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출신인, Phoenix라는 밴드의 신곡 'Entertainment' 가 최근 발표되고 일주일쯤 전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근데 뮤직비디오가 한국을 소재로 했다. 내용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충격과 공포 수준. 우선 아래 메인 화면을 보면 오른쪽에 '엔터테인먼트 월드 투어 2013 서울 경기장'이라고 분명히 적혀 있다. 아래 링크를 타고 일단 직접 보고 판단하시라.
(Entertainment - Phoenix)
# 상당한 논란거리 및 가십화가 될 수 있으나 아직 제대로 기사화되지는 않았고, 다만 어느 분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상세한 해설을 이미 해 주셨다. 아래 링크 참조.
http://blog.naver.com/iamthelotus?Redirect=Log&logNo=90167149675
# 뮤직비디오는 곳곳에 한글이 등장하고, 남산터널 표지판도 있고 피닉스 공연 안내가 한글로 씌여 있는 등 한국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근데 중간 나오는 모습은 중국 무협영화 모습도 있고, 더 문제인 것은 북한으로밖에 볼 수 없는 장면들도 많다는 것이다. 또한 배우들의 모습은 한국인으로 보기 힘들고 중국인의 모습이며ㅡ 노래 뒷부분의 깔린 전자음 사운드는 80년대 홍콩영화 같고, 뮤직비디오 스토리는 막장드라마도 아니고 서로 연결이 안된다. 한국 사람이 보면 기분이 좀 나빠질 수밖에 없는 내용.
(뮤직비디오 첫장면 - 리허설이라는 한글 글자가 눈에 보인다)
# 80년대 전자음 사운드같은 노래때문에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듣보잡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려 2010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얼터너티브 앨범상을 받은 밴드다. 프랑스 출신으로 인디에서 오랜동안 활약하다가, 2009년 앨범 Wolfgang Amadeus Phoenix 가 미국 락씬에서 큰 히트를 하고 그래미상까지 받았다. 음악은 들으면 알 수 있듯이 개러지/신스/인디 락 계열로 복고풍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 '1901'로 빌보드 alternative songs 1위까지 오른 적이 있다. 아래에 링크한다. 생각보다 인기도 많고 실력있는 밴드.
(1901 - Phoenix)
# 아무튼 한국에서 상당한 논란감이다. 네이버 포탈에 '프랑스 밴드 피닉스, 뮤직비디오에서 한국 비하 파문' 이렇게 딱 기사 뽑으면 꽤 많이 사람들 클릭해 보지 않을까? 아니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 프랑스의 한류 모습' 등등... 상상에 맡긴다. 아직 위키피디아나 다른 곳에 뮤직비디오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뮤직비디오를 만든 것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최소 한국 배경이면 한국 배우를 써야 하지 않나, (미국 나와보면, 도시 지역에는 한국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남북한의 대립 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을 연상시키는 모습과 남한의 모습을 교차시킬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눈살이 좀 찌푸려지는 모습들.
#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를 보고 떠오른 장면은 얼마 전 임재범이 공연 때 나치 군복을 입고 나와서 진중권의 공격을 받았던 일이었다. 다른 나라 문화에서 금기시되어야 할 상징을 잘못 사용하면 상당한 불쾌감을 줄 수 있는데, 그 당시 불쾌했을 만한 대상인 프랑스 밴드가 정확히 반대로 우리나라에 똑같은 일침을 가한 셈. 또한 콜드플레이도 그들의 인기곡 Lovers in Japan의 공연용 영상에 군국주의 시절 일본군 모습을 집어넣었다가 항의를 받고 뺀 적이 있다. 사실 이 노래에 Osaka, Soldier라는 단어가 가사에 각각 따로 등장하긴 한다. 문맥상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것의 총체적인 의미는 다르니까.
# 참고로 Phoenix 밴드의 최고 출세작인 Wolfgang Amadeus Phoenix는 멜론 서비스가 되고 있지 않다. 요즘 웬만한 해외 밴드 음악이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걸 생각하면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정말 듣보잡 수준인 것. (이 신곡 Entertainment는 청취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트위터에 올라온 '이 뮤비에서 제일 비현실적인 부분은 피닉스가 한국에 와서 서울 경기장에서 이틀이나 공연한다는 것' 이라는 지적은 정말 적절하다.
P.S.) 한국 비하 파문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은 관심 끌어 보려고 달았습니다. 제 블로그 조회수 올리려고가 아니라, 그냥 이 비디오 많은 사람들이 보고 해외에서 한국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판단했으면 하는 정도입니다. 저 자신도 좀 엥? 하긴 했지만 댓글에도 있듯이 화나거나 그런 건 아니고, 좀 아쉽다 정도입니다. 이 뮤비가 묻혔으니, 피닉스의 내한 공연이 실현되는 일은 더더욱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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