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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준비 Essential

영어, 시험과 실력.


우선 경제학 박사 과정은 95% 정도는 미국을 목표로 하고 출발해야 한다. 영국의 LSE, UCL, Oxford 등도 좋고 캐나다의 UBC 같은 곳도 매력적인 옵션이지만 대부분은 미국을 생각하고, 좋은 학교들이 미국에 주로 몰려 있다. 결국 영어는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는 데 있어 거의 필수 조건인데, 여기에도 두 가지 영어가 필요하다. 좋은 어드미션을 받기 위해 영어 시험 성적을 받는 일. 그리고 그곳에서 생활하기 위해 영어 실력을 쌓는 일. 두 가지 조건은 서로 correlation이 있으나 분명히 서로 다르다.

영어 시험은 결국 GRE와 TOEFL을 준비해야 한다. 각 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gohackers.com에서 아주 잘 설명하고 있고, 문제는 어느 점수를 목표로 하느냐 하는 점.

GRE는 verbal, math, writing의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고 대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인데, 보통 경제학 공부하는 사람이 관심을 갖는 시험은 verbal이다. verbal은 anto, anal, sencom 등의 어휘력이 중요한 파트와 short/long reading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결국 어휘력이다. GRE에 등장하는 어려운 단어들을 시험에 맞게 열심히 외우고, 후기를 타거나 시험이 쉽게 나오면 어휘 문제를 빨리 정확하게 풀고 남는 시간에 reading을 읽으면 된다. 후기를 타지 못하고 시험 문제들도 어렵게 걸리면 어휘는 어휘대로 어려워서 틀리고 reading은 시간 없어서 못 풀게 된다.

요즘 들어 verbal의 세트가 자주 바뀌면서 후기를 타기 어려워지고, 주변 사람들의 성적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GRE 700점을 넘는 사람이 대다수여서 그 정도를 목표로 했지만 요즘은 600점대 후반을 목표로 해도 만만치 않게 된다. GRE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어휘 학습을 하면서 준비하게 되는데 그에 반해 성적의 variation이 너무 커서, 운이 나쁘면 여러 번 봐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CBT를 보려면 일본까지 가야 하는데. 유학 비용을 아끼는 최선의 방법은 GRE를 한번에 잘 끝내는 것이다.

math와 writing도 중요하다. math는 내용이 중학교 수준으로 쉬운 반면 문제에 쓰이는 영어로 된 수학 용어가 좀 어려워서 그것들을 숙지하지 않으면 몇 문제 틀리게 된다. 그런데 math는 무조건 800점 만점을 받아야 하므로, 한두문제 틀리면 만점을 받지만 그 이상 틀리면 안 된다. 미국 각 학교에서 math는 780점 이상을 거의 요구하고 있으므로, 800점을 목표로 잡는 것이 좋다.

writing은 단기 암기가 아닌 꾸준하게 미리미리 실력으로 준비하되 기본적인 틀 문장을 잡은 뒤 내용을 본인이 잘 넣어야 한다. 문법적 정확도는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고 논리가 자연스러워야 한다. 많은 한국인들이 좋은 점수를 못 받는데 백분위를 생각하면 writing이 낮은 것은 사실 입학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그러나 verbal은 운이 잘 따르면 점수를 잘 받지만 writing은 전반적으로 점수 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3.5나 4.0 의 낮은 점수만 받고 GRE는 끝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래도 유학 결과가 크게 나쁘게 나오지는 않는다.) 내년부터 GRE 새로운 문제로 바뀐다는 말이 있으니 그에 맞게 준비를 시작해야 하겠다.

GRE가 유효기간이 5년이고 5년 간 본 GRE성적이 모두 기록에 남는 데 비해 TOEFL은 제일 잘 본 점수 하나만 제출하면 된다. 단 유효기간이 2년인데, 예를 들면 2009년 12월 23일에 유학 지원을 하고 학기가 2010년 9월에 시작하는 경우 2008년 9월부터 본 시험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는 학교들이 몇몇 있다. 아마 토플은 유학 지원하는 그 해에 많이 보게 될 텐데, 문제는 TOEFL은 장기전이라는 것. 점수 올리기가 어렵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스피킹이다. 리딩/리스닝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잘 나오는 편이고 라이팅도 문법을 좀 많이 보긴 하지만 본인이 노력하면 점수가 금방 오르는 편이다. 반면 스피킹은 영어 회화 경험이 없으면 지문 혹은 질문을 보고 20초 남짓 생각한 후 60초만에 fluent하게 답하기가 어렵다. (한글로 물어봐도 답하기 어려울 내용들이다.)

결국 꾸준한 노력밖에는 길이 없다. 학원 등에서 익힐 수 있는 테크닉과 영어 회화 학원 등에서 익히는 자연스러운 영어 연습이 모두 필요하다. 많은 경우 지원 직전 10월까지 맘에 드는 토플 점수 얻기가 힘들 수 있다. 영국 시험은 IELTS를 보거나, 동남아 지역에서 PBT를 보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PBT의 경우 유펜, 하버드를 비롯한 몇몇 학교는 인정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토플 점수 목표는 많은 대학들이 총점 100점을 넘을 것을 요구하므로 총점 100을 맞추고, 듀크, 메릴랜드, 코넬, PSU, 보스턴 등에서 스피킹 22-23점 이상을 요구하므로 22점을 맞기 위해 노력하자. 탑스쿨을 목표로 하는 경우 시카고와 예일이 스피킹 26점을 요구하므로 잘 준비해야 한다. 단, 각 학교들은 영어 성적에 아주 큰 의미를 두지 않으므로, 혹시 영어 성적이 입학 기준에 미달한다 하더라도 본인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이라면 한번 지원해 보기를 권한다. 기준보다 조금 미달하는 경우 패스할 수도 있고, 시카고의 경우 입학 전까지 기준에 충족되는 토플 성적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합격을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보통 한참 박사과정 준비를 위해 매진할 경우 영어 시험에 시간을 쏟느라 영어 실력에 대한 준비를 별도로 할 기회는 별로 없다. 하지만 시간이 된다면, 꾸준히 영어 뉴스를 듣거나 미드를 보는 것이 좋다. 보통 미국에 가게 되면 일상 회화를 위한 스피킹이 제일 우선적으로 중요한데 그것은 토플 스피킹 준비를 위하여 부딪치면서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된다. 1학년 때 제일 중요한 리스닝을 어떻게 연마하느냐가 핵심인데 결국 매일매일 영어 뉴스 듣는 것이 제일 낫다. CNN이나 CBS의 podcast에서 매일 영어 뉴스를 다운받을 수 있다. 동영상 강의도 좋은 방법일텐데 괜찮은 동영상 강의 사이트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2학년부터는 리딩, 라이팅, 스피킹(public presentation) 등 모든 능력이 필요하다. 아무튼 원어민 경험이 없다면, 영어는 아무리 많이 준비해도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평소에 시간을 들여 꾸준히 준비하고, 미국 가서 많이 부딪쳐 보면서 준비하는 수밖에 없을 듯. 별도로 유학 전에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결론적으로 GRE는 verbal 670-680, math 800, writing 3.5-4.0 정도를 목표로, TOEFL은 총점 100점에 스피킹 22점 정도를 목표로 하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목표 점수대만 넘으면 어드미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듯 하다. 다만, GRE-TOEFL 전영역을 만점을 맞으면 그에 따른 상승 효과가 있는 듯하니 원어민이면 도전해 볼 만 하다.

# 최근 GRE는 new GRE로 개편되면서 시험 형태가 바뀌었다고 들었다. 따라서 위의 GRE 관련 점수분포는 참고만 하고, new GRE에 대한 정보를 고해커스 등에서 찾아보면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각 학교의 토플 커트라인도 매해 변동하는 경우도 있으니 유학 지원 전에 한번쯤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