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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각종 공연 후기+@

Goo Goo Dolls 공연후기

# 뒤늦게 공연 후기를 올린다. 고딩 시절 내곁에 있어준, 제일 좋아하는 밴드 중의 하나인 Goo Goo Dolls의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다. 지난번 30 seconds to mars 때처럼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아직 내한하지 않은 밴드들의 공연도 쉽게 볼 수 있지만, 미국 유학 나와서 특히 좋은 점은,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활동 후 최근에 변변한 활동이 없는 밴드들도 미국 내에서는 꾸준히 투어 및 앨범 활동을 하고 있고 그들의 공연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Goo Goo Dolls의 경우는 Iris, Slide가 대히트한 98-99년이 전성기였고, 98년/2002년/2006년 이렇게 4년에 한번씩 앨범을 내고 있으며 2010년에도 앨범 'something for the rest of us'을 발표했다. 2006년 앨범만 해도 adult contemporary 챠트에서는 1위곡도 한 곡 나오고 상위권에 여러 곡을 랭크시키며 제법 인기를 모았지만 2010년 이번 앨범은 솔직하게 주목받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Goo Goo Dolls - Iris)
(1998년 미국에서 이 노래는 빌보드 airplay (방송순위) 18주 1위라는 역대 기록을 세운다. 그럼에도 이 노래는 싱글발매가 되지 않아 싱글 챠트에 오르지 못했다. 98년 12월부터 빌보드는 싱글발매가 되지 않은 곡도 싱글챠트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하는데, 이 노래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 하지만 나는 예전에 내가 좋아하던 그 밴드를 직접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였다. 미국 오자마자 몇몇 밴드들의 공연 일정을 확인했는데 구구돌스는 2010년 앨범을 내면서 내가 오기 직전에 이미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이곳에서 다시 공연하기로 계획이 나왔는데 마침 일정이 퀄 시험과 겹쳐 있었다. 아쉬워하면서 못 가겠구나 싶어서 표를 구입하지 않고 있었는데... 막상 퀄 시험을 보다 보니 스트레스도 너무 심하고 공부만 마냥 할 수가 없는 거였다. 거시 퀄을 본 다음날 오늘은 그냥 쉬어야겠다 생각한 순간 잊고 있었던 구구돌스의 공연이 떠올랐고, 다행히 표가 매진되지 않아 그날 바로 표를 구입하여 공연에 갈 수 있었다.



# 지난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야외무대에서, 저녁 무렵부터 밤까지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공연장 앞에는 여러 진행요원과 먹거리, 기념품을 팔고 다트를 맞혀 기념품을 주는 행사도 하고 있었다. 하나 맘에 안 드는 점은 공연장에 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 나는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물통에 물을 채워 들고 다니는데 입구에서 물병 안에 물을 뺄 것을 요구하여 물을 다 버리고 들어가야 했다. 안에서 물을 비싸게 구입했는데 이번에는 물병의 뚜껑을 회수해 갔다;;; 모아 두지 말고 지금 바로 마시고 목마르면 다시 구입하라는 뜻인가. 나는 다행히 내가 가진 물병이 남아 있어서, 거기에 물을 담아서 넣어두고 마셨다. 아무튼 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이번에 지산에서도 행사진행을 이렇게 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나쁜 건 금방금방 배워온다.



# 이번에도 본 공연에 앞서서 사전 공연이 있었다. Parachute라는 밴드는 팝/락 씬에서 요즘 활동하는 밴드인 듯한데 내가 잘 알지는 못하고, Michelle Branch는 의외의 장소에서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 내가 팝/락을 많이 듣던 거의 마지막 해인 2002년에 'all you wanted', 'everywhere'등 여러 곡을 히트시켰고 그 해 말에는 Santana와의 콜라보. 'The game of love'로 히트하고 그래미상까지 수상하였다. 그즈음 여성 솔로 가수들이 많이 데뷔하여 Norah Jones, Avril Lavigne, Vanessa Carlton 등과 서로 경쟁하고 또 비교되는 관계였는데, Michelle Branch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그 이후 활동이 2002년 전성기 때만큼은 못하였다가 2011년에 새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줄줄이 히트곡들을 들려주는데 역시 옛날 생각하면서 마음 편하게 접할 수 있었다. The game of love는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다고.

(Michelle Branch and Santana - The game of love)

# 구구돌스는 이미 1985년에 결성되었다. 원래 음악 스타일은 펑크에 가까웠으나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고, 1995년 어쿠스틱 발라드인 'name'이 단번에 빌보드 싱글챠트 5위까지 오르는 큰 성공을 거두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앨범 'a boy named goo'에 수록되어 있던 'Naked'를 비롯한 다른 팝 펑크 싱글들도 인기를 모으게 되었다. 성공 이후 밴드는 계약 관련해서 소속사와의 분쟁을 겪었으며, 소속사를 옮긴 후 98년에 영화 city of angels의 수록곡인 'Iris' 싱글이 그 해 미국 에어플레이를 휩쓰는 대성공을 거둔다. 그 해 말에 앨범 Dizzy up the girl을 발표했고 이 앨범은 밴드의 최고로 성공한 앨범이 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 Slide가 에어플레이 1위에 올랐으며, Black balloon, broadway, dizzy 등의 곡들도 인기를 얻었다. 그 이후 2002년, 2006년,2010년에 각각 앨범을 발표했으며 밴드는 팝/락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좋은 멜로디, 좋은 곡들을 꾸준히 만들어냈다. Here is gone, Big machine, Stay with you, Better days 등등.


(Goo Goo Dolls - Name)

# 본 공연이 시작할 때에는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다. 첫 곡부터 내가 모르는 노래가 나왔다. 문제는, 나는 공연 열흘 전부터는 setlist를 체크하고 미리 예습을 하고 공연을 가는데, 나는 goo goo dolls의 최신 앨범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고 그나마 공연 가기로 결심을 그날 해서 예습할 시간도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지나가고, 다음은 바로 나의 favorite인 slide가 나왔다. 98년 말에 발표되어 99년 초까지 인기를 모았으며, 99년 빌보드 연말결산에서 시청자가 뽑은 그 해의 노래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챠트 성적 이상으로 사람들이 좋아했고 나도 좋아했다. 뭐 그 시절 기억에 취하여 노래도 너무 좋았지만 내 기분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어진 Here is gone도 마찬가지. 예전 시절을 떠올리면서, 추억에 젖을 수 있었다. 어두워서 사진은 잘 안 나왔네.




# 다시 모르는 노래들이 시작되었다. 아 분명 노래는 좋은데 처음 듣는 노래고 쉽게 집중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시츄에이션. 돌아와서 setlist를 확인해 보니 이번 새 앨범에 실린 노래들도 있지만 그들이 성공하기 전 - 인디에 가까웠던 시절의 노래들도 3곡이나 불렀고 새 앨범에도 없는 완전히 신곡들도 있었으며 이번 공연부터 setlist도 바뀌어 있었다. Goo Goo Dolls는 기타/보컬을 맡는 Johnny Rzeznik이 프론트맨 역할을 하고 있지만 베이스 담당 Robby Takac도 펑크에 가까운 곡들 위주로 몇몇 곡의 메인 보컬을 맡는다. 공연 중간중간에 Robby가 부른 노래들도 함께하면서 보컬을 쉴 시간을 주는 것이 눈에 띄었다.



# 공연은 전반적으로 좀 경쾌한 트랙들 위주로 가면서 중간중간에 black balloon, name과 같은 곡에서 조금씩 쉬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후반부에는 Stay with you, Better days, Iris와 같은 발라드 히트 넘버들이 계속 이어졌는데, 안타깝게도 Johnny의 보컬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역시 전성기를 지나서 공연을 보면 이런 단점을 감수해야 하는 것인가.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응원하면서 공연을 보았고, 마지막에 앵콜은 다시 경쾌한 Big Machine과 Let love in으로 마무리했다. 스탠딩이 아닌 전석 좌석으로 된 공연이었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일어서서 환호하면서 자유롭게 공연을 즐겼으며, 나이 지긋한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고 또 가족끼리 온 분들도 많은 것이 또 하나 눈에 들어온 특징이었다. 시험 기간에 휴식을 준 즐거운 시간이었고, 미국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 공연을 접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Goo Goo Dolls - Better days)

setlist 
Last hot night in america -  Slide - Here is gone - Fallin' down - Still your song - Lucky Star - January Friend - Home - Black balloon - Cuz you're gone - Something for the rest of us - Name - Now I hear - Tucked away - All that you are - Stay with you - Better days - Iris - Broadway - (Encore) - Big machine - Let Love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