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칼럼

추신수와 계약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모든것 (2) + 5월 현재 부상자 명단

econphd 2013. 12. 22. 07:05

1편에서 이어집니다. 1편 링크 : http://econphd.tistory.com/443


3) 투수진

선발 : 다르빗슈 유(27), 데릭 홀랜드(L,27), 맷 해리슨(L,28), 마틴 페레즈(L,22), 알렉시 오간도(30)

불펜 : 로비 로스(L,24), 제이슨 프레이저(36), 닉 테페쉬(25), 닐 코츠(L,33)

마무리 : 태너 쉐퍼스(26), 호아킴 소리아(29), 네프탈리 펠리즈(25)



# 선발진은 튼튼합니다. 다르비슈는 작년에 13승 9패 2.83에 277삼진으로 삼진왕을 기록했고 에이스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홀랜드는 10승 9패 3.42로 역시 2선발로는 충분하고, 맷 해리슨은 부상으로 13시즌을 걸렀지만 2012년에는 18승 11패 3.29를 기록하여 에이스 역할을 했던 선수입니다. 10승 6패 3.62를 기록한 마틴 페레즈 역시 작년이 사실상의 데뷔시즌이었고, 오간도도 이닝소화가 부족하지만 3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기록하는 선수입니다. 문제는 부상입니다. 다르빗슈 - 홀랜드 - 페레즈는 튼튼하지만, 13년 선발진이 부진한 것은 해리슨이 시즌을 접고 오간도가 부상자 명단에 간간이 오른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땜빵 선발들이 한두달 버티다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한국에 있었던 트래비스 블래클리, 그리고 한국의 SK 와이번스로 오게 될 로스 울프가 그들 중 그나마 나은 기록을 냈었죠. 건강하게만 한 해를 보낸다면 선발진은 전체 2-3위 정도는 됩니다.


# 불펜은 13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강하지만, 유일한 단점은 '마무리감'은 많지만 조금씩 불안 요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소리아와 펠리즈는 2011년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들이었지만 펠리즈는 선발전환 후 부상, 소리아는 부진과 부상을 겪었고 13년에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태너 쉐퍼스는 13년 6승 2패 1.88의 최강 8회 셋업맨이었지만, 마무리 경험은 없습니다. 현재는 펠리즈가 마무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일 큽니다. 그 외에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성적이 좋고, 불펜의 경우 마이너에 유망주들도 쌓여 넘칩니다. 다만 마무리가 흔들리거나, 또는 선발진에서 부상이 속출하여 불펜투수들이 대체선발로 이동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는데...



#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사고가 터졌습니다. 위 사진의 주인공 데릭 홀랜드가 집에서 무릎이 깨졌다는 소식입니다. 대체 집에서 뭐하다가 그런 부상을 당했는지. 홀랜드는 현재 전반기 출장이 불투명하며, 레인저스는 새로운 선발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텍사스 팀내에서 당장 올려 쓸만한 선발 유망주는 없습니다. 부상 회복중인 콜비 루이스, 롱맨 닉 테페쉬가 선발이 가능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선발하고 싶다고 떼를 쓰던 좌완 불펜, 로비 로스의 선발 전환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미국 팀들은 좌완 불펜을 적게 가져가는 경우도 많고, 마이너에 불펜 유망주들은 당장 올려 쓸 선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 명이 부상당한 상황에서 선발 뎁스를 충원하기 위해 추가적인 선수들을 영입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어느 정도 선발을 채워주다가 홀랜드가 돌아오면 불펜으로 이동 가능한 선수. 윤석민이라든가, 혹은 윤석민 같은 선수 말입니다. 참고로, 홀랜드도 독특한 성격으로 유명합니다. 넥센 스프링캠프에 자주 나타나서 넥센 모자를 얻어가고, 유한준 선수와 사진을 찍기도 했었죠.



4) 단장과 유망주, 감독, 텍사스 지역 이야기.

단장 : 존 다니엘스

# 다니엘스는 8년 전 2005년 가을, 당시 28세의 나이로 메이저 역대 최연소 단장이 됩니다. 현재 팀 성적이 잘 나오면서 다니엘스에 대한 평가도 좋습니다. 다니엘스는 오클랜드의 빌리 빈처럼 도박을 많이 걸면서 대박을 내는 단장은 아니지만, 중남미 유망주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최고급의 유망주들을 모았고, 뛰어난 선수는 장기계약으로 묶어서 안정적으로 팀을 운용합니다. 현재 선수들도 주축선수들은 3년에서 6-7년 이상 모두 묶여 있고, FA로 나갈 포수와 우익수 자리에는 유망주가 대기중이며, 이번에 갓 메이저에 올라온 마틴, 프로파, 페레즈 외에도 갓 적응을 시작한 유망주는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다니엘스가, 추신수에게 7년 계약을 제시했다는 것은 그만큼 다니엘스가 추신수를 강하게 원했다는 뜻입니다. 다니엘스는 거액계약을 쉽게 주는 단장이 아닙니다. 필더가 디트로이트로부터 연봉보조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추신수가 팀내 최고연봉이 됩니다. 2012-13년 지구 2위에 그치면서, 팀을 다시 강화하기 위한 선택은 필더와 추신수였습니다.


감독 : 론 워싱턴


# 론 워싱턴 감독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암흑기이던 2007년부터 감독을 죽 맡아오고 있습니다. 그는 흑인으로 다양한 인종구성의 선수들을 묶어주고, 또 부진하던 팀을 다독여서 강팀으로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습니다. 다만 적절한 전술과 단기전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덕장으로 충분하지만 지장으론 조금 부족한 타입입니다. 추신수의 원래 소속팀이던 신시내티 레즈의 베이커 감독과도 비슷한 타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추신수가 베이커 감독과 대단히 사이가 좋았고 그런 분위기의 팀을 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투수코치 마이크 매덕스는 전설적인 투수 그렉 매덕스의 형입니다. 2009년부터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진의 환골탈태를 만들어낸 주인공으로 최고의 투수코치죠. 반면 타격코치 매거든은 2013년 레인저스의 타격이 부진하면서 능력을 의심받고 있죠.




# 텍사스주는 미국 남부에 있고, 여름에는 덥지만 겨울에는 그만큼 따뜻합니다. 추신수 선수 입장에선 여름에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녀야 하고, 겨울을 가족과 함께 보낼테니 따뜻한 겨울이 더 중요하겠죠. 댈러스 지역은 미국 내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대도시로서 정유회사 엑손 모빌을 비롯한 기업들도 많습니다. 한국으로 말하면 울산 정도와 비슷할까요? 대도시로서 한국인도 상당히 많이 사는 편이고, 도심지를 넘어서면 한적한 편이어서 뉴욕보다 가족이 살기에는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세가 없어서, 미국 언론에 따르면 선수의 세후 실수령액 기준으로는 텍사스의 1억 3천만불은 뉴욕으로 보면 1억 4천 70만불 정도와 비슷하다고 하네요. 양키스의 1억 4천만불보다 70만불 높은 금액이고, 또 텍사스는 미국에서 생활비가 제일 저렴한 지역에 속합니다. 뉴욕의 높은 물가와보는 비교가 안되죠.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은 텍사스 주 알링턴에 있지만, 대도시인 댈러스와 포트워스, 알링턴은 모두 한 생활권에 속해 있습니다. 지역으로 보면 최상위권 마켓은 아니지만 중상위권 정도는 됩니다. 홈구장은 제트기류, 타자들의 구장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몇년간 투수들의 성적이 좋아지면서, 박찬호 선수가 있던 시절보다는 그 정도가 약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좌타자에게 더 유리한 구장으로 알려져서 추신수 선수와는 구장궁합도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텍사스 레인저스 외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속해 있습니다. 오클랜드 외에는 모두 잠재적으로는 중위권 이상 마켓을 가지고 있는 팀이며, 오클랜드는 스몰마켓이지만 단장 빌리 빈을 중심으로 강팀의 지위를 놓치지 않는 팀입니다. 13년 기준 오클랜드 1위, 에인절스 3위, 시애틀 4위, 휴스턴 5위였습니다. 에인절스도 현재 MVP 1순위 트라웃에 최강 타자였던 푸홀스와 해밀턴까지 보유하여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수 있고, 시애틀은 몇년간 팀이 부진했지만 이제 유망주들이 충분히 장전되었고 킹펠릭스, 이와쿠마 선발 원투펀치에 이번에 카노까지 영입했습니다. 휴스턴은 유망주들을 모으면서 2-3년 뒤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오프시즌을 볼 때, 레인저스가 내년 지구 1위의 제일 강력한 후보라고 보지만, 경쟁 팀들이 강하기에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하원미 씨가 팬카페에 올린 사진 - 다니엘스 단장이 처음 협상 시작할 때 아동용 유니폼과 완구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 추신수는 단순히 연봉만이 문제가 아니라, 가족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고 한인 밀집지역이 있는 곳, 그리고 우승이 가능한 팀으로 가고 싶다고 여러 번 밝혔습니다. 박찬호를 영입하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비록 우승에 대한 의지는 있었지만 고액연봉자가 많고 투타 불균형이 심했다면, 지금 레인저스는 강팀이면서 균형잡혀 있고 현재 팀을 구성하는 선수들도 젊고 계약도 많이 남았으며 유망주도 충분합니다. 양키스가 명문이라도, 당장 내년 기대 성적에서 레인저스가 앞서도 동시에 양키스는 선수들의 노쇠화가 심각하며 타선은 강하지만 투수력에 의문이 많고 유망주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는 추신수와 레인저스가 상호 간에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2011년 당시 멤버들 : 위쪽에 앤드러스,해밀턴,마이클 영. 가운데 킨슬러, 벨트레, 나폴리, 크루즈. 아래쪽에 펠리츠, 모어랜드, 홀랜드, CJ윌슨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건 앤드러스-벨트레 개그 콤비랑 펠리츠, 모어랜드, 홀랜드 뿐입니다.)


# 텍사스 레인저스는 1961년 창단 이래 아직 우승 경험이 없습니다. 2010년 아메리칸 리그 우승 때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1:4로 패했고, 2011년에는 '가을좀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우승 직전 역전을 두 번이나 허용하며 3:4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12년, 13년에 조금 아쉬웠던 레인저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신수를 선택했습니다. 류현진의 다저스 못지 않은 추신수의 레인저스를 기대해 봅니다.


Merry Choo-ristmas!!




# 5월 업데이트.

# 아직도 이 글을 검색하고 확인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5월 27일 현재 텍사스의 순위는 지구 3위에 딱 5할입니다. 왜 이러고 있느냐, 다른 이유도 없지 않지만 부상자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 타선에선 4번 타자를 맡아야 할 1루수 프린스 필더가 목 디스크로 시즌아웃, 탑유망주 2루수 프로파가 어깨부상으로 8월까지 아웃, 주전 포수 소토가 6월까지 아웃입니다. 결국 유망주들이 급하게 빅리그로 올라왔고 특히 주전 2루수 오도어는 원래 2016년에나 올라왔어야 하는 선수죠. 또한 백업포수롤이 예정되어 있던 아렌시비아가 주전포수가 되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무너져서 투수들까지 엄청나게 괴롭히며 방출당했습니다.

# 투수진의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해리슨은 척추 부상으로 시즌아웃은 물론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판정이 나왔고, 마틴 페레즈는 잘 던지다가 결국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시즌아웃입니다. 2-3-4선발이 동시에 장기간 부상을 당한 자리를 메울 만한 '당장 올려쓸 유망주'는 텍사스에 많지 않아서 결국 불펜투수인 로비 로스와 태너 셰퍼스가 선발로 이동했다가 박살이 나면서 불펜마저 흔들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일어났습니다.

# 저는 그냥 운이 없었다고 봅니다. 애초에 다저스같은 오버뎁스는 다저스처럼 돈을 쓰는 팀만 가능한 일이고, 텍사스 레인저스의 뎁스가 그냥저냥 평균 수준은 되었다고 보는데, 저 정도로 부상이 물밀듯 밀려오면 어떤 팀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추신수만 불쌍하죠. 사실 텍사스가 5할은 하곤 있지만 이 정도로 선수들의 부상이 많아진 가운데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만 해도 기적에 가깝습니다. 맘 편하게 지켜보는 게 낫다고 봅니다.




# 각종 자료는 엔하위키, MLBPARK, 몇몇 기사 등에서 참조했고, 사진은 ESPN의 선수 화면에서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