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modern pop

데이브레이크 소개, 직찍, 음악 집중 분석 :)

econphd 2012. 7. 23. 05:41

# 탑밴드2 8강에서 데이브레이크가 탈락하였다. 이 프로에 나온 수많은 밴드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밴드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들의 탈락이 아쉬운 것은 그들의 대중성이다. 인디와 오버그라운드 사이에 걸쳐 있는 여러 밴드/뮤지션들을 살펴보자. 장기하, 브로콜리너마저, 장미여관의 경우 상당히 인기를 모을 수 있지만 그들은 스타일이나 추구하는 음악이 '인디적 개성'이 너무 강하다. 슈퍼키드, 로맨틱 펀치, 몽니 같은 경우 그들의 파워풀함 혹은 경쾌함, 발라드로 어필할 수 있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대중적인 락밴드가 그들의 한계다. 하지만 데이브레이크는 연주실력, 보컬, 외모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으면서 음악적 스펙트럼이 락밴드에서 팝밴드를 관통하고 있다. 제대로 주목을 받을 경우 버스커버스커와 같은 폭발적인 인기도 얻을 수 있는 그룹으로 탑밴드2 1위를 한다면 제일 얻을 것이 많은 밴드였다.


# 우선 죽음의 조에 들어간 조편성이 너무 아쉬웠다. 트랜스픽션과 피아도 잘 했지만, 데이브레이크 이번 퍼포먼스가 다른 조에서 8강 진출한 밴드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펠라즈도 마찬가지) 동시에 다들 띄우는 분위기에서 음악적으로 제일 하고 싶은 음악을 한 선택이 또 아쉬웠다. 조규찬이 나는 가수다에서 본인 스타일로 밀고 가다가 바로 탈락했던 상황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아무튼 공중파 좀 많이 타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이 블로그에서라도 홍보를 더 해야겠기에^^;;; 팬심 가득담아 포스팅을 올린다.



(2010년 발표한 싱글 팝콘 - 그들의 스타일을 제일 잘 보여주는 대표곡이다.)



#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넓다. 팝적 감각이 뛰어난 모던락. 밝고 긍정적이면서도 때로는 사색적인 가사. 락키한 스트레이트함, 밴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펑크(funk) 한 느낌이 강한, 혹은 편곡에 좀 더 무게가 실린 팝밴드로서의 모습도 보여주는, 그런 밴드다. 그들은 2007년 데뷔앨범 Urban life style을 발표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그들의 이름을 알린 것은 2009년 헬로루키였으며 그 다음 해피로봇 소속으로 2010년 발매한 EP new day - 싱글 팝콘 - 2집 Aurora 으로 정점을 찍게 된다. 이 때 발표한 곡들과 앨범들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기도 한다. 그리고 2012년 올해는 3집 SPACEenSUM을 발표하였다.



(2011 타임스퀘어 공연 왼쪽부터 키보드 김장원, 기타 정유종, 보컬 이원석, 드럼 이우승, 베이스 김선일 : 사진은 누르면 커집니다)






# 데이브레이크는 현재 이원석-김선일-김장원-정유종의 4인조이지만, 작년부터는 객원 드러머 이우승이 항상 함께하고 있다. 이번에 탑밴드2도 함께 나왔음.

# 데이브레이크의 전신은 '브런치'라는 밴드였다. 2005년에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했으나 그렇게 성공적이진 못했고 결국 보컬 이원석과 베이스 김선일만 남고 다른 멤버들과는 결별하게 된다. 하지만 앨범을 들어보면 곡들의 면면이 좋다. 지금의 데이브레이크에 비하면 좀 더 빠르고 활기찬 노래들이 많다. 펑크(punk) 락의 영향도 꽤 느껴진다. 영화 발레교습소에도 삽입되었던 Superman, 그리고 imagine 같은 곡들이 당시 타이틀곡이었던 다이어리보다 낫다. 또한 Beautiful day 라는 락발라드 스타일의 곡도 있는데, 가사도 좋고 멜로디도 좋고, 키가 상당히 높은데 보컬 이원석이 정말 잘 소화해 낸다. 그린 플러그드에서 라이브로 듣고 반했던 노래.


(브런치 - Beautiful day)



# 그 뒤 기타의 정유종, 키보드의 김장원이 다시 합류하여 밴드를 재구성하고, 2007년에 데이브레이크라는 이름으로 첫 앨범 urban life style을 발표하지만 이 역시도 대중적으로는 실패하였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사나이' 였으며, 나중에 EP앨범에 재수록될 곡들도 있고, 단발머리, 인디안 인형처럼(이번에 탑밴드2에서 선보였던) 의 커버 버전이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던 그들이 도약의 기회를 받은 것은 2009년 헬로루키에서 수상하고 해피로봇레코드와 계약을 따내면서 부터다. 2010년 2월 발표한 EP new day에는 신곡 '좋다'와 1집 수록곡인 Bumper car, Urban life style, 사진의 새로운 편곡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이 EP의 곡들은 편곡을 거치면서 훨씬 세련된 느낌으로 변했다. 데이브레이크는 지금도, 원래 곡들을 콘서트에서 매번 새롭게 편곡하여 선보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데이브레이크 - Bumper Car : 새로운 편곡의 라이브 버전!! must LISTEN!!)





(그린 플러그드 2010 직찍)


# 그 뒤 해피로봇의 컴필레이션 앨범인 LIFE의 타이틀곡으로 새 싱글 '팝콘'을 공개하였으며, 8월에는 2집앨범 'AURORA'까지, 2010년 그들은 쉴새없이 활동을 이어갔다. 개인적으로 2집 앨범의 완성도가 제일 높다고 본다. 우선 타이틀곡 '들었다놨다'는 좋다-팝콘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랑에 빠진 수줍은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의, 후크송에 가까울 정도로 반복적인 가사가 그렇다.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예전의 락적인 느낌에서 팝밴드의 느낌도 강하게 주는, 좀 더 달달한 느낌의 방향으로 좀 움직였다. 


(들었다 놨다 라이브 - 앞부분의 쇼맨쉽이 돋보인다)



# 그러면서도 이 앨범은 보컬이 리드하는 발라드 넘버들도 갖고 있으면서, 락적인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동시에 가사들도 폭넓게 공감할 만한 내러티브에 동시에 긍정적인 확실한 방향을 갖고 있다. 'Aurora - 새벽의 빛', 'Fantasy', '불멸의 여름', '에라 모르겠다' 등이 모두 이 라인에 해당되는 곡들이고 하나하나가 명곡이다. 그 중 '에라 모르겠다'를 링크한다. 청량감과 가사, 보컬과 곡의 에너지가 너무 맘에 들고, 항상 힘들 때 듣게 되는 노래 중 하나다.


# 서교수의 대중음악 읽기 앨범 리뷰 : http://blog.naver.com/prof_seo/120113517989





# 2011년에는 그들은 Rolling stones, Shall we dance? 두 개의 싱글을 더 발표하고, 하반기에는 어쿠스틱 공연 시리즈를 이어갔다. Shall we dance 싱글은 지금까지의 그들의 음악과는 다르게 약간은 끈적한 느낌의 라운지 뮤직을 선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이 싱글이 2012년에 나올 새 앨범의 음악 성향을 예고한 셈이다. 음악적인 스펙트럼의 넓이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이런 노래들도 소화해 나는 보컬 이원석의 다재다능함이다. 


# 서교수의 대중음악 읽기 싱글 리뷰 : http://blog.naver.com/prof_seo/120131110973



# 그리고 2012년 앨범 SPACEenSUM. 데이브레이크는 그들이 가진 대중성 - 거꾸로 말하면 실험성의 부족 - 때문에 항상 일부 평론가부터는 아쉽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번 앨범은 더더욱 락밴드에서 팝밴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감미로운 느낌을 살린 몇몇 곡들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예전에 비교적 심플하면서 청량감을 주던 락 넘버들이 있었던 반면 지금은 풍성한 편곡이 예전 그 느낌과는 다른 쪽으로 흐르는 것이 아쉽다. (두 개의 심장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사실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 아무리 팝적 감각 충만한 락밴드라도, 대중적으로 그렇게 성공한 적이 많지 않음을 가만하면 팝밴드를 향한 그들의 시도도 이해는 가지만, 내게는 조금 아쉬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SILLY 라이브 영상)











(2010년 단독공연 때 사진)


# 사실 데이브레이크 하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비주얼이다. 원년멤버인 이원석과 김선일은 75년생, 김장원이 78년생, 정유종이 80년생이다. 그런데 특히 보컬 이원석은 38세 그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동안의 소유자이다. 해피로봇 레코드 소속 가수들이 다들 외모 출중하긴 하지만... (이지형, 노 리플라이 권순관, 나루 등등... 칵스만 안습ㅠㅠ) '동안'으로는 이원석이 최고. 게다가 요즘은 드러머 이우승까지 어필하고 있으니ㅋ 또한 그들은 무대 매너와 말솜씨도 상당하다. 보컬 이원석과 키보드 김장원이 공연에서 특히 말이 많은 편이다. 작년 공연에서는 그들의 과거 힘들었던 날들을 보여주는 연극 형태의 상황극도 선보였다고 하니... 라이브 실력도 좋지만 그들의 공연에 간다면 잔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나는 이들의 공연을 세 번 가 보았는데 모두 만족스러웠었다. 특히 단독공연은 출국 전날. 남들 유학 나가기 전날을 가족들과 뜻깊게 보낼 때 나는 홍대에서 얘네 공연 보고 있었다. 하지만 만족스러웠음ㅋ


(좋다 해피로봇 전체 라이브 버전)


# 마지막으로 음악 스타일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탄탄한 연주력과 다재다능한 이원석의 보컬을 바탕으로 그들의 음악 스타일은 아주 넓다. SILLY나 '들었다 놨다'의 달달한 팝밴드의 느낌을 좋아한다면 3집 SPACEenSUM이 제일 와닿을 것이다. 3집의 Shall we dance? 나 2집의 가을,다시 같은 곡들이 좋다. Funk한 느낌은 Urban life style 같은 곡에서도 찾을 수 있다. Punk 스타일 혹은 빠르고 경쾌한 곡은 Brunch 때의 곡 Superman, Imagine, 1집의 사나이, 그리고 2집의 불멸의 여름 등이 제일 파워풀한 곡이다. Beautiful day 같은 곡에서는 스탠다드하지만 하이톤의 락발라드를 감상할 수 있다.


# 내 취향은 사랑의 설레임을 담아내거나 혹은 네거티브한 기분을 풀어낼 수 있는 밝고 긍정적인 가사를 담아내면서, 팝적 멜로디도 충만하고 밝고 경쾌한 노래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세 개를 뽑으라면 팝콘, 범퍼카, 에라 모르겠다 세 곡이고 그 중 하나만 뽑는다면 Bumper Car이다. 그 외에 좀 더 고르면 좋다, 불멸의 여름, beautiful day 정도를 고르겠다. 하지만 취향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곡들은 많다. 한국에 다양하고 뛰어난 락밴드들이 많지만 팝적 감각과 긍정성에서, 데이브레이크만이 가진 포지션이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좋은 음악 많이 선보였으면 좋겠다. 끝으로, 아쉽게 탈락한 그들의 마음을 들려주는 듯한 노래, 불멸의 여름 첨부한다.








(미국에 있어서 본방도 못 보고 스포일러 안 당하려고 인터넷도 안 하면서 급하게 다운받아, 도시락 먹으면서 응원했건만...ㅠㅠ)



# 데이브레이크 2010년 단독공연 후기 : http://econphd.tistory.com/53 and http://econphd.tistory.com/54

# 데이브레이크 2011년 타임스퀘어 공연후기 : http://econphd.tistory.com/170

# 2011년 연말 공연 리뷰 (멜론) : http://www.melon.com/cds/musicstory/web/musicstory_list.htm?CATEGORY_SINGLE_ID=21&MESSAGE_ID=3173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