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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이야기

경제학적 논리에 대한 잡생각 2




# 그래서 경제학적 논리에 대한 생각, 결국 핵심은 경제학의 언어를 사용한 논리다, 를 받아들이자. 그러면, 이 말은 경제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별로 없어도,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것만으로 경제학 전문가가 될 수 있느냐? '그렇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미네르바 박대성 사건은 충분히 가능하다. 박대성 씨 정도의 학력을 가진 사람도 미네르바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익명을 사용하는 경제전문가들은 사실 믿을 수가 없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 만약 학력이 경제학과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상당한 수준의 글을 써낼 수 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서,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으며, 여기에 수업에서 배운 경제학 정보, 고급 용어를 덧붙이면 제법 그럴듯한 논리까지 갖춘 경제학 블로거가 될 수 있다. 그 사람이 제대로 공부했는지 아닌지 파해하려면, 경제학적 논리가 상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방의 논리를 파고들어야 짜가와 진짜를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진짜라고 해서 강호 논객이 정말 가치가 있느냐? 그다지. 제대로 된 태도가 없는 사람들은, 그런 곳에서 소수 그룹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자위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중립성을 상실한 사람들이니까.


# 이글루스 밸리라는 곳을 우연히 방문했다가 상당히 놀랐다. 처음 알게 된 것은 누군가 내 글을 허락받지 않고 퍼간 것을 발견해서 알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다양한 분야의 상당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몇몇 곳을 읽어보니 어떤 사람들은 제대로 모르면서 대담하게 글을 쓰고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제법 아는 수준을 되는데 글쓰는 솜씨가 비아냥에 인신공격 쩐다. 일베가 소수 루저들의 모임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은, 일베와 제법 비슷한 분위기이면서도 전문성을 자랑하는 이곳에 충격을 받을 것이다.


# 몇몇 사람들은 전형적인 어그로의 길을 따라간다. 고급정보, 고급용어를 사용하면서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비아냥댄다. 그런데 그들 말에는 논리가 부족하다. 외국 웹사이트의 글이나 논문 서문만을 번역하는 수준인데 고급용어는 남발한다.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면서 자신의 우월감을 느끼는 것. 또 다른 사람들은 제법 논리는 괜찮은데 입에 걸레를 물었다. 그러면서 철저히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존중을 받아야 한다. 애초에 남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 교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 제대로 된 대학원생이나 연구에 열중하는 교수는 아니다. 그런 짓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허지웅이 가끔 말할 때 쓸데없는 고급용어 쓰던데 그래도 그 사람은 자기 얼굴 까고 이야기 하는거고.


# econjobrumours라는 곳도 이곳과 비슷하다. 경제학계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설전이 오간다. 하지만 그들이 글을 쓰는 수준은 욕설이 가득하다. 어떤 사람은 짜가도 있고, 어떤 사람은 진짜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여성비하 인종비하 욕설 쩐다. 이 블로그도 그곳에 한번 "어, 이거 중국 사람이 무슨 경제학 블로그 쓰는 것 같은데?"라는 제목으로 올라간 적이 있다. 거기에 달린 욕설은 한글로 번역할 수가 없어서 생략한다...;;;


# 그냥 대학원생의 삶이란게 좀 그렇다. 삶에 대한 모티베이션을 잃어버리기 아주 쉬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내 존재감을 찾고 성취감을 획득하기 위해 애를 쓴다. 나는 남이 나를 인정하거나, 혹은 남에게 좋은 일을 하고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남을 억압하고 억눌린 욕설을 내뱉으면서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자위한다. 어그로. 트롤. 인터넷 쓰레기.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다. 공원에 쓰레기통이 있어야 쓰레기가 모여서 공원이 깨끗해지는 것처럼, 인터넷 쓰레기가 모일 공간은 필요하다고. 한편으로는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 그런데 일베랑 반대라는 아고라도 개판인건 마찬가지다. 관리자가 관리를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인지, 다음 포탈 옆에 베스트 댓글 혹은 토론장이라고 떠 있는 글 눌러 보면 내용도 엉망이고 사람들은 익명성 아래 욕배틀 중이다. 사실 아고라가 좌파 경향이다 보니 주류경제학 아래 있는 내 입장에선 그쪽은 너무나도 깔 게 많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지성인, 아니 최소 만물의 영장답게 행동해 주면 안될까. 본능이 존재해도 그걸 참고 가라앉힐 수 있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을 알기에 인간인 것이다. 이 블로그는 가뜩이나 사실상 반실명제로 운영되는데, 트롤들 표적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결론 : 혹시 경제학적 흥미로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 이글루스 블로그들 출입하시는 분 있으시면 그곳에선 발을 떼십시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하는 잘못된 글들도 많지만, 설령 그들이 전문가라 할지라도 인격적으로 떨어지고 대놓고 편향적인 사람들의 글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