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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Note

Aguiar and Hurst - Consumption versus Expenditure (2005 JPE)

# 최근 거시경제학의 경향 중의 하나는 DSGE - RBC, OLG, equilibrium search 등 전형적인 모델링 혹은 VAR에 기반한 estimation 외에, data를 이용하여 거시경제학의 여러 issue들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그 한 예로, 경기불황 때는 실업이 증가하고 그 결과 노동공급이 크게 증가하고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노동수요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된다는 주장은, 여름방학 때 학생들의 파트타임 취업이 증가하는 자료를 통하여, 노동공급 측면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으로 반박될 수 있다.
 
# 위 논문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소비 패턴 - lifecycle consumption에 대한 연구인데, 그 중에서도 노년기에 expenditure가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소비의 생애주기가설을 고려하면 사람은 자신의 효용을 전 연령대에 걸쳐 비슷하게 유지하려고 할텐데 왜 expenditure는 중년층에서 크게 증가하며 노년층에서 크게 감소할까? 젊을 때 충분한 소비를 하지 못하는 것은 precautionary saving (향후 소득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저축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 또는 liquidity constraint (은행에서 미래소득에 기반하여 돈을 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로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지만 노년층의 지출 감소는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 이에 관해서 여러 설명들이 있는데, 스탠다드한 논문은 Gourinchas and Parker의 2002년 econometrica 논문이라고 한다. (교수님께서는 estimation 쪽으로 관심이 있으면 이 논문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논문이라고 강조하셨다.) 이 논문의 추정 결과는 효용함수의 time discounting 이 크다 - 미래의 효용보다 현재의 효용이 '충분히' 중요하다 - '오늘을 즐겁게 보내자'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impatience' 로 요약할 수 있다.

# Aguiar and Hurst 논문은 이 결과에 대한 반박이다. 의문점은 utility - consumption - expenditure 간의 관계를 그냥 같은 것으로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노년층에서 expenditure, 특히 food에 대한 expenditure가 은퇴, retirement 직후 크게 줄어드는 것에 주목하고, 그들의 소비 활동을 expenditure가 아닌 nutritional intake 영양섭취를 통해 관찰하였다. 그 결과는 지출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에 비해 영양섭취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결국은 은퇴 이후 본인의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감소하여 home production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쪽으로 선택을 바꾸었을 뿐 consumption은 일정하게 유지되었다는 결론이다. 은퇴 후 시간이 많아져서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retirement consumption puzzle이 해결된 셈이다. 

# 이들은 2009년의 후속 논문을 통해 노년층의 지출행태를 지출 카테고리별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노년층에서 지출이 감소하는 영역의 경우, 취업 상태에 영향을 받거나 (의복, 교통비) 집에서 시간을 투자하는 home production으로 대체가 가능한 (food) 경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보이고, 그 다음 employment control 하에서 time discount를 다시 추정하였다. Gourinchas and Parker의 논문 결과보다 사람들은 more patient하다는 새로운 결론을 얻었다. 

# 논문을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현실 경제 혹은 data에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발견하여 조명하거나, 유용한 methodology를 개발하여 다른 사람들이 연구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논문과, 어떤 난제를 풀거나 풀 수 없음을 증명하여 사람들이 연구할 거리를 소멸시키는 논문이 있다. 이 2005년 논문은 puzzle을 해결한 것으로 후자에 해당한다. 논문의 핵심은 puzzle을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연구하고, 그를 위한 possible data set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그리고 그 data를 구할 수 있는지 발견하는 것이다. 거시경제학에서 활용할 수 있는 data는다른 분야에 비해 그래도 많이 open된 편이다. 다만 그것이 존재하는지 알기가 힘들다는 것이 문제. nutritional intake data는 보건학에서는 중요하겠지만 그 data가 거시경제학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 두 교수는 99년 박사로 한창 주목받는 세대의 교수들이며, 함께 Chicago에 있었고 Aguiar는 그곳에서 tenure에 떨어진 뒤 rochster로 옮겼다가 일련의 논문들로 다시 주목받으면서 Princeton으로 옮겼다. 두 사람은 Chicago에서 같이 점심식사 하면서 많은 co-work idea를 교류했다고 한다. 글쎄, 이런 논문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물론 들지만 내가 과연 이런 idea를 생각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아쉬워진다. 퀄 시험이 끝나면서 요리할 시간이 생겼다는 내 행동의 변화만 봐도 정말 생활에 근접한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먼저 생각하기는 어렵다. 흔히 empirical 논문은 data가 있으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더 근본적으로 좋은 논문을 위해서는 idea가 떠올라 존재하는 data와 research question을 연결해 주어야 한다. 아무튼 한편으로는 씁쓸하게 만드는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