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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각종 공연 후기+@

밴드소개/공연후기 - Alt-J, Arctic Monkeys

# 이번엔 공통적으로 인디락 성향을 가진 영국 밴드들이다. 부활한 거물 Arctic Monkeys와 2012년 영국 최고의 신인이었던 Alt-J. (서명이 없는 사진들은 공연 홈피에서 퍼왔음을 밝힙니다.)



# Alt-J는 2012년 5월 영국에서 데뷔앨범 Awesome Wave를 발표했다. 이들의 존재가 수면 위로 알려진 것은 세번째 싱글인 Breezeblocks가 음악 팬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 이후 데뷔앨범에서 다섯 개의 싱글이 나왔고, 데뷔앨범은 머큐리 프라이즈를 받고 Brit Awards 여러 부문에서 후보로 오르는 등 호평받았다. 음악 스타일을 뭐라고 표현하기 참 어려운데, 악기 구성 자체는 단조로워서 포크/미니멀과도 관련이 있지만, 음악 분위기는 적절한 전자음과 독특한 화음을 사용하여 음산하고 신비스럽다. 실험적이고, 사이키델릭 쪽으로도 불린다. Breezeblocks, Tessellate, Something Good, Matilda, Fitzpleasure 등 싱글커트된 곡을 직접 들어보고 판단하시길.



# 공연은 그들의 음악처럼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뛰면서 즐길 음악은 전혀 아니지만, 그들의 음악의 독특한 분위기가 공연장 안에서 극대화된 느낌이었다. 음악이나 보컬 스타일이 라이브로 소화하기 어려운 음악은 아니지만, 맞춰서 나오는 보컬과 화음이 분위기를 더 살려 주었다. 무대 인사는 안경을 낀 키보드 주자가 맡았다. 멤버들의 얼굴은 Matilda의 뮤직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솔직히 Breezeblocks의 Please don't go~ Please don't go~ 로 시작되는 후렴구가 확 들어와서 그렇지, 대중친화적인 밴드는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독특한 음악과 스타일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밴드. 영국 출신으로 음악적으로 인정받은 밴드인데도 아직 한국에는 음원조차 들어오지 않았는데, 조만간 더 알려지길 기대해 본다.



# SETLIST : Intro / Fitzpleasure / Something Good / ❦ (Ripe & Ruin) / Tessellate / Matilda / Dissolve Me / Breezeblocks 


# Arctic Monkeys는 영국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 씬에서 제일 성공한 밴드다. Franz Ferdinand보다 데뷔는 늦었지만, 데뷔 싱글 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부터 바로 영국 1위를 차지, 2006년 1월 데뷔앨범이 영국에서 가장 빨리 팔린 데뷔앨범이 되는 등 데뷔시절의 폭발력은 Oasis과 거의 동급이었다. 이후 2집 Favorite Worst Nightmare가 불과 15개월 뒤에 나왔지만 여전히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이때까지의 음악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개러지 락이었다면, 이후 3집부터는 사이키델릭 쪽으로 음악 성향이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상대적으로 3집, 4집은 부진했지만, 2013년 9월 발표된 5집 AM은 그간의 부진을 상당히 만회하면서, 비평과 대중성 모두 성공 가도를 걷고 있다. 브릿 어워즈 주요부문의 유력한 후보.


(Arctic Monkeys - R U Mine?)


# 공연장에서 제일 놀란 것은 팬들의 성비였다. 2006년에 데뷔했으니 상대적으로 그만한 중견 밴드들에 비해 역사가 짧긴 하지만, 공연장에 온 사람들의 연령층이 상당히 낮고, 동시에 엄청나게 여초였다. 여 65 : 남 35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Arctic이 30 Seconds to Mars처럼 꽃미남도 아닌데 이렇게 여성 팬이 많을 줄은. 공연이 시작하는데 공연장 특성인지 그들이 의도한 건지 공연장은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이런 게 그들의 새로운 음악 스타일에 어울리기는 한데, 덕분에 사진 찍기는 아주 힘들었다.



# 첫 곡은 이번에 인기몰이 중인 Do I Wanna Know? 였다. 관중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몽환적인 분위기로 시작하더니 이어진 곡은 2집 타이틀곡 Brianstorm, 1집의 Dancing Shoes. 사람들 다같이 몸을 흔들면 춤추는 분위기가 되었다. 다음은 4집 타이틀곡인 Don't sit down Cause I've moved your chair. 확실히 공연장에서 들어도 이들의 음악은 1-2집과 이후 음반들의 차이가 느껴진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공연장 전반이 어두워서, 보컬인 Alex Turner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 


# 전체적인 선곡인 크게 강약조절을 하기보다는, 최근 앨범 5집을 중심으로 하되 그들의 1-2-3-4집 앨범 대표곡들이 골고루 등장했다. 5집 두번째 싱글커트인 Why'd you only call me when you're high? 나 이제는 전설이 된 대표곡, 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가 아무래도 반응이 좋았다. 공연하면서 Alex Turner가 중간중간 머리를 만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살짝 싸보이는 거만함이 뭔가 그들의 음악과도 어울려 보였다. Oasis는 아무리 공연 중이나 평소 인터뷰에서 헛소리를 해도 서정적인 곡들이 많아서 가끔 부자연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들은 그렇지가 않다. Arctic을 까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 유난히 서정적인 Fluorescent Adolescent를 거쳐서, 앙코르로는 다시 이번 앨범을 대표하는 곡들인 On for the Road 와 R U Mine? 이 이어졌다. 각각 5집의 세번째 싱글곡과, 5집 발매 전에 발표되었다가 5집에 다시 수록된 곡이다. 공연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번 공연은 새로 구입한 차로 두 시간 정도를 달려서 본 공연이었다. 네 달 전 이들의 공연이 이미 내가 있는 곳을 지나갔지만 표가 매진되어서 못 갔고, 이번에 다시 가서 보게 되었는데 충분히 돈 값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눈이 오는 바람에 지옥운전을 한 것이 고통스럽긴 했지만.


# SETLIST

Do I Wanna Know? / Brianstorm / Dancing Shoes / Don't Sit Down 'Cause I've Moved Your Chair 

/ Old Yellow Bricks / Crying Lightning / Snap Out of It / Reckless Serenade 

Why'd You Only Call Me When You're High? / Arabella / Pretty Visitors 

/ 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 / Knee Socks / Fluorescent Adolescent / 505 

Encore: One for the Road / R U Mine? 


# 마지막으로 올리는 곡은 Arctic Monkeys 최고의 곡이라고 생각하는, Fluorescent Adolescent다. Arctic의 히트곡들 중 서정성이 묻어나는 곡은 내가 듣기엔 의외로 별로 없는데 이 노래가 그렇다. 옛날 생각을 하면서 옛날과 달라져 버린 현실을 노래하는 이 곡은 Arctic이 이런 쪽으로도 소질이 있는데 왜 이런 노래가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가사가 정말 좋다. 솔직히 Arctic Monkeys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알지 못한다. 기회가 되면 앨범 깊숙히 다양한 곡들을 더 들어봐야겠다.


(Arctic Monkeys - Fluorescent Adolescent)


가사 링크 : http://www.metrolyrics.com/fluorescent-adolescent-lyrics-arctic-monkey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