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칼럼

유학일기 야구편 - Dropkick Murphys / Passion Pit

econphd 2013. 11. 4. 22:43

# 2013년 야구시즌이 끝났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인 존 패럴과 두산 감독인 김진욱이 비슷한 점이 많아 보였다. 투수 출신으로서 전체적인 전략에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한때 무너졌던 팀을 일으켜 세웠다는 점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한때 무너졌던 팀은 전 감독이 팀을 말아먹었거나 (레드삭스) 선수 쪽에서 사고를 치면서 분위기를 망친 (두산) 케이스로서 팀의 fundamental 자체는 여전히 튼튼한 편이었고, 두 감독 모두 전략가 타입은 아니라는 점에서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고, 운장. 운이 좋은 감독 소리를 듣는다는 점이다. 물론 존 패럴이 김진욱처럼 알수없는 전략론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지만...


# 근데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삼국지, 혹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게 있다. "명장을 논함에 있어, 지혜로운 지장이 용맹한 용장을 앞서고, 덕으로 사람을 단결시키는 덕장이 지장을 앞선다. 하지만 덕장을 앞서는 것은 운장, 운이 좋은 장수이다." 사는 것도 그렇다. 어떤 면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운이고 노력으로 커버되는 부분은 적으며, 단지 그 적은 부분이라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닐까. 물론 운도 계속 따라주면 그건 운이 아닌 unexplained, 뭔가 설명되지 않는 실력이라고 봐야겠지만.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 왼쪽 위부터 페드로이아, 살티, 워크맨, 곰즈, 로스, 나폴리, 오티즈, 래키, 카프, 빅토리노, 벅홀츠, 뎀스터)


# 이번에 보스턴은 선수들마다 독특한 수염을 기르면서 그들의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적어도 패럴 감독은 본인이 직접 선수들과 엉키는 감독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끈 공로는 인정받아야 할듯. 반면 양키스는 모든 선수들의 수염을 깎게 하는 것으로 유명해서, 오른쪽 사진과 같은 패러디 그림도 올라왔다. 두 팀의 대조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나는 레드삭스를 좋아한다. 2004, 2007년 우승 당시 정말 좋았고... 근데 나는 언더독을 응원하는 편이라 이번 우승은 그때만큼 감흥은 없다. 팬심이 없어지니 야구를 경기 자체로 즐겁게 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어서 좋았다. 몇달 동안 저녁시간엔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를 켜놓고 송재우/김형준 목소리 들으면서 보낸듯.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 이곳에 야구 관련 글도 앞으로 차차 올릴까 한다. 시즌 예측 등의 글은 워낙 전문가 분들도 많고 흔해서 그다지 매력이 없을 것 같고, 통계적인 측면을 연결시키면 어떨까 싶은데... 스포츠 경제학이란 분야도 있지만, 사실 나는 스포츠 통계학의 개념은 머릿속에 있는데 스포츠 경제학은 잘 모르겠다. 구단의 수익 측면에서 접근해야 경제학이 될 것 같은데 그건 시청자가 알 수 있는 정보와 거리가 좀 머니까. 선수들의 능력과 훈련도 Human Capital이라고 생각하면 경제학이 되려나?? 흠...


# 오늘은 보스턴 우승 기념으로 Dropkick Murphys의 I'm shipping up to Boston을 선곡했다. 그들의 음악은 다양한 악기를 쓰지만 파워풀한 음악을 선보이기에 켈틱 펑크 음악으로 불리며, 매사추세츠 출신으로 보스턴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들은 이번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도 공연을 했고 보스턴 홈구장 펜웨이 파크에서 여러 번 공연한 적이 있다. 이 노래는 그들의 대표곡으로 영화 Departed에 삽입되기도 했다. 2010년 펜웨이 파크 라이브 영상.


(Dropkick Murhpys - I'm Shipping up to Boston)


# 미국 야구 응원문화는 조용해서 선수 응원가는 없지만, 선수 등장음악이 제각각 있다. Hall of Fame을 쓰는 마크 엘리스, Miley Cyrus의 음악을 쓰는 닉 푼토나 Radioactive를 쓰는 맷 홀리데이처럼 히트곡을 쓰기도 하지만, 조이 보토는 롤링스톤즈를 쓰고, 신시내티 투수 마이크 리크는 The XX의 Intro를 쓰며, A.J. 엘리스는 The Killers의 Jenny was a friend of mine의 전주 부분만 쓰고, A.J. 피어진스키는 Creed의 곡 Bullets에서 Look at me!! 라고 외치는 부분만 쓴다. 국내 응원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이번에 삼성 박한이 응원가를 들었는데 그 멜로디가 WWE에서 빈스가 You're Fired 외칠 때 나오는 것과 똑같아서 좀 어이없었다. 미국에서는 패배자를 조롱하는 멜로디인데 한국에서는 응원가라...


# 미국은 대신 특정 상황에서 나오는 응원가나 음악들이 있다. Violent Femmes의 Blister in the sun은 워낙 박수치기 좋은 곡이라 멜로디가 많이 쓰이고, White Stripes의 Seven Nation Army의 전주도 많이 쓰이는데 그들의 출신지인 디트로이트 외에서도 쓰는 곳이 있었다. 오늘 또다른 선곡은 미국 모던락의 최신 현주소를 보여주는, 미국 CF에서도 쓰였던 인기곡 Passion Pit의 Take a Walk. 이 노래는?? 홈경기 타자가 볼넷 얻으면 나온다. 진짜다...


(Passion Pit - Take a 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