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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이야기

Mostly Harmless Econometrics - Angrist


학교에서 계량경제학 수업을 듣다 보면 많은 경우는 알 수 없는 수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이 많은 내용을 다 이해해야만 세상에 숨어 있는 법칙을 계량경제적 방법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일까. 모든 연구자들에게 계량은 중요하고, 계량으로 가는 길은 높고 멀다. 여기에 할 수 있는 한 계량분석을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새로운 교과서가 등장했다. Empirist's companion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mostly harmless econometrics이다.


교과서이지만 소설책처럼 작은 크기에 분량도 내용 부분은 300쪽이 조금 넘는다. (reference와 index 합치면 400쪽 가까이 된다.) 저자의 목적은, 계량분석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없이 계량적 방법을 바르게 사용하고 동시에 최소한의수학적-통계학적 지식만으로 방법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최소한의 통계학적 지식이란 cnoditonal expectation, law of large numbers, central limit theorem 등 개념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 어짜피 저자가 한 번 더 설명하니 기본적 이해만 잡혀 있으면 된다. 복잡한 계산이나 분포에 대한 이해는 거의 필요없다.

저자가 강조하는 내용은 microeconometrics의 관점에서 consisitency이다. data의 갯수가 많은 경우 한정되어 있는 macro data와는 달리 micro data는 충분히 많은 수를 뽑아 낼 수가 있으므로, efficiency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다만 large sample 하에서도 bias가 계속 발생한다면 결과 자체를 믿을 수 없으므로 consistency는 유지되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Causality를 어떻게 보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causality를 보여야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고 정책을 결정할 때에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OLS가 보여 주는 것은 A와 B의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이고, 그 내용을 인과관계까지 보이려면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을 최대한 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이용되는 기본적인 개념과 통계적 지식, 그리고 Random trial, Fixed effect model, IV, LATE, Regression Discontinuity 등을 최대한 수리적 증명을 자제하고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비판적인 사람들은 저자가 좋아하는 방법들만 모아 놓았다고도 하지만, 애초에 저자의 목적은 제일 많이 쓰이는 계량분석 방법만 알려 주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

부제처럼 Empirical research를 하고자 하는 정치학, 정책학, 사회학, 심리학 등 모든 연구자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보통 계량경제연구 수업이 다양한 방면의 경제학, 특히 계량경제이론이나 applied macro, time series에 관심있는 사람들까지 포괄하여 이루어지는 반면 이 책은 applied micro에 이용되는 cross-section, panel data를 다루는 방법만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은 거의 빼 버렸다. 실증연구를 위해서 듣기 싫은 계량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 계량이론을 한참 공부하다가 내가 왜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결국 계량이론도 현실의 학자들이 필요로 하는 계량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