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k-182 소개 및 공연후기
# Blink-182는 2000년을 전후하여 전성기를 누렸던, 최고의 팝펑크 밴드다. Green day가 펑크로 출발했으나 활동하면서 음악 스타일이 많은 변화를 겪었고, Offspring도 좀 더 헤비한 음악과 팝펑크의 사이를 오간 반면, Blink-182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팝펑크에 중심을 잡고 있고, 학교/섹스/욕설/개그 코드 가득한 가사에 멜로디 감각도 좋은 편이며, 출중한 연주력에 기반하여 음악 팬들도 인정하는 밴드다. 수많은 10대 취향의 팝펑크/팝락 밴드들이 Blink-182에 영향을 받았지만, 그들만큼 상업적 성공과 음악팬들의 인정을 동시에 받은 밴드는 없다. 먼저, 그들의 제일 유명한 곡이자 뮤비에서 그들의 개그코드를 엿볼 수 있는, 'All The Small Things'
(Blink-182 - All The Small Things)
# 워낙 유명한 곡이기도 하지만, Backstreet Boys 뮤직비디오들을 덤앤더머 버전으로 패러디한 뮤직비디오 역시 엄청난 인기를 모았었다. 그들이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97년의 'Dammit(Growing up)'이 히트하면서부터였고, 99년 앨범 Enema of the State에서 What's my age again?, All the small things, Adam's song이 연달아 인기를 얻으면서 스타덤에 오른다. 이후 두 개의 앨범을 더 내면서 Rock Show, I miss you 등의 히트를 냈으나, 2005년부터 활동중단하고 각자의 프로젝트들에서 활동하다가 2011년 재결성하여 Neighborhoods를 발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Blink-182 - The Rock Show)
# 그들의 음악은 팝펑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멜로디 감각도 뛰어나고 발라드에 가까운 곡들도 종종 소화한다. 이번에 재결성 후에 발표한 앨범은 얼터너티브의 영향도 드러나고. 하지만 멤버들의 나이가 40에 가까워지는 지금도 그들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젊고 밝고 경쾌하다. 기타와 베이스를 맡는 마크와 톰이 더블 보컬, 그리고 드럼의 트래비스 역시 뛰어난 연주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고 히트곡은 All The Small Things, 주요 히트곡은 Dammit, What's my age again?, Rock show, Feeling this, Up all night 등등. 발라드 느낌의 곡은 I miss you, Adam's song 등이 있다.
(Blink-182 - I miss you)
# 이번 공연은 그들의 단독 공연은 아니고, Blink-182가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였다. 이번 페스티벌은 특이하게 펑크 계열의 밴드들 위주로 구성되었는데, 몇몇 관심있는 밴드들도 있었지만 체력이 달려서;;; 그냥 시간 맞춰 Blink-182의 공연만 보러 갔다. 다른 것보다도 펑크 팬들은 메탈-하드코어 팬들 못지 않게 공연에서 열정적이어서, 서핑은 기본, 슬램을 시작하면 나는 견디기가 힘들다. Rise against 같은 밴드도 좋아하면서 공연을 못 가는게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 돌아가면 아마 나는 내한하는 밴드들의 스탠딩 공연들은 거의 못 갈 듯. 아무튼 공연장은 넓은 공원이었는데, 약간의 놀이기구도 있고, 다양한 행사와 기념품들이 많았다.
# 메인 스테이지에서 적당한 곳에 위치를 잡고, 공연이 시작하는데...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관중들이 앞으로 무너지듯이 몰려들었다. 허걱. Feeling this, Up all night, The rock show, What's my age again? 까지 공연 시작을 히트곡들로 내달리는데, 노익장을 과시하는 그들의 모습도 좋았고 곡들도 반가웠지만 낑겨서 들으려니 너무 괴로웠다. 그들은 펑크 음악 라인이지만 90년대 후반부터 활동해 왔기에 연령대가 있는 관객들도 많았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어떤 분은 어린 아이와 함께 왔다. 아이 머리를 저렇게 펑크 스타일로 해놓고...
# 결국 나는 네 곡 정도 지나자 나는 뒤쪽으로 좀 빠졌다. 페스티벌이어서 사람이 정말 많았고, 나는 인파들 한가운데에 무대/음향을 조정하는 구역 바로 옆으로 옮겨서 벽에 의지하여 자리를 잡았다. 앞쪽엔 흥분한 관중들, 그 뒤쪽에는 안되겠어 빠져나가야겠어를 외치는 관중들;;;; 페스티벌 특성상 전원 스탠딩이고, 음악의 특성상 적당히 즐기는 관중보다는 열성팬들이 많아서 생긴 일이다. 음악은 좀 더 발라드/얼터너티브 스타일에 가까운 곡들과 최근 앨범 수록곡들이 이어졌다. 좀 느린 곡으로 꽤 히트했던 I miss you가 상당한 환호를 받았다.
# 요즘 다른 라이브 밴드처럼 키보드에 세션 멤버가 도와주는 공연이 아니라, 밴드 멤버 세 명이 거의 모든 음악을 책임지는 라이브 무대였다. 그래서 보컬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연주와 분위기는 최고였다. 무대 앞의 분위기가 어떤지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들 위로 사람들이 떠나디는 것으로 보아 충분히 짐작할 수는 있었다. 결국 멤버들이 조금만 뒤로 가달라고 관중들에게 이야기하는데 나를 포함 벽에 기대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안돼 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벽과 관중들에 끼어서 다시 한번 곤욕을 치렀다. 워낙 열기가 달아오르다 보니 사진 찍기도 상당히 힘들었었다. 공연이 후반부로 가면서 다시 빠른 곡들, 초창기 곡들로 돌아가고 있었다.
# 공연 후반부에 들어서 All the small things가 나오고, Josie, Carousel, Dammit 등 초창기 곡들로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마지막은 Family reunion이라는 제목의 갖은 욕설로(...) 범벅된 마무리. 공연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전적으로 내 체력이 문제였던 공연. 같은 스탠딩이라도 관중들의 반응이 격렬한 공연일수록 함께 즐기기가 힘드니까. 펑크/메탈/하드코어 공연은 앞으로 좌석 있는 공연으로 가야겠다. 학창시절 좋아했던 밴드 중의 하나여서, 상당히 반가웠던 순간.
# Setlist
Feeling This / Up All Night / The Rock Show / What's My Age Again? / Dogs Eating Dogs / Down
/ I Miss You / Wishing Well / Dumpweed / Always / Violence / After Midnight / First Date / Heart's All Gone
/ Man Overboard / Ghost on the Dancefloor / All the Small Things / Josie
Encore: Carousel / Dammit / Family Reunion
# 마지막으로 What's my age again? 을 올린다. 그들의 가사는 단순히 개그에서 끝나는 것은 아닌데, 이 노래는 스물 세 살, 이제 성인으로 들어가지만 아직 그러기는 싫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 가사로 생각하면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혹은 '너 그러다 장가 못간다' 정도가 되겠다. 음악만 듣고 정말 좋아했다가 멤버들이 나체로 뛰어다니는 뮤비에 경악한 곡이기도 하고, 동시에 공연 후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노랫말 대로 나도 나이값 좀 해야겠구나 생각에 씁쓸해진 곡이기도 하다. 90년대를 상징하는 66곡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들의 대표 히트곡이다.
(Blink-182 : What's my age again?)
가사 링크
http://www.metrolyrics.com/whats-my-age-again-lyrics-blink-1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