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modern pop

크리스마스, 두가지 상반된 소원 - 엉뚱한 상상 / 알콜로 얼룩진 성탄절

econphd 2011. 12. 21. 14:01
# 크리스마스에 대한 다양한 노래들이 있다. 아이돌 혹은 대중적인 가수들의 가벼운 노래들도 있지만, 이 두 노래는 크리스마스 소원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가사가 완전히 반대라는 게 재미있다. 한 노래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또 한 노래는 크리스마스에 비나 =_= 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둘 모두 대중음악계를 지탱하는 실력파 뮤지션들이기도 하다.



# 지누 - 엉뚱한 상상
(가사는 아래에)


# 지누의 이 노래는 1996년에 발표되었다. 지누는 솔로 활동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이후 밴드 롤러코스터를 결성하여 조원선, 이상순과 함께 장기간 활동하면서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에서 성공했으며, 최근 몇년간은 '히치하이커'라는 닉네임으로 '아브라카다브라', '피노키오' 등 아이돌 팝으로 이제는 대중음악의 제일 중심으로 들어왔다. 이 노래는 이승환의 지원사격을 받았고 개인적으로 케이블 TV에서 이 뮤직비디오를 꽤 많이 봤지만, 발표 당시에는 사실 그렇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노래는 어떤 면에서 너무 시대를 앞서간 곡이었고, 이후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하고 또 재조명받으면서 이제는 꽤나 유명해졌다. 지금 들어도 15년 전 노래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괜찮지만, 계속 크리스마스 이야기만 하는 가사인데 게다가 당시 이 노래는 여름에 공개되었다. 너무 무리한 시도 아니었을까.




# 바비빌 - 알콜로 얼룩진 성탄절

(가사는 아래에)
 
 
# 바비빌은 국내에서 아주 드물게 컨트리 음악을 하는 밴드다. 미국의 팝/락 뮤지션들 중에서는 어느 정도 컨트리 음악에 영향을 받은 경우가 있지만 그들도 상대적으로 미국 본토에서만 인기가 많은 편이고, 국내에서 이렇게 컨트리 음악으로 승부하는 밴드는 바비빌이 아마도 유일할 것이다. 또하나 돋보이는 건 가사인데, 가사 대부분이 현실에 힘들어하는 남성 화자로 되어 있고 노래의 태반이 술 이야기다. 이렇게 남성 입장에서 솔직한 가사도 흔치 않다. 근데 충격적인 건 바비빌의 리더가 정바비라는 사실. 줄리아 하트 / 가을방학에서 소녀의 감성이 담긴 사랑 노래를 만들던 그가 이런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 가을방학 팬들에게는 배신으로 보일 것이고 진지하게 이 노래를 들어보려는 사람들에게 하나 경고하자면 바비빌 노래를 듣다 보면 가을방학 노래에서 예전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정말.

# 바비빌은 최근 새앨범 'Dr. Alcohol'을 발매했고, '알콜로 얼룩진 성탄절'은 5년 전에 발매한 그들의 데뷔앨범 수록곡이다. 크리스마스에 마땅히 할일 없는 남자 솔로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있는 그대로 표현한 노래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마땅히 크리스마스에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노래가 귀에 잘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다. ㅋ