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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이야기

6/24 : 개리 베커 교수의 제안 - 비자를 경매하라!

The price of entry
http://www.economist.com/node/16424085?story_id=16424085

게리 베커 교수의 주장들은, 비전공자가 아무 생각없이 읽으면 시장 만능주의에 빠진 경제학의 폐해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로 곳곳에 인용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사회 문제에 대해 더 잘 대처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면을 보여준다. 계량분석도 많은 경우 그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에 그는 이민비자를 경매하라고 한다. 6월 17일 공개 강연에서 그가 주장한 내용이다. 사람들이 들어오는 당국에서는 이민비자 가격을 설정하여 입국자의 수를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은 돈을 잠재적으로 벌 수 있는 사람들이 해당하는 돈을 내고 입국하게 되어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가져온다. 그런 사람들이 높은 생산성으로 생산 활동을 하게 되면 그 나라에도 이익이 된다. 유능하지만 당장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학자금 대출의 개념과 비슷하게 정부가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입국을 허가하거나, 그 사람을 고용할 기업이 대신 돈을 내고 그 사람을 데려오게끔 하면 된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의 극단적인 주장은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는데, MIT의 Banerjee 교수는 기업이 돈을 대신 내는 경우 고용주와 입국자의 불평등한 관계를 걱정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입국자를 더 싸게 고용하려고 하고, 이 경우 강제 출국 조항이 없다면 입국자 입장에서는 입국 직후 태만하여 일하여 해고된 뒤 다른 직장에 시장 가격으로 고용되는 것이 이익이다. 그리고 강제 출국 조항이 있다면 고용주는 빌려준 돈을 미끼로 위협하고 더 심한 횡포를 부릴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접근은 입국자가 많아지면서 그 지역 사람들이 느끼게 되는 불편함-외부성-은 고려하지 않게 된다. 또한 개인 입장에서는 결국 돈을 빌리는 것은 리스크를 짊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사람보다는 그냥 현재 돈이 많은 사람이 입국을 신청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 경우 은퇴한 노년층이 경관이 좋고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으로 이동하게 되지 않을까. 그냥 경매만 하기에는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아마 개리 베커 교수도 이러한 비판에 대한 추가적인 대답을 준비하고 있을 테니 다음 뉴스를 기다려 보자. 그는 1955년에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1990년에 노벨상을 받았으며, 현재도 시카고 경제학 대학원과 비지니스 스쿨에서 열렬하게 강의하고 있다. 아마 연세가 80에 가까워졌을텐데.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에는 고개숙여 감사하고 귀감을 삼아야 하지 않을까.

P.S. 6/17 Right and Wrongs
http://www.economist.com/node/16376936?story_id=16376936

투자은행 업계가 시장 구조적으로는 독점 혹은 과점이 아니고 카르텔이 형성될 가능성도 낮지만, 그럼에도 경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힘든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산업조직론이 정말 중요한 분야인데, 지금 상황에서 전공 가능성이 제일 낮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