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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h Smith - 블로그 운영의 바람직한 방향

# 얼마 전 블로그 글 검색이 태그보다는 제목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시험삼아 몇몇 글의 제목을 바꾸어 보았는데, 방문자 수가 거의 세 배로 늘었다. 또한 최근 내가 들은 몇몇 이야기들은 블로그 운영에 참고해야 할 내용이어서, 포스팅한다.

# 미국의 여러 경제학 교수님들도 블로그를 운영한다. Mankiw와 Levitt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University of Michigan의 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는 Noah Smith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유명하다고 한다.이 학생은 지금 올해 잡마켓에 나와 있으며 behavioral finance, experimental, macroeconomics 전공이다. 매우 왕성하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는 경제학을 공부하면서도 현실 문제와 연관시키려 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거시경제학을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문제가 된 건 그가 작년 4월경 블로그에 올린 미시간 1년차 거시경제 코스웍에 대한 불만섞인 글이었다. 그곳 출신의 학자들을 보면 미시간의 거시경제학은 정통적인 거시경제 연구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1년차 코스는 의외로 그렇게 많이 다르지는 않다.

 http://noahpinionblog.blogspot.com/2011/04/what-i-learned-in-econ-grad-school.html 

# 암튼, 최근 경제위기 이후로 Krugman을 위시한 많은 사람들이 거시경제학 전체에 대해 싸잡아 비판하고 있는데 대략 그 연장선상에서 경제학을 강도높게 비판한 글이 '학생'에 의해 올라왔고, 여기에 대해 Washington Universtiy in St.Louis의 Stephen Williamson이 답변을 했다. Noah smith should come here and take my class, provided he can pass our prelims. =_=;;; 이 표현이 Noah Smith에 대한 적대심의 표현인지 그냥 농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학생 입장에서 헉 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http://newmonetarism.blogspot.com/2011/05/noah-smith-should-come-to-wash-u.html 

# 예전에 이 블로그에 퍼온 Narayana Kocherlakota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른바 freshwater 경제학자들이 friction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경제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거시경제학의 토대를 쌓아 왔다. Krugman이 정책적 입장을 밝히고 활동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그가 내놓는 현대 거시경제학에 대한 비판을 보면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정책 논쟁을 하다보면 열받기는 하겠지만 그는 비판 타겟을 거시경제학자들 전체로 돌리고 있는 것이 불만스럽다. 맘에 안들면 직접 연구하든가. 뭐, 요즘 그가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 같긴 하던데 (지난 AEA 미팅 때 그가 다른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을 발표하긴 했다)... 

http://krugman.blogs.nytimes.com/2009/01/27/a-dark-age-of-macroeconomics-wonkish/ 

# 일련의 논쟁을 보면 최근 거시경제'학계'에서는 상당한 수준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교수도 옮겨가고 하고 있지만 뭐랄까, '철학'은 여전히 다른 것 같다. 그리고 거시경제학은 정말 학교마다, 교수님마다 생각하는 세계관이나 방법론이 조금씩 달라서 거시경제 전공을 희망한다면 학교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saltwater vs freshwater 논쟁 외에도 estimation vs calibration. simple modelling vs computation, structural estimation or not. price/wage rigidity. 그리고 어느 분야든 중요한 누가 좋은 어드바이저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까지. 요즘 거시경제학을 접하면 접할수록 학교와 교수님들간의 생각이 천차만별 수준이라는 것이 느껴지고 학교마다의 분위기도 조금씩 알 것 같다. 여기에는 쓰기 곤란한 내용이지만 이 글을 보는, 유학 준비하는 거시경제학 관심있는 후배들은 여러 학교에서 어드미션 받으면 반드시 나와 상의해 주었으면 좋겠다.

# 아무튼 내가 Noah Smith 이야기를 듣고 느낀 것은 이 블로그에 너무 강한 주장을 함부로 펼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몇몇 교수님들 눈밖에 나면 학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인데...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블로그의 특성상 대화와 피드백도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공간이기 쉽다. 그래서 이곳에 내 생각을 쓸 때는 내 생각에 충분한 논거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도 열린 자세를 갖고 또 내 주장을 펼칠 때도 '...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라는 식으로 조심스러워진다. 예전에 위에 올린 크루그먼의 거시경제학 비판 링크를 학부생이 페이스북에 걸어논 것을 보았는데 링크한 학생 자체는 조심스러웠지만 친구의 리플 하나가 크루그먼의 말을 너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말을 써서 좀 날카롭게 댓글을 달았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도 거시경제학에 대해 함부로 말할 상황이 못될텐데.

# 또한 같은 이유로 내 이름과 소속 학교는 계속 명시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우리 학교를 대변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 정도로 지적 수준이 충분하지도 않다. 적어도 우리 학교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내 블로그가 뜨는 것만은 막고 싶다. 글의 마무리는 얼마 전에 맨큐 블로그에 올라온, 미네소타 경제학과 학생들이 만든 영상으로 하겠다. 아마 skit show에서 만든 것일까 싶은데, 경제학과 1학년생들의 고달픈 삶, 그리고 요즘 freshwater 학생들이 겪게 되는 배우는 내용과 현실 경제와의 괴리 (이것은 차차 좁혀지겠지만 아무튼 1학년에서는 분명히 느껴진다.) 등을 담고 있다. 웃지만 씁쓸한 이야기들.




#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들께서는 제가 이야기하는 경제학에 대한 여러 글들에 대해서 항상 비판적으로 바라보아 주시고, 또 틀리거나 잘못 쓰여진 부분에 대해서는 댓글로 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