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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Note/NBER working paper

금수저가 최고의 선물입니다

# 이번주 NBER에는 "금수저가 짱짱임"을 보여주는 논문 두 개가 나왔다. 첫번째는 펀드매니저들의 부모님 재산과 소득을 일일이 긁어모아서 펀드매니저들의 실적과 비교했다. 그 결과, 부모님들이 가난한 펀드매니저들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높은데도 승진은 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부모님들이 가난할수록 펀드매니저가 되기 어렵고 남들보다 월등히 잘해야만 살아남고 승진도 하기 떄문에 그들의 퍼포먼스가 좋은 것으로 예측되었다.


링크 : http://www.aut.ac.nz/__data/assets/pdf_file/0007/595159/580776-O-Chuprinin-Family-Descent-as-a-Signal-of-Managerial-Quality.pdf


# 두번째는 덴마크 자료인데, 18세 때의 보유재산 수준이 그 사람의 40세 이후 보유재산 수준을 가늠하는 예측력이 뛰어나다는 결과다. 단순히 부모의 재산보다도 더 예측력이 좋다고 하며, 18세 당시의 보유재산 그 자체는 많지 않더라도 그것이 아이를 부자로 만드는 부모의 직접 상속과 증여, 유무형의 투자를 대표한다는 것을 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덴마크의 경우 아마도 북유럽 국가로서 세율이 높고 세대간 계층이동이 힘들텐데 이것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하다. 이 논문은 대놓고 논문 제목에 "silver spoon"이 붙어 있기도 하다.


링크: http://www.columbia.edu/~wk2110/bin/KidsWealth.pdf



# 사실 이외에도 결국은 금수저가 사람 인생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그저 "기업가 정신"도 역시 보통 가정이 재정적 여유가 있어야 좀 더 risk-loving 해지면서 기업가 정신이 쉽게 발현된다는 연구도 있었고. 사람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금수저이고, 그리고 또 운빨이다. 노력하면 분명 일부분 변하고 일부분 나아지긴 하지만 노력하면 무조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설명이라고 본다.


# 개인적으로는 회사 생활에 자신감이 별로 없기도 했고 내가 내향적이라 적응하기 힘들 거라고 보기도 했지만 결국 비교적 명백한 퍼포먼스 평가 기준이 없는 사기업에선 집안 환경 여유가 없고 재정적으로도 좋은 편이 아닌 내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되리라는 예감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내가 경제학 박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금융공기업이나 고시와 비교하면 또 이렇게 저렇게 복잡해지겠지만 아무튼 하나의 단편은 그러하다.





# 주말에 잠시 봉하마을 다녀왔다. 한번에 크게 바꾸긴 힘들어도 세상을 어떻게든 조금씩 나아지게 만들어야 할텐데 참 그것조차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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