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AQ/유학준비

Economics & Finance / Business


# 경영학 박사과정에 대해서는 어깨너머로 들은 것이 전부여서 이 글의 내용도 약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학 박사과정생으로서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되어 내가 아는 여러 사실들을 이곳에 정리하려고 한다.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은, 경영학/finance와 경제학은 참 가깝고도 먼 학문이라는 것.

# 경영학 박사과정은 대체로 경제학에 비해 뽑는 사람 수가 적다. 각 분야의 경영학 박사과정생을 모두 합쳐도 경제학과 학생 반도 안되는 경우도 많다. 대신 장학금은 거의 전원에게 제공하는 것은 장점. 하지만 장학금을 충분히 제공하는 경제학 박사과정은 퀄 시험이 덜 타이트한 경향이 있는 반면 경영학 박사과정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경영학 박사과정에서 퀄 시험과 기타 이유로 중도 탈락하는 경우도 많이 들어왔다.

# 경제학 박사과정은 한국에서 학점을 중심으로 스펙을 관리하는 이른바 '정석적인' 유학 준비를 해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으나 경영학 박사과정은 그렇지 않다. 뽑는 인원 수가 적으므로 학점이 아무리 좋아도 그 영향은 제한적이며, 그곳의 faculty와 직접 연락이 닿는 교수님의 강력한 추천서, 혹은 경영대 해당 과정의 건학이념과 본인의 연구 목표 및 경험을 잘 결부시킨 specialized된 SOP가 아주 중요하다. 경제학 역시 사회 과학이고 현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지만 경영학은 기업활동 전반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이해를 필요로 하며 또 관련된 연구를 한다. 따라서 직장경력이 상당히 중요하며 SOP 에 이러한 경험도 충분히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 만약 본인이 경영대 박사에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다면 국내에서 준비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학부에 직접 지원하거나 편입하거나, 아니면 통계학 석사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수님들께 인정받고 그 추천서를 기반으로 경영대 박사과정을 준비하는 것이다. 상당히 비용도 많이 들고 위험도 따르지만, 본인의 목표가 분명하다면 그쪽으로 가는 것이 더 확실한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만 유학을 준비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드미션 결과를 충분히 기대하기 어렵다.

# 국내에서 경영대 유학을 준비해야 한다면, 경제학 박사과정 수업들을 들으면서 (어짜피 경영대 박사과정 상당수는 경제학 박사과정 과목들이 필수과목이다.) 경제학 박사도 함께 지원하는 것이 좋다. 미국 경제학 박사과정의 경우 경영대와 연계가 잘 되어 있거나 (대표적으로 시카고) 금융학을 경제학 안에 포함하고 있거나 (프린스턴) 하는 경우들이 있으며, 또한 경제학과의 몇몇 교수님들은 기업 쪽의 application을 깊게 연구하고 있어서 경영대 연구와 거의 비슷한 것을 보는 분들이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학교 서치는 본인이 직접해야 할 테니 좀 시간이 걸릴 것이다.

# 반면 경제학 박사과정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경영대에 있는 여러 박사과정 지원에 있어 좀 더 신중해야 한다. 방금 말한 것처럼 경영대 안에 있는 박사과정은 뽑는 사람 수도 적고 사회 및 직장에서의 경험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학 박사과정 지원 때처럼 스탠다드한 유학 준비로는 한계가 있다. 또한 Finance의 경우 finance 교수님들의 연구관심 및 철학은 econ에서 finance에 관심있는 분들의 그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아서 그분들 입맛에 맞게 SOP를 쓰는 것은, 경제학과에서 배운 내용만 갖고는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가능성이 높고, 차라리 위에 말한 것처럼 금융/경영에 대한 관심이 꽃핀다면 경제학 박사과정 지원 뒤에 노리는 것이 좋다. 경영대와 경제학과 교수님들과의 관계는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므로, 나중에 어드미션 받고 나서 학교를 결정해야 할 때 이 부분은 선배님들의 조언을 빌어 정확하게 체크해야 한다. 

# 또한 경제학 공부를 하다 보면 finance에 대해서 접하기는 하는데 finance에서 경제학에 관련이 있는 특정 부분만 접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장님 코끼리 코 만지는 격이라고나 할까. 본격적으로 finance를 공부하려고 하면 물론 경제학과 관련은 되지만 finance 학문이 가진 나름대로의 체계가 있고 사용하는 tool과 세계관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동시에 finance 실무경험도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finance 박사과정 지원은 간단하지 않으며, 덧붙여 경제학과 지원할 때 SOP에 finance 이야기 너무 많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finance 좀 많이 아는 사람이 보면 가소롭게 보일 수가 있고 finance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경제학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만약 본인이 macro based asset pricing에 관심이 있다면 research interest 를 거시로 잡고 finance 이야기를 조금 덧붙이면 되고 micro based corporate finance에 관심이 있다면 money and banking 이나 contract theory를 관심분야로 잡고 finance를 조금 덧붙이면 된다. 용어 정립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finance 이야기를 SOP에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여진다. 그 내용 외에 finance의 세계는 훨씬 더 넓다.

# 아무튼 finance 관련 경험이 부족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가진 tool을 이용하여 finance의 한 이슈에 적용시키는 정도. 아마 독자논문은 힘들 것이고 그쪽 분야의 co-author가 있다면 할 수 있는 정도. 잡마켓에서 secondary field로 살짝 언급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