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칼럼

김광현을 선택한 샌디에고 파드리스 소개와 팀 선발진 상황

econphd 2014. 11. 12. 05:28



# 포스팅 결과, 김광현 선수에게 가장 높은 값을 써낸 팀은 샌디에고 파드리스였습니다. 2백만불. 류현진 선수의 2500만불과 비교하면 분명히 높은 값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상으로 어려운 시즌을 많이 겪었고 류현진만큼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지 못했던 김광현의 모습을 생각하면 2백만불이라도 써낸 팀이 있다는 팀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팀 성격, 선발진 상황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인 팀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윤석민 케이스에 비한다면, 선발 경쟁은 약간 더 어렵지만, 25인 로스터에 남을 가능성은 더 높고, 구단 환경은 넘사벽으로 더 좋습니다.


(위 기사 영문 내용 요약: 켄 로젠탈이 트위터에서 파드리스가 200만에 김광현 협상권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SK 와이번스는 1000만 정도를 원했기 때문에 실제 계약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 김광현은 샌디에고에서 4-5선발 혹은 불펜으로 기용될 것이다.)



1) 팀 소개

San Diego Padres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77승 85패 (NL 9위)

타/출/장 : .226(15)/.292(15)/.342(15), 득점 15위, 도루 9위, 홈런 14위

팀 평균자책점 3.27(2위), 선발 6위, 불펜 1위

팀 수비력 19위 (팬그래프 팀 필딩 UZR/150기준)


# 이 팀은 콜로라도,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그리고 다저스와 함께 NL 서부지구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선수단 총연봉이 그리 크지 않은 중소형 마켓이며, 한때 잘 나가기도 했지만 2010년 90승 이후 4년째 5할을 못 넘고 있고, 몇년째 시즌 초반에 매우 못하다가 후반에 5할을 넘는 시즌을 반복중입니다. 이 팀은 선발진이 좋은 편이고, 특히 불펜진은 전통적으로 아주 강력합니다. 문제는 타선입니다. 타선은 14시즌 거의 전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팀 색깔의 원인은 구장입니다. 홈구장 펫코 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투수친화 구장입니다. 바닷가라서 공도 잘 안 뻗고 외야도 넓고, 게다가 투수코치진도 대단히 좋습니다. 다치거나 부진한 투수들이 부활하기 위해 선택하는 곳 1순위가 바로 샌디에고입니다.



2) 샌디에고 선발진


확정 : 이안 케네디(29), 타이슨 로스(27), 앤드류 캐쉬너(27)

경쟁 : 오드리사메 데스파니에(27), 제시 한(24), 

임시 : 로비 얼린(L, 23), 조 윌랜드(24), 매튜 위슬러(22), 케이시 켈리(25)


# 베테랑 좌완 에릭 스털츠가 팀을 나가면서 현재 구상된 선발진은 케네디-로스-캐쉬너-데스파니에-한 이렇게 다섯 명입니다. 다섯명의 방어율은 차례대로 3.63, 2.81, 2.55, 3.36, 3.07. 대단히 좋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선 에이스로 몸값이 좀 되는 이안 케네디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선발투수들 상당수가 부상 위험이 높고, 특히 에이스 캐쉬너의 유리몸 기질이 상당합니다. 즉 이 팀은 비록 김광현이 시즌 개막과 동시에 선발 자리를 받지 못해도,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팀입니다.


# 케네디의 트레이드 혹은 선발진의 부상이 있다면 5선발은 위에 표시한 임시선발 네 명의 경쟁으로 돌아가는데, 로비 얼린은 좌완으로 불펜에서 롱맨을 겸하고 있고, 얼린과 윌랜드의 성적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으며 케이시 켈리 역시 부상경력이 화려합니다. 매튜 위슬러가 최고 유망주이지만 15시즌 바로 선발에 합류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비 얼린 외에는 모두 우투수로, 좌완 투수가 대단히 부족합니다. 물론 이 팀이 추가로 선수들을 영입할 수도 있지만 이 팀은 현재 약팀이고 리빌딩의 기로에 있습니다. 김광현과 경쟁할 베테랑 투수를 로또로 영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고액 선수를 영입해서 프론트 선발로 고정시킬가능성은 낮은 팀입니다.



# 참고로 실질적인 핵심 선발인 타이슨 로스는 도미니카 출신이지만,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입니다. 동생인 조 로스도 샌디에고 마이너리그에 투수로 성장중입니다. 



3) 샌디에고 불펜진


마무리 : 호아킨 벤와(36)

우완 불펜 : 블레인 보이어(32), 데일 테이어(33), 닉 빈센트(27), 케빈 퀘켄부시(25)

좌완 불펜 : 알렉스 토레스(26), 로비 얼린(23), 프랭크 가르시스(24)


# 전통적으로 샌디에고는 불펜이 강한 팀입니다. 야구팬들 사이에는 이 팀은 아무나 가져다 써도 좋은 불펜투수가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자란 투수들이 다른 팀을 나가면 무조건 망가지는 것도 아니고, 불펜투수를 잘 키우는 팀입니다. 벤와는 베테랑 불펜투수로 시즌 중반부터 셋업맨에서 마무리로 이동했고, 테이어와 빈센트는 2년째 불펜에서 잘 던지고 있으며 여기에 보이어가 합류했습니다. 


(알렉스 토레스 - 선수보호용 투수모자를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착용한 선수입니다.)


# 문제는 좌완입니다. 유일한 믿을만한 좌완불펜 알렉스 토레스는 파드레스가 좌완을 강화하기 위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해 온 선수인데, 14시즌 성적이 13시즌에 비해 크게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로비 얼린은 4점대 방어율의 롱맨입니다. 프랭크 가르시스는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을 던진 게 전부인 선발로서는 마이너에서 실패한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유망주입니다. 이 정도면 김광현이 스프링캠프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선발진 진입은 어려워도 불펜으로서 일단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다만 빅리그 구장이 타자친화적이고 마이너리그 구장이 투수친화적이었던 윤석민과는 반대로, 샌디에고는 마이너리그 구장이 타자친화적인 곳이라는 위험성은 존재합니다.



4) 샌디에고 타선 요약



# 타고투저의 국내야구에 익숙해진 국내 팬분들은 다저스 타선이 메이저리그 최강 수준임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다저스를 물타선이라고 합니다. 샌디에고 타선은 진정 궁극의 물타선을 보여줄 것입니다. 마땅히 짚어낼 선수가 없습니다. 원래 타선을 대표하던 체이스 헤들리는 14시즌 중반 트레이드되었고, 2년전 그레인키의 어깨를 박살낸 카를로스 쿠엔틴이라든가, 수비와 주루가 뛰어난 카메론 메이빈은 화려한 부상경력에 먹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파워형 2루수 유망주 졸코는 14시즌 크게 부진했습니다. 그나마 중심에서 믿을만한 선수는 우익수 세스 스미스 정도입니다. 오프시즌이 시작된 지금 이 팀의 타선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특별하게 타선이 강해지진 않을 것입니다.



# 샌디에고는 14시즌 중반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단장이 해임되고, 프런트 개편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류현진 영입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로건 화이트가 다저스에서 샌디에고로 이동했고, 이번 김광현 포스팅에도 로건 화이트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로건 화이트는 해외선수들에게 관심이 많고, 만약 김광현이 포스팅을 거부한다고 해도 양현종 또는 강정호 포스팅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 샌디에고는 또한 모든 선수들이 동경하는 살기좋은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휴양지이자 은퇴한 부유층이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부 해안으로 한국과 가깝기도 합니다. 여기에 적응하기 편한 투수친화형 구장. 투수를 잘 길러내는 코치진, 좌완이 부족한 팀내 상황 등, 김광현 선수에게 샌디에고보다 더 좋은 곳을 뽑기는 어렵습니다. 





# 류현진 선수가 다저스에 갔을 때 류현진의 몸값이 높긴 했지만 다저스 선발진은 꽉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저스는 부상자가 속출했고 류현진은 실력으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윤석민 선수가 볼티모어에 갔을 때 볼티모어 선발진은 도전해 볼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석민은 건강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마이너에서도 부진했으며 볼티모어 선발진은 모두들 14시즌에 성적이 대단히 좋아졌습니다. 즉 이런 분석은 별로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민훈기 기자 기사 링크 : http://durl.me/7pdatf

(윤석민 선수를 배려하거나 SK 구단 입장을 배려하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대단히 잘못된 기사입니다.)


# 국내 기사들을 보면 200만불이 대단히 모욕적인 금액인 것마냥 나오는 것들이 있지만, 전혀 아닙니다. 포스팅비가 200만이면 연봉은 2-3년에 300-500만불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기 나름입니다. 류현진과 윤석민의 예를 들어 메이저개런티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윤석민은 그저 부상이든 뭐든, 못해서 메이저에 못 올라온 거지 메이저개런티가 없어서 못 올라온 게 아닙니다. 김광현 선수가 하기 나름입니다. 상대적으로 기회는 많은 팀이고, 김광현 선수가 초반엔 마이너에 가거나 불펜행을 할 수 있지만 잘 하면 반드시 기회는 옵니다. 이와쿠마, 아오키, 와다 등 꽤 낮은 금액으로 계약하여 마이너리그나 백업선수로 출발하여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주전으로 안착한 선수들은 많습니다.


# SK 구단 입장에서 200만불은, 아무리 김광현이 컴백한다면 FA 없이 4년동안 보유할 수 있다고 해도 아쉬운 돈일 수 있습니다. 김광현 본인에겐 해외에 안 나가고 2년간 국내에서 버티다가 FA를 얻는게 좀 더 많은 돈을 만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큰 대전제 아래에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저버리기에 너무 아까운 선택입니다. 좌완불펜이자 롱맨으로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간 후, 기회가 되면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포스팅 금액이 작은 만큼 계약은 길어야 3년일 것이며 이 경우 선수가 잘 한다면 FA 기회를 빨리 얻을 수 있습니다. 구단과 선수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 각종 자료는 MLBPARK, 엔하위키 등을 참고했습니다.


(추가) SK측에서 김광현의 진출을 일단 인정했습니다. 다음 순서는 파드리스와 김광현측이 협상을 하여 김광현 선수의 연봉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이 연봉 협상이 결렬되면 김광현 선수의 해외진출이 무산될 가능성 역시 존재합니다. 제 예상은 2-3년에 총연봉 300-500정도가 될 것이며, 최대 3년 계약 이후에는 FA가 될 테니 3년 동안 잘 하기에 따라 류현진보다 많은 돈을 받을 가능성도 작게나마 있습니다. FA가 된 준수한 불펜요원은 500~800만불 정도의 돈을 받으며, 선발은 800~1500만불 정도의 돈을 받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비록 처음에 마이너리그로 간다 해도, 잘하면 얼마든지 기회는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