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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유학준비

SOP에 대한 약간의 가이드라인

# 사실 나는 한국에서만 계속 살아 왔고 영어에 능하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요즘 관련 질문도 많이 받고 있어서, SOP에 대한 내 생각을 좀 적어 보려고 한다. 우선 SOP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인데, 다른 학문은 잘 모르겠지만 경영학은 확실히 뽑는 사람도 적고, 추천서가 파워풀하거나 아니면 SOP에서 본인의 강점과 관심사를 확실하게 살려서 합격하는 사례들이 있다. 하지만 경제학은 뽑는 사람이 많고 학점을 중심으로 스펙을 쌓아올려도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뭐 랜덤 요소가 많아서 결과는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가진 생각은,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들 중 약간 높거나 가운데 정도, 혹은 안정권으로 지원하는 학교의 경우는 스탠다드한 SOP로 지원해도 괜찮지만, 본인이 정말 가고 싶고 또 희망하는 대학 중 높은 순위의 학교, 본인이 될 가능성이 낮은 학교는 무조건 눈에 띄는 SOP를 쓴다고 생각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단, 본인의 영어 실력이 자신이 있을 경우에 한한다.

# 스탠다드한 SOP란 Motivation - research interest - My Preparation for PhD study - Why this school 4단 형식을 갖는 게 제일 내용을 전개하기 편하다. 미국 학생들이 어떻게 SOP를 준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에서 내가 본 선배들의 SOP는 상당수가 이런 전개를 갖고 있었다. 스탠다드한 SOP를 쓰는 경우 선배들의 자료를 참고하며, 본인이 그동안 유학 준비한 내용들을 담으면 된다. 수학 수업 수강이나 교수님과의 컨택 및 일해 본 경력, 외부장학금, 동아리 활동 등의 내용이 preparation에 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Resume와 겹치는 부분인데 외부장학금 등 중요한 부분이나 CV에 쓰지 못한 내용을 쓴다. 예를 들면 평균 학점은 낮지만 3-4학년 성적이나 수학 과목은 모두 A+이라든가. 등등.

# 하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은 Motivation에서 Research interest로 이어지는 부분이다. Motivation 부분은 본인의 독특한 경험이나 아무튼 교수의 눈길을 끌만한 소재를 선택하여 수많은 SOP를 읽고 있는 교수님들이 뭔가 이거 재밌겠다는 느낌을 주면 일단 성공이다. 영어에 능숙하다면 SOP 전체를 잘 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Motivation 앞부분 정도는 노력하면 잘 쓸 수 있다고 본다. 내 경우는 어짜피 군생활 동안에도 유학 준비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야 했고, 미국에서 장교에 대한 인식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군생활 경험으로 Motivation과 앞부분을 썼다.

# Research interest는 교수님과 한 세미나 혹은 RA, 그리고 라이팅 샘플이나 본인이 써 보았던 논문을 바탕으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쓰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쓰기가 쉽지 않은데, 사실 Preparation보다 더 중요하고 제일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또한 학교마다 학교의 학풍이 다르므로 그 학교 분위기에 맞춰야 한다. 최소한 각 학교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그 학교가 강한 분야에 대한 research interest를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research interest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려면 그 학교의 연구 분위기도 좀 더 잘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public finance는 optimal taxation과 policy effect estimation이 극단적으로 다른 분야이며, developement와 growth도 서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거시경제학도 시카고학파와 뉴케인지언의 논쟁에 기반하여, equilibrium vs friction, calibiration vs estimation의 논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응용미시에서 structrual form-reduced form의 논쟁, 거시에서 bayesian에 대한 수용 정도 등등이 다르다. 몇몇 학교는 다양한 시각을 포괄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가 second-tier 밑으로는 더욱 많다. 본인의 research interest가 확실하다면, 학교 선정부터 잘 해야 하고 SOP도 그쪽으로 customize해야 한다.

# 무조건 눈에 띄는 SOP를 쓰려면 본인이 가진 특수한 경험으로 motivation과 관련지어서 많은 내용을 쓰는 것이다. 이 역시 앞부분부터 교수의 이목을 끌어야 한다. 예를 들면, 본인이 development 관심이 있는데 학점이나 스펙이 좀 부족하다면, MIT 급의 학교에 지원을 할 때 완전히 development로 customize하여 그 분야 교수가 내 SOP를 보기를 기대하고 SOP를 쓰면 된다. 어짜피 될 확률이 높지 않은 곳이라면 도박하는 마음으로 베팅을 하는 것이다. 북한 관련 경험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봉사활동 경험이 있으면 그런 내용으로 SOP 반 이상을 채워도 된다.

# 하지만 경제학자는 constrained optimization을 해야 한다. 미리부터 준비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이라면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이다. 각 학교의 admission 담당 교수님들이 SOP를 얼마나 볼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두 바쁜 분들이고 그 많은 분량을 과연 일일이 다 읽어볼까. (그래서 앞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심지어 SOP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명시한 학교도 있다. (Northwestern으로 기억한다) 아마 SOP를 쓰다 보면 맘에 들지 않아서 몇 차례 고치게 되겠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공을 들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든다. 없는 것을 만들려면 되지도 않으니까 쓸 수 있는 만큼만 쓰고, 시간이 된다면 customize에 좀 더 공을 들이자.

# 기타 도움될만한 내용은 이전에 쓴 글 중간에 있으니 같이 읽는 것이 좋겠다.
http://econphd.tistory.com/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