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다른 전공 박사 생활에 대한 정보는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제가 아는 정보 내에서 쓴 이 글은 실제 현실과 다른 내용이 들어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 박사과정을 겪다 보면 나는 경제학 박사에 소질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은 자주 한다. 그럴 때마다 나를 합리화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나에게 주어진" 여러 직업 옵션 중에서 경제학 박사가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적어도 현재까지는)이다. 또 한 가지는 만약에 박사를 무조건 나온다는 전제 하에, 경제학 박사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거의 모두에게.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박사 후 평균 수입이 좋고 취직할 수 있는 곳이 많으며 포닥이 불필요하다.
> 이게 다른 전공에 비해 제일 돋보이는 점이다. 경제학 박사는 웬만한 곳에서 박사를 받아도 포닥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바로 교수 혹은 국내 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포닥을 하는 경우는 본인이 더 좋은 곳에서 잡을 잡기 위해 준비하는 케이스로서, 다른 교수 혹은 연구직이 가능함에도 포닥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 일단 미국 리서치 스쿨이 아니더라도 티칭 스쿨에서도 경제학 박사는 충분한 수요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많은 연구원들이 경제학 박사를 필요로 한다. 국내 연구원의 경우 아무래도 본인이 희망하는 것이나 본인 전공과는 상대적으로 상관이 별로 없는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지만, 아무튼 평균 수입이 높은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2. 전공선택의 폭이 넓다.
> 다른 학문들은 비교적 연구 방법이 한정되어 있는 반면 경제학은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사이에 있는 학문으로써 위치한다. 따라서 두 가지 방법론에 모두 익숙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가지 방법론만 확실히 익혀도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만 숙지함으로써 경제학 연구를 잘 진행시킬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계량이론은 통계학, reduced-form estimation은 사회학에 아주 가까우며 실험경제학, 법경제학 등등도 존재한다.
3. 탄력적인 박사과정 시간운용을 할 수 있다.
> 대부분의 공대 자연대 박사과정은 랩 단위로 이루어지고, 이 경우 박사과정 학생들은 랩에 소속되어 사실상 출퇴근을 하게 된다. 회사원과 생활이 크게 다를 바 없고 방학에도 교수 허락을 맡아 휴가를 내야 한다. 하지만 경제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인문 사회계열 박사는 대부분 탄력적인 시간운용을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본인 논문 데드라인이 다가오거나 교수님과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 당연히 할 일이 많아지긴 하지만, 그걸 며칠에 나눠서 하든 밤새서 하든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하는 어느 날 어느 시간은 아무리 바빠도 쉴 수 있다. 특히 연애를 하는 경우 이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물론 몇몇 교수님의 경우 교수님 본인이 시간 개념이 없거나, 일이 아주 많아서 이 조건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4. 박사과정이 길지 않다. (평균 6년)
> 보통 박사과정을 끝내는 데는 대부분의 다른 전공도 빨라도 5년을 잡아야 한다. 경제학은 평균 6년 정도 걸린다. 내가 생각할 때 경제-경영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회과학 및 인문학 유학은 7년이 넘게 걸린다. 박사과정이 길어질수록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그리고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결혼하기가 쉽지 않은데 유학생활을 빨리 끝내고 자리를 잡을 수록 결혼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것도 엄청난 장점이다.
5. 경영대보다 유리한 점
> 위에서 말한 장점은 대부분 경영대 박사과정도 가지고 있으며 경영대 박사과정이 경제학보다 더 나은 점도 있다. 하지만 경영대보다 경제학 박사가 더 유리한 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경제학 박사과정이 유학 나가기 쉽다는 것. 경영대 박사과정은 뽑는 사람이 적을 뿐더러 국내에서 유학을 바로 나가기가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비를 들여 미국에서 통계학 석사와 같은 과정을 가치게 된다. 하지만 경제학은 국내에서 바로 유학 나가는 것이 (요즘에 조금씩 힘들어지는 듯하지만) 상대적으로 쉽다. 경제학 박사과정도 생활비를 제공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유학 준비비용이 낮은 셈이다. 또한, 경영대 박사과정은 중도 탈락률이 높다. 학생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 1-2년차는 물론 3-4년차에 학생을 내보내는 경우도 많다. 반면 경제학은 대부분의 박사과정이 퀄 시험만 통과하면 내보내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퀄 시험에 강한 편이므로 이 차이는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
#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당신이 무조건 어느 전공이든 "박사를 나가야 한다면" - 나는 웬만한 내가 보는 사람들에게 박사생활 생각보다 힘들다고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아직 어려서 전공 선택을 폭넓게 할 수 있거나, 나는 무조건 해외에서 몇년간 공부해야 한다는 다짐, 혹은 부모님의 압박이 있다면, 경제학을 선택하라.
# 박사과정을 겪다 보면 나는 경제학 박사에 소질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은 자주 한다. 그럴 때마다 나를 합리화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나에게 주어진" 여러 직업 옵션 중에서 경제학 박사가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적어도 현재까지는)이다. 또 한 가지는 만약에 박사를 무조건 나온다는 전제 하에, 경제학 박사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거의 모두에게.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박사 후 평균 수입이 좋고 취직할 수 있는 곳이 많으며 포닥이 불필요하다.
> 이게 다른 전공에 비해 제일 돋보이는 점이다. 경제학 박사는 웬만한 곳에서 박사를 받아도 포닥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바로 교수 혹은 국내 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포닥을 하는 경우는 본인이 더 좋은 곳에서 잡을 잡기 위해 준비하는 케이스로서, 다른 교수 혹은 연구직이 가능함에도 포닥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 일단 미국 리서치 스쿨이 아니더라도 티칭 스쿨에서도 경제학 박사는 충분한 수요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많은 연구원들이 경제학 박사를 필요로 한다. 국내 연구원의 경우 아무래도 본인이 희망하는 것이나 본인 전공과는 상대적으로 상관이 별로 없는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지만, 아무튼 평균 수입이 높은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2. 전공선택의 폭이 넓다.
> 다른 학문들은 비교적 연구 방법이 한정되어 있는 반면 경제학은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사이에 있는 학문으로써 위치한다. 따라서 두 가지 방법론에 모두 익숙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가지 방법론만 확실히 익혀도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만 숙지함으로써 경제학 연구를 잘 진행시킬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계량이론은 통계학, reduced-form estimation은 사회학에 아주 가까우며 실험경제학, 법경제학 등등도 존재한다.
3. 탄력적인 박사과정 시간운용을 할 수 있다.
> 대부분의 공대 자연대 박사과정은 랩 단위로 이루어지고, 이 경우 박사과정 학생들은 랩에 소속되어 사실상 출퇴근을 하게 된다. 회사원과 생활이 크게 다를 바 없고 방학에도 교수 허락을 맡아 휴가를 내야 한다. 하지만 경제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인문 사회계열 박사는 대부분 탄력적인 시간운용을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본인 논문 데드라인이 다가오거나 교수님과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 당연히 할 일이 많아지긴 하지만, 그걸 며칠에 나눠서 하든 밤새서 하든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하는 어느 날 어느 시간은 아무리 바빠도 쉴 수 있다. 특히 연애를 하는 경우 이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물론 몇몇 교수님의 경우 교수님 본인이 시간 개념이 없거나, 일이 아주 많아서 이 조건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4. 박사과정이 길지 않다. (평균 6년)
> 보통 박사과정을 끝내는 데는 대부분의 다른 전공도 빨라도 5년을 잡아야 한다. 경제학은 평균 6년 정도 걸린다. 내가 생각할 때 경제-경영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회과학 및 인문학 유학은 7년이 넘게 걸린다. 박사과정이 길어질수록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그리고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결혼하기가 쉽지 않은데 유학생활을 빨리 끝내고 자리를 잡을 수록 결혼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것도 엄청난 장점이다.
5. 경영대보다 유리한 점
> 위에서 말한 장점은 대부분 경영대 박사과정도 가지고 있으며 경영대 박사과정이 경제학보다 더 나은 점도 있다. 하지만 경영대보다 경제학 박사가 더 유리한 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경제학 박사과정이 유학 나가기 쉽다는 것. 경영대 박사과정은 뽑는 사람이 적을 뿐더러 국내에서 유학을 바로 나가기가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비를 들여 미국에서 통계학 석사와 같은 과정을 가치게 된다. 하지만 경제학은 국내에서 바로 유학 나가는 것이 (요즘에 조금씩 힘들어지는 듯하지만) 상대적으로 쉽다. 경제학 박사과정도 생활비를 제공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유학 준비비용이 낮은 셈이다. 또한, 경영대 박사과정은 중도 탈락률이 높다. 학생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 1-2년차는 물론 3-4년차에 학생을 내보내는 경우도 많다. 반면 경제학은 대부분의 박사과정이 퀄 시험만 통과하면 내보내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퀄 시험에 강한 편이므로 이 차이는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
#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당신이 무조건 어느 전공이든 "박사를 나가야 한다면" - 나는 웬만한 내가 보는 사람들에게 박사생활 생각보다 힘들다고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아직 어려서 전공 선택을 폭넓게 할 수 있거나, 나는 무조건 해외에서 몇년간 공부해야 한다는 다짐, 혹은 부모님의 압박이 있다면, 경제학을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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