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하는 경제학 교수 Randall Wright

# 2009년 봄 어느 날 군복무 중 공부는 안 되고 미국 학교들 경제학부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날은 University of Minnesota 차례였는데, 이 학교는 지금도 괜찮은 곳이지만 한때는 Top3, 5에 버금가는 곳이었고 예나 지금이나 거시경제학의 메카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그곳 박사를 받은 사람들 및 그곳에 교수였던 사람들이 아주 많고, 미네소타 경제학과 홈페이지는 그 당시 접속하면 메인화면에 랜덤으로 그곳 박사 출신 교수들의 사진이 뜬다. (지금은 오랜동안 그곳 faculty였고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Sims, Sargent의 사진이 고정되어 있다.)  Lars Hansen 같은 노벨상을 앞둔 대가부터 optimal taxation 주제로 최근 주목받는 신진 거시경제학자인 예일 교수 Aleh Tsyvinski 까지 다양한 사진이 떴는데 몇 번 새로고침을 하다가 어느 순간 새로 떠오른 사진은 긴머리에 열정적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사진. 누군가 했는데 UPenn 교수? Randall Wright??

# 그 때는 못 알아 뵈었지만 Randall wright, 혹은 Randy wright라고도 불리는 이 분은 money-search model의 대가이다. 1986년 미네소타에서 박사를 받은 후 잠시 코넬에 있다가, 1987년부터 유펜에서 재직하면서 Kiyotaki, Rogerson 등과 함께 Equ'm search theory에 기반하여 많은 이론적인 연구를 펼쳤고 특히 monetary economics 와 search theory를 접목시킨 연구는 한 분야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작년에 노벨상을 받은 Peter Diamond, Mortenson, and Pissarides가 Equ'm search theory를 개척한 이래 많은 연구가 상대적으로 labor market 에서 macro-labor topic들을 분석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진 데 비해 그의 연구는 monetary economics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특징이다.

# 놀라운 것은 그가 지금도 락밴드 contractions 를 이끈다는 것인데, 유펜 시절 그의 경제학 제자들과 동료 faculty가 중심이 되어 이루어진 이 밴드는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자작곡 및 공식 앨범을 발표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활동하는 것은 분명하다. 밑의 링크 사진 참조. 치마와 흰색 정장 등 독특한 의상도 돋보인다.

http://www.ssc.upenn.edu/~rwright/Contractions.pdf

http://contractions.marginalq.com/

# 그는 작년에 위스콘신으로 옮겨갔고 다른 학교에 세미나 방문할 때 밴드 공연도 함께 한다고 하며, 이번에 시카고에서 열리는 AEA 미팅 리셉션 행사 일정에도 contractions 공연이 정식으로 포함되어 있다. 몇몇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가감없이 말을 내뱉고 다른 경제학 분야를 비판하는 편이라 성격은 좀 까다로운 것으로 보이지만, 학자로서 많은 연구 성과를 올렸고 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현재 나는 equ'm search theory에 관심이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이 분의 논문들을 읽어볼 듯 한데 한번 실물 보고 싶다. 여러 가지 면에서 존경스럽다는. ㅋ


P.S. 그런데 조만간 음악하는 경제학 교수는 한국인 중에서도 등장할 것 같다. (!!)

http://www.econ.umn.edu/~hurxx016/

# 이번에 경제학 박사 마치고 잡마켓에 나오신 분의 홈페이지인데 홈페이지의 personal - music 을 보면 가수 경력이 있다. 음악을 하셨던 분인데 현재 활동은 없지만... 일단 CV만 봐서는 준비도 잘 하신 것 같고 잡마켓에서 괜찮은 성과를 보일 것 같은데... 교수 자리잡고 다시 음악 활동 한다면 루시드폴을 능가하는 천재뮤지션의 데뷔를 볼 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