이라면 그동안 내가 본 밴드들 중 관중 사이를 제일 많이 헤집고 다녔다는 것.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관중이 보기에 왼쪽으로 내려왔다가 가운데를 가로질러 나가 다시 오른쪽으로... 공연 마무리는 그들의 히트작 Dare you to Move와 Meant to Live, 그리고 약간은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Where I belong으로 장식했다. 열광의 도가니 이런 분위기는 아니지만 편안하게 라이브무대 즐겁게 감상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실제로도 공연 외에 관계된 봉사활동이나 이벤트를 대단히 많이 참여하는 편. 끝으로 다른 히트곡 Dare you to Move.


(Switchfoot - Dare you to Move)



# Skillet의 공연은 단독공연이 아니라 다른 크리스쳔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합동순회공연의 형식이었다. The Roadshow Tour라는 이름으로 매해 1-2월에 Rock&Worship이라는 모토로 중소도시 위주로 10$에 공연을 하고, 그 다음에는 비슷한 멤버들이 대도시나 가지 못한 곳들을 더 돈다. (입장료는 더 올라가긴 한다.) 총 6개 밴드/아티스트들이 참가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메인스트림 락에서 요즘 제법 뜨는 신인 밴드 We As Human을 놓쳤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공연 중간에는 자선단체 안내를 했다. 한국컴패션처럼 개도국의 빈민층 아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였고 공연장 바깥에서 현장 지원도 받았다.



# Skillet과 함께 더블 헤드라인을 담당한 밴드는 Third Day 라는 밴드. Skillet이 헤비한 음악에 비교적 경력에 비해 늦게 터졌다면 Third Day는 1996년에 메이저 데뷔하자마자 크리스쳔 뮤지션으로서는 탑의 자리에 올랐고 음악도 좀 더 팝에 가깝고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Adult Alternative. 최신 앨범 타이틀곡 I need a Miracle을 아래에 링크한다. 공연이 끝난 뒤 막간에 무대 장비를 세팅하는 동안 또 다른 어쿠스틱 밴드의 공연이 있는 등, 6개 아티스트들과 각종 홍보영상 등을 조합하여 거의 빈틈없이 공연을 진행한 것도 하나의 포인트였다.


(Third Day - I need a miracle)


# 기다리던 Skillet의 공연 시작. 이들은 기본적으로는 남자둘 여자둘로 구성된 혼성밴드로, 그들 중 프론트맨이자 베이스를 맡는 John Cooper와 키보드/보컬/리듬기타의 Korey Cooper가 부부로서 밴드를 리드하고 있다. 곡들에 현악 세션이 꽤 들어가기 때문에 공연 때는 추가 멤버가 더 들어간다. 공연이 시작되었을 때, 꽤 달라진 멤버들의 패션, 분위기에 사실 놀랐다. 공연 전에 Setlist는 늘 확인해 두지만 멤버 이미지를 체크하지는 않으니까... 


# 애초에 Christian Rock Festival로 기획된 만큼 음악은 헤비해도 가사, 그리고 관중들을 열광시키는 분위기는 마치 예배와 비슷했다. 크리스쳔 밴드들의 곡 중 본질에 제일 근접한 가사인 절대자에 대한 경외, 그걸 통해서 나 자신이 어떻게 달라지는가가 가사에 많이 보인다. God이라는 직접적 단어만 없을 뿐 완전히 찬송가 가사라고 봐도 된다. 와 곡 두세개 끝난 초반에는 잠시 난치병으로 투병중인 관객들을 소개하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밴드음악의 저변이 좁은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얼터너티브 메탈과 예배/기도의 조합. 미국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위 사진에 있는 것처럼, 4곡 정도 소화한 뒤 Not Gonna Die를 앞두고 바이올린과 첼로 세션이 무대 앞에 등장하여 6명이 공연을 이끌어 나갔다.


# 단독 공연이 아니다 보니 9곡 정도로 짧게 진행되었고, 발라드보다는 헤비한 넘버들로 주로 Setlist가 구성되었다. 특히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무대 뒷편의 자리는 위아래로 움직이게 설계되어, 드럼을 제외한 여러 멤버들이 무대 전체를 활용하여 움직이면서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고. 이번 새앨범은 좀 아쉬웠지만, 2006년/2009년 앨범의 곡들은 이쪽 장르 즐겨듣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좋아할 만한 명곡들이 많다. 마무리는 발라드인 One Day too late.


(Skillet - One day too l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